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오픈 베타에 들어간 <카트라이더>는 화려한 ‘성공 신화’를 썼다. 국내 최대 동시접속자수 22만 명, 국내 총 회원수 1,700만 명. 국민의 1/3이 <카트라이더>를 즐긴 셈이다. 중국, 대만 등 해외에도 진출해 전 세계 회원수는 2억 명이 넘는다.
<카트라이더>의 탄생으로부터 5년이 지난 올해 여름, 후속작 <에어라이더>가 나온다. 2년 5개월 동안 개발진은 시행착오를 거듭하며 ‘국민 레이싱 게임’의 후속작을 만들어왔다. 목표는 ‘카트라이더의 익숙함과 에어라이더의 새로움’을 겸비하는 것. 28일 넥슨 기자간담회 현장에서 베타테스트를 앞둔 <에어라이더>를 만났다. /디스이즈게임 이재진 기자
■ “날고 쏘고 피하는 게 재미있는 게임”
“게임성의 방향을 잡는 데만 7~8개월 걸린 것 같아요. 어휴~ 왜 그렇게 오래 걸렸는지….”
간담회가 시작하기 전 만난 넥슨 로두마니 스튜디오의 최병량 디렉터(왼쪽 사진)는 멋쩍은 웃음을 지었다. <카트라이더>를 탄생시킨 원년 멤버인 그가 차기작에 매진하면서 겪은 고민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고 한다.
너무 낯설어도 안 되고, 전작과 같아도 안 된다. 그러면서도 <카트라이더>에 버금가는 게임성과 흥행성을 갖춰야 한다. <에어라이더> 개발진의 어깨를 무겁게 누른 부담감의 실체다.
그래도 그들은 홀가분한 표정으로 기자간담회에서 게임을 소개하고 질문에 답했다. 만족이야 끝이 없겠지만, 스스로 생각했을 때 선보여도 부족하진 않을 정도로 답을 찾은 표정이었다.
<카트라이더>의 성공 이후 자신의 닉네임을 딴 스튜디오를 갖게 된 로두마니 스튜디오의 정영석 본부장(오른쪽 사진)은 특유의 ‘재미 중심 개발철학’을 강조했다.
그는 “온라인게임에서 비행 슈팅 장르가 흥행한 사례가 없었다”는 질문에 “<카트라이더>를 내놓았을 때도 비슷한 이야기를 들었다”고 대답했다.
‘비행 슈팅 레이싱’이라는 장르적인 접근으로 <에어라이더>를 만들지 않았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정 본부장은 “다오와 배찌가 나오는 레이싱을 하나 더 만들고 싶었다. 온라인에서 비행 슈팅의 흥행이 힘들다고 생각해 보진 않았다”고 말했다.
그렇게 나온 <에어라이더>의 승부수는 무엇일까. 최병량 디렉터는 “날고, 쏘고, 피하는 것이 재미있는 게임”이라고 강조했다.
전작 <카트라이더>의 익숙함은 유지하되, 공중 레이싱이라는 색다름을 더했고, 고심 끝에 마련한 승부수로 무장했다는 것이다.
■ [익숙함] 아이템전과 스피드전의 ‘변주’
‘물파리’, ‘우주선’, ‘자석’ 등 익숙한 아이템이 그대로 나온다. <에어라이더>의 아이템전은 익숙한 것들이 더 많다. 사용법을 잘 알고 있는 아이템에 새로운 것들을 추가했고, 공중이니까 ‘회피’의 요소를 더했다.
익숙한 것과 새로운 것이 섞여 있는 <에어라이더>의 아이템들.
체이싱전은 말 그대로 ‘공중 추격전’이다. 가장 먼저 골인해야 이기는 규칙은 스피드전과 같지만, 다른 유저를 공격해서 격추할 수 있다. 쫓아가서 공격하고, 피하고, 반격하는 과정이 레이싱 내내 치열하게 펼쳐진다.
체이싱전의 핵심은 기관총, 미사일, 부스터, 회피의 네 가지로 모아진다. 기관총/미사일/부스터가 같은 게이지를 쓰기 때문에 게이지 관리가 중요하다. ‘공격이 최선의 방어’라는 법칙도 그대로 통한다.
HP가 0으로 떨어지면 에어모빌이 터지고 <카트라이더>에서 절벽으로 추락했을 때처럼 깜빡이면서 잠시 멈춘다. 반대로 상대를 격추하면 자신의 HP와 게이지가 가득 찬다. 위기의 순간에 적을 잡으면 기사회생하는 것이다.
좌우 방향키와 [Shift]를 연타해서 발동하는 회피 동작도 중요하다. 뒤로부터 공격을 받으면 화면에 총알구멍 표시가 뜬다. 이때 재빨리 좌/우/상승 회피 중 하나로 피해야 한다. 마찬가지로 미사일 공격도 피할 수 있다.
많이 맞으면 버럭 화낼 수 있는 체이싱전의 분노 모드.
맞기만 하면 화가 치미는 법. 체이싱전에선 공격을 많이 받으면 ‘분노 게이지’가 쌓이고, 끝까지 차면 ‘분노 모드’가 된다. 분노 상태에서는 기관총이 강해지고 미사일이 2발씩 나가고, 부스터를 쓰면 불사조가 된다.
[관련기사] 에어라이더 체이싱전·아이템전 플레이영상 [원문보기]
간담회에서 직접 체험해 본 <에어라이더>의 체이싱전은 생각보다 조작이 어렵지 않았다. 까다로울 것 같은 조준이 반자동 ‘록온’ 개념이어서 편하다. 상대방의 근처까지 조준점을 갖다 대면 자석처럼 달라붙으면서 록온이 되고 경미한 이동에도 풀리지 않는다. 단, 상대가 회피 동작을 쓰면 록온이 풀린다. 공격과 회피의 공방전인 셈이다.
최병량 디렉터는 체이싱전에서도 ‘2인승 모드’를 강조했다. 두 명의 유저가 하나의 에어모빌에 타고 ‘드라이버’와 ‘슈터’로 역할을 분담하는 방식이다. 운전이 서툰 유저는 슈터를 맡아서 360도 전방향 공격에 전념할 수 있다.
체이싱전 2인승 모드의 슈터 화면. 공격에만 전념할 수 있다.
협력과 협동을 통한 플레이. 최병량 디렉터는 “같은 장소에서 아빠와 아들이, PC방에서 연인이 함께 즐길 수 있도록 만들었다”며 2인승 모드의 개발취지를 설명했다.
5년 전 여름, <카트라이더>의 흥행을 점친 사람은 많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는 상황이 다르다. 체이싱전을 앞세워 ‘카트라이더의 흥행 신화’를 쫓는 <에어라이더>가 어떤 성적을 거둘 지 지켜보는 눈이 많아졌다.
왼쪽부터 넥슨 사업실 김이영 실장, 로두마니 스튜디오 정영석 본부장, 최병량 디렉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