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설정을 불필요하게 바꿨다” VS “영화가 잘 만들어지면 상관 없다”
새로 제작되는 <레지던트 이블> 리부트 영화의 주연 ‘질 발렌타인’ 역에 흑인 백인 혼혈 배우인 해나 존 카먼이 내정되자 네티즌들이 찬반 논쟁을 벌이고 있다.
6일(현지시간) 외신은 <레지던트 이블> 주인공 ‘질 발렌타인’ 역에 존 카먼이 캐스팅됐다고 보도했다. 존 카먼은 영화 <앤트맨과 와스프>에서 ‘고스트’ 역할로 대중에 얼굴을 알린 배우다.
여러 매체가 해당 소식을 소셜 미디어로 알리자 일부 네티즌은 불만을 표출했다. 게임 상에서 백인인 ‘질 발렌타인’ 역할을 왜 흑인 배우가 맡아 연기하는지 알 수 없다는 것.
존 카먼은 나이지리아 출신 아버지와 노르웨이 출신 어머니 사이에 태어난 잉글랜드 배우다. 엄밀히 말하면 혼혈이지만 서양권에서는 부모 중 한 명이 흑인일 경우, 자녀를 혼혈이나 백인이 아닌 흑인으로 지칭하고 인식하는 경향이 강하다.
레온 케네디 역할을 맡은 어밴 조기아에 대해서도 비슷한 불만이 일부 제기됐다. 조기아의 아버지는 인도 출신이며, 어머니는 영국, 웨일즈, 독일 혼혈이다. 몇몇 네티즌은 “인도인이 케네디 역할을 맡는 것은 어울리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반면 다른 네티즌들은 배우의 연기력과 영화 퀄리티가 더 중요하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한 네티즌은 “그저 원작의 스토리를 잘 반영한 영화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레지던트 이블> 리부트는 게임 1~3편의 주무대인 ‘라쿤 시티’에서 1998년에 벌어지는 좀비 사태를 그린다. 밀라 요보비치가 주연한 <레지던트 이블> 시리즈에 비해 원작에 충실한 작품이 될 전망이다. 감독은 영화의 주요 컨셉트를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게임 초기작 2편을 처음 플레이할 때 느꼈던 원초적이고 공포스러운 시각적 경험을 되살리고 싶다. 또한, 재난으로 죽어가는 작은 마을 속 사람들의 이야기를 현대 관객들이 공감할 수 있는 느낌으로 전달하고 싶다.”
원작 IP를 영화화 할 때, 인물의 인종 및 기타 특색을 재해석 하는 일은 영화업계의 오랜 관행이다. 엔터테인먼트 속 다양성이 강조되면서 최근 몇 년 새 부쩍 늘어난 경향이 있다. 한국계 미국인 배우 마동석이 마블 코믹스의 ‘길가메시’ 역에 캐스팅 된 것이 국내에 특히 잘 알려진 사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