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베타테스트 참가자 모집에 들어간 <스타크래프트2>의 최신버전 시연회가 지난 21일 열렸습니다. 디스이즈게임은 테란, 프로토스, 저그 3개 종족의 체험 리포트에 이어 최신버전 소감을 준비했습니다. 여름에 진행될 베타테스트를 앞둔 <스타크래프트2>의 느낌은 어땠을까요? 취재팀 기자들의 생각을 모았습니다. /디스이즈게임 취재팀
■ 뛰어난 그래픽, 사운드는 아직 제작 중?
2D에서 3D로 변한 만큼 그래픽의 퀄리티는 뛰어납니다. 입체감이 살아있는 것은 물론, 유닛들의 움직임이 상세하게 묘사되어 있고 부드럽습니다. 저그의 새로운 공중 유닛 커럽터가 날아갈 때 움직이던 꼬리는 지금 생각해도 살짝 소름이 돋는군요.
그래픽 효과와 물리효과도 한층 다듬어진 모습입니다. 공중에서 파괴된 유닛의 잔해가 경사진 땅으로 떨어지면 모두 굴러내려간다거나, 유닛이나 건물의 폭발 효과는 뛰어나고 그 동안 지적됐던 “작은 유닛은 죽는 표현이 부족해서 죽는지도 모르겠다”는 부분도 상당히 개선된 것으로 보였습니다.
유닛의 구별이 잘 안 된다는 지적을 받았던 그래픽. 이젠 많이 정돈된 느낌이다.
하지만 건물이 완성되는 효과는 아직 부족해 보였습니다. 특히 저그는 1편에서 ‘펑~’하고 터지는 느낌으로 건물이 완성됐지만, 2편에선 변태되던 모습에서 순간적으로 형태를 갖춰버리더군요. 사운드 측면에서는 그 동안 접했던 <스타크래프트2>의 시연버전과 비교했을 때 큰 변화가 없어 보입니다. 1편의 사운드가 아직도 많이 들렸거든요.
[스타크래프트2 시연회 초간단 FAQ]
Q: <스타크래프트2>는 LCD 모니터와 와이드 해상도를 지원 하나요?
A: 네, LCD 모니터와 와이드 해상도를 지원 합니다. 현재 최대 해상도는 1920*1200까지 지원 하고 있습니다.
Q: 와이드 해상도의 LCD 모니터와 4:3 비율의 CRT 모니터에 보이는 화면 정보가 다른가요?
A: 다르지만 큰 영향은 없다고 할 수 있습니다. 16:10, 혹은 16:9 화면 비율을 가진 LCD 모니터는 4:3 비율의 CRT 모니터 보다 양쪽으로 약간의 화면이 더 보입니다. 그러나 실제 게임에서는 큰 영향을 주지는 않는 것으로 판단됩니다.
Q: <스타크래프트2>는 듀얼/쿼드 코어 같은 CPU의 멀티스레딩 기술을 활용하나요?
A: 사용 합니다. 듀얼코어나 쿼드코어의 경우 싱글코어보다 좋은 퍼포먼스를 보여줍니다.
Q: 이번 체험 빌드가 베타테스트 빌드와 동일한가요?
A: 아마도 아닐 겁니다. 현재 유닛 상성 등 밸런싱 조절과 더불어 최적의 조합을 찾고 있습니다. 이번 시연회 버전도 지난 번에 공개된 ‘배틀리포트 #2’와 다른 빌드입니다.
■ 쉽고 직관적인 인터페이스와 편의성
기본적인 유저 인터페이스는 1편의 방식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습니다. 덕분에 시연회에 참가자들도 어렵지 않게 적응하는 모습이었습니다.
화면으로 보이는 부분은 한층 직관적으로 바뀌었습니다. 유닛이 만들어지고 건물이 지어졌거나 기술 개발이 끝나면 아이콘과 함께 완료가 됐다는 문구가 뜹니다. 내가 공격을 받으면 미니맵에 빨간색 느낌표가 떠서 보다 확실히 알 수 있고, 같은 편이 공격 받으면 “아군에 도움이 필요합니다” 같은 음성 메시지가 나오죠.
유닛이나 건물의 생산 버튼에 마우스를 대면 나오는 정보도 이전에는 필요 미네랄과 가스, 인구수가 다였지만, 이젠 만드는 시간도 보여 주기 때문에 도움이 됩니다.
멀티플레이를 시작하기 전, 플레이어로 참가할 것인지, 옵저버로 참가할 것인지를 결정해 게임방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1편에서는 컴퓨터와 대전할 때 설정할 수 있는 건 종족 뿐이었지만 2편에서는 난이도(5단계, Beginner-Easy-Medium-Hard-Insane)와 핸디캡(50~100%)을 조절해 자신의 실력에 맞는 게임 플레이가 가능해졌습니다. 유저와 대전할 때는 팀(1~4)과 색상(8가지), 핸디캡(50~100%)을 조절할 수 있습니다.
