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픽게임즈로 시작된 수수료 논란에 애플이 '움찔'했다.
애플이 중소 개발사 앱스토어 결제 수수료를 인하했다. 중소 개발사에 한해 기존 앱스토어 30% 수수료는 15%로 인하된다. 이 같은 정책은 11월 18일 발표한 '중소 규모 개발사 지원 프로그램'으로, 혜택은 2021년 1월 1일부터 적용된다.
한 해 수익금이 약 11억 원(100만 달러) 이하인 개발사 및 개발자가 대상이다. 수수료 공제 혜택은 수익금 약 11억 원을 달성하기 전까지 적용된다. 약 11억 원을 넘기게 되면 수수료는 다시 30%로 인상된다. 만약 수익금이 한 해 11억 원 이하로 떨어질 경우, 그다음 해에 수수료 공제 혜택에 재신청 가능하다.
앱스토어에 등록된 개발자는 총 2,800만 명으로, 애플은 개발자 대다수가 혜택받을 것으로 전망 중이다. 애플은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위기 속 앱 개발사 지원, 앱 생태계 유지를 위해 프로그램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수수료 인하는 '독점' 비난을 줄이고자 하는 것으로 보인다. <포트나이트> 앱스토어 퇴출을 계기로 애플과 구글이 거두는 수수료가 지나치다는 목소리가 업계에서 나오고 있다. 에픽게임즈와의 소송전에서 아직은 애플이 더 유리한 상황이다. 그러나 에픽게임즈가 스포티파이, '틴더'의 매치그룹 등과 함께 '반애플 연합'을 구성하는 등, 업계에서 애플에 대한 시선은 좋지 않다.
최근 들어 더욱 거세진 반독점 소송이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추정된다. 10월 22일 미국 법무부는 구글을 상대로 한 반독점 소송을 제기했다. 앞서 법무부는 19년 7월 구글, 애플, 페이스북 등 IT 대기업을 상대로 반독점 조사에 들어갔다. 이대로라면 수수료 논란으로 시끄러운 애플이 구글의 다음 타자로 올라서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다. 수수료 인하는 반독점 소송을 피하려는 애플의 눈치인 셈이다.
한편, 에픽게임즈 대표 팀 스위니는 "아직 부족하다"는 반응을 보엿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앱스토어에서 중소 개발사가 차지하는 수익 비율은 5% 안팎에 불과하다. 앱스토어 수익 95%는 여전히 수수료 30%가 적용되는 셈이다.
이번 결정은 구글이 21년부터 결제 수수료 30%를 모든 앱 및 콘텐츠로 확대하기로 한 결정과 상반된다. 구글은 그동안 게임에서만 인앱결제를 강제하고 음악, 웹툰 등 다른 앱의 자체 결제 수단은 일부 허용해왔다.
2019년 국내 구글플레이 결제 금액은 약 6조 원으로, 시장 점유율은 63.4%다. 한국인터넷기업협회 주장에 따르면, 구글의 일방적 정책변경으로 국내 모바일 콘텐츠 산업 매출 감소는 단기적으로 3조 원 이상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