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타비전에서 개발한 PC 패키지 기반의 음악게임 <DJMAX 트릴로지>의 향후 개발 계획이 불투명해졌다.
<DJMAX 트릴로지>(이하 트릴로지)의 프로듀서로 근무하던 이철희 실장은 펜타비전을 퇴사하면서 최근 자신의 블로그에 향후 트릴로지 개발 일정이 전면 폐기 되었다고 밝혔다.
이철희 실장이 <트릴로지>에서 손을 뗀 것은 3월 초 전용 컨트롤러 개발 진행이 시작될 무렵으로 알려졌다.
그는 퇴사의 이유를 “향후 <트릴로지> 개발일정이 전면 폐기되면서 사실상 개발팀의 공중분해와 자신의 역할이 임기를 다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철희 실장은 ‘Forte Escape’라는 닉네임으로 ‘바람에게 부탁해’ 등의 작곡을 담당한 <DJMAX> 시리즈 원년 멤버이다.
■ 향후 예정된 <트릴로지> 계획은 취소?
이철희 실장의 블로그 포스팅에 따르면 ‘트릴로지 플랜’은 <DJMAX> 시리즈의 집대성으로, 다양한 버전을 발표하고 궁극적으로는 <DJMAX 온라인>의 부활을 알리는 것이었다.
계획대로라면 수록곡과 구성물을 줄여 단가를 낮춘 <라이트 에디션>을 비롯해 PC방을 겨냥해 3개의 패키지를 1세트로 구성한 <커머셜 에디션>, USB 프로파일 키만 독립적으로 만든 <엑스트라 프로파일> 버전, 락을 선호하는 유저를 위한 애드온 패키지인 <락 더 비트> 등이 추가로 발매될 예정이었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토너먼트 미솔로지>라는 패키지를 통해 <트릴로지>를 온라인화 하는 것이 목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토너먼트 미솔로지>는 대규모 업데이트를 동반해 유저들이 만들어 가는 게임이라는 모토를 중심으로 사실상 <DJMAX 온라인>의 부활을 선언하자고 했던 것이다.
이철희 실장의 말에 따르면 사실상 <트릴로지 한정판> 발매는 트릴로지 플랜의 첫걸음에 해당한다. 그러나 그는 향후 계획이 전면 폐기되었다고 밝혀 위에 언급한 패키지의 발매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 쉽지 않은 상황에서 개발된 <트릴로지>
한편, 이철희 실장은 블로그를 통해 <DJMAX 트릴로지>의 개발 과정도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당초 <트릴로지>는 네트워크 모드 없이 1인용 클라이언트로 개발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네트워크 기능이 커지면서 사실상 온라인게임에 버금가는 스케일로 만들어 지게 되었다.
그러나 다른 프로젝트로 인력이 투입되면서 <DJMAX> 개발 경험이 있었던 팀원은 이철희 실장 혼자였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모드 음악 뿐만 아니라 효과음, 사운드 밸런싱, 마스터링 등 사운드의 제반 작업을 혼자 담당해야 했다.
결국 <트릴로지>는 팀내 인원을 최소화하고 개발비 절약의 차원에서 많은 부분을 외주를 통해 개발했지만, 사운드가 중심인 게임의 특성상 오히려 개발기간 지연이라는 결과를 초래했다는 것이다.
이철희 실장은 블로그 포스팅에서 “의욕만으로 안 되는 것들이 너무 많았던 것 같았다. 마찬가지로 팀원들의 사기문제도 개발 진행 중에 여러 차례 드러났다. 심지어 우리가 펜타비전 재활용 팀이냐는 팀원들의 질문에 프로듀서로서 자책감마저 들었다”다고 당시 심경을 밝혔다.
■ 펜타비전 “트릴로지 유저에 대한 보답 잊지 않을 것”
펜타비전은 회사를 떠난 이철희 실장의 주장에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섰다.
펜타비전 관계자는 “이철희 실장이 퇴사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트릴로지> 관련 팀은 아직 운영 중이고, 서버 및 고객대응도 문제 없이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펜타비전은 특히 이철희 실장이 공개한 <트릴로지> 제품 계획은 개인용이었다고 반박했다. 펜타비전 관계자는 “이철희 실장이 블로그에서 밝힌 향후 제품 계획군은 사내에 정식으로 제안된 적이 없는 개인 기획서로 확인되었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치 준비되어 있던 내용을 회사에서 강제로 철수 시킨 듯한 뉘앙스의 발언은 문제가 있다”고 답변했다.
이어서 관계자는 “펜타비전 내부의 모든 프로젝트가 이상 없이 진행 중임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글을 올린 것은 프로듀서로서의 개인적인 불만이 과도하게 표출되었다고밖에 볼 수 없을 것 같다”고 밝혔다.
한편, 펜타비전은 <트릴로지>의 업데이트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펜타비전 관계자는 “회사 내부적으로 업데이트 계획을 어느 정도 수립해 놓은 상태이지만, <트릴로지>의 판매성과가 예상 외로 저조한 탓에 생각했던 만큼 업데이트에 힘을 싣기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관계자는 “그렇지만 제품을 구입해주신 유저분들을 위한 보답은 잊지 않을 것이니 심려치 말아주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Update] 펜타비전에서 공식 입장을 보내와 기사의 마지막 부분을 수정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