그룹 지정이 가능한 유닛의 수가 늘어나면서 단축키 운용도 편해졌다.
실전 플레이의 편의성은 더욱 강화됐습니다. 최대 12개의 유닛을 1개의 부대로 지정할 수 있었던 제한이 풀리면서 대규모 부대의 단축키 운용이 훨씬 쉬워졌습니다. 물론 세밀한 부대 전술을 펼치려면 부대의 규모를 가볍게 가져가야 겠죠.
시작 직후, 일꾼을 일일이 다른 미네랄에 찍어 줄 필요도 없습니다. 인공지능이 향상되어 순식간에 다른 미네랄로 흩어집니다. 본진 건물의 랠리포인트를 미네랄이나 가스에 찍어 놓으면 생산된 일꾼이 바로 자원 채취에 들어갑니다. 혹시나 노는 일꾼이 있을까 걱정되면 [~]키를 눌러서 찾아볼 수도 있고요. 노는 일꾼 단축키는 <워크래프트3>의 그것과 같더군요.
건물을 그룹으로 지정해 놓고 유닛을 생산할 수도 있습니다. 단, 그룹으로 지정된 건물에서 동시에 선택한 유닛을 생산하는 것은 아니고, 그룹 안의 첫 번째 건물부터 순차적으로 유닛의 생산이 걸립니다.
예를 들어 5개의 게이트웨이를 단축키 [1]로 지정했다고 보면, [1]을 누르고 생산 단축키 [Z]를 누르면 첫 번째 게이트웨이에 질럿이 걸리고, [D]를 누르면 두 번째 건물에 다크 템플러의 생산이 걸립니다. 피아노를 치듯, 단축키를 외우고 있다면 세밀하게 유닛 생산을 지정할 수 있습니다.
■ 쾌적한 자원 채취와 간단해진 테크트리
<스타크래프트2>의 게임 진행 속도는 충분히 빨랐습니다. 많은 유저들의 우려와 달리, 이번 시연버전에서 최고 속도인 [Faster]로 설정하면 1편의 [Fastest]와 같은 느낌의 속도로 플레이가 가능했으니까요.
특히 SCV 같은 일꾼 유닛의 움직임이 전작보다 빠르기 때문에 1편의 8에서 3이나 줄어든 5의 미네랄을 캐지만, 자원이 모이는 속도는 느리지 않습니다. 시작할 때 일꾼이 4기(1편)에서 6기(2편)로 늘어난 영향도 큽니다. 자원이 늦게 모여서 게임이 더디게 진행되는 일은 없습니다. 자원 채취를 도와주는 기술(대표적으로 다크 파일론의 프로톤 차지)들이 추가된 영향도 크죠.
본진 2가스가 기본이 되면서 고급 테크트리 유닛이 더욱 빨리 나오게 되었다.
전체적인 게임의 진행은 ‘빠르다’ 입니다. 빠른 자원채취와 가지치기를 통해 간단해진 테크트리, 그리고 물량전이 가능한 생산 시스템의 도입 때문이죠. 그러나 새로 등장한 유닛의 속성과 상성 관계를 파악해야 합니다. 그만큼 빠른 생산이 가능하지만 상성에 따른 전멸도 순식간이니까요.
테크트리는 전작과 비교해 많은 부분이 변했지만, 전체적인 트리를 보면 가지치기를 한 느낌입니다. 핵심 테크트리 건물을 빠르게 지어 나갈 수 있습니다. 1편과 비교할 때 후반 테크트리로 자리를 옮긴 유닛도 있고, 예전보다 빨리 뽑을 수 있는 핵심 유닛도 있어 전략적인 변화가 예상됩니다.
빠르게 생산하고 빠르게 소비하는 전형적인 핵&슬래시의 액션 게임의 느낌이 들 정도였으니까 <스타크래프트2>의 게임 플레이 속도는 걱정하지 않아도 될 듯합니다.
■ <스타크래프트>와 <워크래프트3>를 섞어놓은 느낌의 조작감
조작감 자체는 익숙하면서도 조금 생소합니다.
처음에는 <스타크래프트>의 단축키가 그대로 활용됩니다. 하지만 새로운 유닛과 건물이 등장하면서 중반 이후부터 생소해집니다. 예를 들면 테란의 ‘아카데미’가 ‘고스트 아카데미’로 바뀌면서 건설 단축키가 [B]→[A]에서 [V]→[G]로 바뀌었습니다. 이런 변화는 손에 익으면 차차 익숙해지겠죠.
