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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배그, 포나 짝퉁 만든 넷이즈 이제는 ‘타르코프’까지?

콘셉트만 달리하는 넷이즈의 양산형 모바일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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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현(체리폭탄) 2020-09-24 18:34:55

중국에서 텐센트에 이어 두 번째 큰 게임회사 넷이즈가 또 카피캣을 만들었다.

 

넷이즈가 모바일게임 <배드랜더스> CBT를 시작했다. <배드랜더스>는 분쟁으로 폐허가 된 지역에서 타 플레이어와 전리품을 놓고 싸우는 TPS 게임이다. 마지막 1인이 승리하는 배틀로얄 게임과 다르게 명확한 승리 목표가 없는 게 특징이다.

 

게임 UI만 보면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짝퉁으로 보인다. 하지만 콘셉트가 낯익다. 2020년 초, 한국에서 인기를 끈 <이스케이프 프롬 타르코프>(이하 <타르코프>)와 지나칠 정도로 겹친다.

 

<타르코프>는 극현실주의 FPS로 유명하다. 게임은 폐허에 고립된 용병들이 펼치는 사투를 다룬다. 정해진 엔딩이나 승리 조건은 없다. 굳이 따지자면 많은 전리품을 모아 더 어려운 맵에 도전하는 정도가 엔드 콘텐츠다. 맵을 수색하거나 플레이어를 죽이는 등 전리품을 모으는 방법도 다양하다. 

 

<배드랜더스>는 <타르코프>와 너무 닮았다. ▲파밍을 하거나 적과 싸우거나 퀘스트를 깨는 건 플레이어 자유 ▲맵마다 정해진 장소로 향하면 탈출 가능 ▲다양한 로드아웃 ▲전리품을 사고파는 경매장 등 두 게임의 공통점이 너무나 많다. 카피캣이라 봐도 무방하다.

 

 영상 출처: 게이밍 모바일 유튜브

 

 

다른 게임의 인기 요소만 집어오는 넷이즈의 행동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7년에 서비스를 시작한 <황야행동>이 대표적이다. 이 게임은 한 달 만에 1억 명이 넘는 유저를 모으고, 2020년 지금도 중국에서 인기리에 서비스 중이다. 하지만 <배틀그라운드 모바일>과 유사한 그래픽과 시스템 등으로 ‘짝퉁’이라는 비난을 피할 수 없었다.

2018년 서비스를 시작한 <포트크래프트>는 더 노골적이다. 게임은 <포트나이트>의 그래픽과 배틀로얄 장르를 그대로 들고왔다. 여기에 망치를 이용해 오브젝트를 부수고 건축물을 만드는 <포트나이트>의 '액션 빌딩'까지 집어왔다. 

<배드랜더스>는 <타르코프>의 핵심 메커니즘을 들고 왔지만 더 깊이 들어가지는 않았다. <타르코프>가 호평받은 ▲극현실주의 ▲무거운 분위기 ▲디테일한 도심묘사 등은 건들지 않았다. 대신 중국 게이머에게 익숙한 분위기를 택했다. <황야행동>에 <타르코프>만 섞은 정도라 봐도 무방하다.

넷이즈의 메카니즘 복사 전략은 자사 슈팅 게임에서도 적용된다. 넷이즈는 다양한 배틀로얄 게임을 개발했다. SF 콘셉트의 <사이버 헌터>, 펑크한 분위기의 <룰즈 오브 서바이벌>, 일본 아니메 그림체에 로봇을 소환해 싸우는 <슈퍼 메카 챔피언스> 등을 제작했다. 

이러한 전략은 넷이즈만 가진 게 아니다. 중국 모바일게임 생태계에서는 자사 게임의 그래픽 콘셉트나 테마를 바꿔 몇 개씩 새로 출시하는 회사가 많았다. 제작 리소스도 적게 들고, 개발 기간도 짧으며, 실패 부담도 적다. 자국 시장은 넓고, 다양한 취향의 유저들이 존재한다. 그 유저들은 다른 게임의 존재도 모르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에 이런 전략이 먹힐 수 있다.

중국에서도 일부 미디어는 이 문제를 지속적으로 지적해 왔다. 창의성을 갉아먹는 주요 요인으로 지목해 왔다. 중국 정부가 올해 판호 제도를 강화했던 명분 중 하나도 이런 게임들에 대한 규제였다.

 

출처: ‘배드랜더스’ 공식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