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즐 게임 '레이튼' 시리즈의 개발사로 알려진 레벨-5가 북미 사업에서 철수할 것으로 보인다. 9일 해외 매체 게임스인더스트리(Gamesindustry)는 "레벨-5가 사실상 북미에서 사업을 중단했다"라고 보도했다.
해당 보도에 따르면, 북미에 위치한 '레벨-5 인터내셔널 아메리카(International America)'와 '레벨-5 애비(Abby)'는 지난해 중순부터 직원 다수를 해고하며 규모를 축소한 상황이다. 특히 2019년 8월에는 레벨-5 애비에서 10명 안팎의 직원이 해고되는 한편, 레벨-5 인터내셔널 아메리카 사무실 역시 비슷한 수의 인원이 정리됐다.
사실 레벨-5가 북미 시장에서 철수할 것이라는 관측은 꽤 오래전부터 제기됐다.
레벨-5는 2019년 개최된 '애니메 엑스포 2019'를 통해 자사가 개발한 RPG <요괴워치4>의 닌텐도 스위치 버전 북미 출시를 예고한 바 있다. 하지만 현시점까지 <요괴워치4>는 일본을 제외한 어떤 지역에도 출시되지 않았다. 또한, 레벨-5를 대표하는 IP, <이나즈마 일레븐: 그레이트 로드 오브 히어로즈>는 '비즈니스 사정'을 이유로 발매가 연기됐다. 이 역시 서구권 출시에 대한 소식은 없다.
레벨-5 북미 공식 트위터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오늘(13일) 기준, 레벨-5 북미 공식 트위터는 2018년 11월 올린 채용 공고와 2013년 출시된 <레이튼 교수: 미스터리 룸> 모바일 버전의 버그를 수정했다는 트윗 외에 이렇다 할 활동을 하지 않고 있다.
게임 개발사에 '영어권'은 가장 규모가 큰 시장으로 꼽힌다. 영어를 주요 언어로 사용하는 지역이 많은 데다가, 가장 보편화된 언어이기 때문. 하지만 레벨-5는 북미 시장 철수를 결심하며 '가장 보편적인 시장' 진출을 포기했다. 레벨-5가 일본어를 제외하고 가장 많은 현지화 작업을 진행한 '영어권'을 내려놓은 이상, 향후 발매할 게임의 '한글화' 전망 역시 어두울 수밖에 없다.
그간 레벨-5는 '이나즈마 일레븐 시리즈', '레이튼 교수 시리즈', '요괴워치 시리즈', <니노쿠니> 등 다양한 타이틀을 선보이며 많은 유저로부터 독특한 색깔을 가진 개발사라는 호평을 받았다. 하지만 이번 북미 시장 철수로 인해 레벨-5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향후 레벨-5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