유닛 컨트롤은 일단 만족스러울만큼 즉각적인 반응을 보여줍니다. 마우스로 유닛을 선택하고 명령을 내리면 딜레이 없이 곧바로 명령을 수행하는 모습을 확인했습니다. 부대 지정도 24개 유닛으로 바뀌어 그만큼 유닛 조작에 손이 덜 갑니다. 같은 APM(Action Per Minute)으로 더 많은 명령을 내릴 수 있다는 의미가 되겠죠. 또한, 그룹 단축키를 설정하면 지정된 유닛이나 건물이 무엇인지 중앙 하단의 인터페이스로 보여 줍니다.
조작 반응속도는 불편함이 없었다. 세밀한 컨트롤이 필요한 부분도 여전히 많다.
다만 뭉치기 플레이는 안 됩니다. 1편에서는 뮤탈리스크, 오버로드 등이 뭉처서 한 덩어리로 이동과 공격이 가능했지만 <스타크래프트2>에서는 잠깐 뭉쳤다가 다시 산개합니다. 따라서 뭉치기 플레이를 주로 사용했던 저그 유저라면 조작감에서 조금 생소한 느낌을 받을 것 같습니다.
최신버전의 전반적인 조작감은 1편에 가깝지만 편의성을 더했다는 느낌입니다. 즉각적인 반응과 손이 덜 가는 조작은 반 농담 삼아 마우스 만으로도 게임이 가능할 정도였습니다. <스타크래프트> 이후에 나온 <워크래프트3>의 진보된 조작방식과 인터페이스의 장점도 2편에 많이 반영되었더군요. 성향은 다르지만 같은 RTS 장르이니까요.
■ 시작은 ‘익숙하게’ 나중엔 ‘생소하게’
그런데 <스타크래프트2>를 하면 할수록 ‘잘 모르겠다’는 느낌이 강해집니다. ‘눈에 확 띄는 변화’보다 ‘작지만 의미 있는 변화’가 모여서 차이를 만든다고 할까요. 예를 들어 본진에 2가스가 기본으로 배정된 변화가 생각보다 큰 차이를 만듭니다. 앞마당 확장을 무리하게 하지 않아도 본진 2가스로 빠른 발전이 가능합니다. 초반의 지루함을 없애고 다양한 전략을 본진 플레이로 쓸 수 있게 하려는 개발진의 의도겠죠.
양날의 검 같은 단점도 있습니다. 가스의 양이 2,500으로 줄었습니다. 즉, 1편에서는 기본적으로 5,000이 주어지던 가스를 2개로 나눈 느낌입니다. 가스를 모두 채취하고 나서도 계속 소량을 캘 수 있었던 1편과 달리, 2편에선 가스가 떨어지면 아무 것도 캐지 못 합니다. 일꾼이 멈춰버리더군요. 그래서 멀티 기지 건설 타이밍은 여전히 중요합니다.
노란색 미네랄의 등장도 큰 변수입니다. 누구나 그곳에 기지를 건설하고 싶어할 테니까요. 한 번에 5씩 캐던 미네랄이 7로 늘어나는데 중요하지 않다면 거짓말이겠죠. 본진 2가스 플레이를 통한 ‘날빌(날카로운 빌드)’ 전략도 풍성해졌고, 노란색 미네랄 멀티를 빨리 차지하면 엄청난 물량전을 펼칠 수도 있습니다.
언덕을 오르내리는 유닛이 등장하면서 전략의 변화가 예상됩니다.
1편 전술의 핵심이었던 ‘언덕 점령’에도 변화가 큽니다. 2편에서 언덕을 자유롭게 오르내릴 수 있는 유닛들이 추가되면서 수송선이나 공대지 유닛에 의존해서 언덕 드랍을 막던 시절은 지났습니다. 이외에도 종족별로 추가된 유닛과 기술의 새로운 조합은 자원 채집의 변화와 맞물려 새로운 전략을 만들어낼 것입니다.
아마도 <스타크래프트2>가 출시되면 초기에는 1편에서 통했던 전략을 기반으로 한 플레이가 많이 나오겠죠. 그렇지만, 1편에서도 발상의 전환을 통한 전략이 꾸준히 발전했듯이 2편에서도 새로운 전략이 풍성해질 것 같은 예감이 들었습니다. 물론 블리자드의 개발진이 가능한 빠른 시간 안에 밸런스를 적절하게 맞춘다는 전제 아래서죠.
처음엔 익숙해서 반갑게 하다가 어느 순간 벽에 부딪히고 새로운 전략을 구상하게 유도하는 것. <스타크래프트2> 최신버전에서 느낀 개발진의 의도입니다. 강력해진 옵저버 모드와 인터페이스를 활용한 e스포츠의 지원은 말할 필요도 없이 당연한 수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