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젠이 미국에 설립한 ‘웹젠 아메리카’를 사실상 폐쇄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웹젠의 북미·유럽 시장 진출에 변화가 예상된다.
지난 5일 게임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웹젠은 이미 지난 해 웹젠 아메리카의 기능을 정지시켰다. 웹젠이 북미 공략의 첨병으로 내세운 <헉슬리>를 NHN USA의 이지닷컴(ijji.com)에서 서비스하는 것도 웹젠 아메리카의 기능 정지와 무관하지 않다.
웹젠 아메리카가 사실상 폐쇄되면서 웹젠의 기대작으로 손꼽히는 <T 프로젝트>의 해외 서비스에도 변화가 생겼다.
웹젠 관계자는 “<T 프로젝트>의 북미·유럽 지역에 대한 퍼블리싱 권한을 개발사인 레드5 스튜디오가 갖게 되었다. 두 지역에 대한 판권을 주는 조건으로 더 이상 개발비를 지원하지 않기로 했다”고 5일 밝혔다.
웹젠이 선(先) 로열티 형태로 지금까지 레드5에 지급한 개발비는 250억 원이 넘는다. 향후에 지원해야 할 개발비 역시 만만하지 않다. 때문에 개발비 투자를 중단하는 대신 북미·유럽 지역의 판권을 넘겼다는 것이 웹젠의 설명이다.
또 다른 이유는 웹젠이 자사의 게임을 직접 서비스할 목적으로 설립했던 웹젠 아메리카의 폐쇄에서 찾을 수 있다.
웹젠이 200만 달러를 투입해 미국에 100% 자회사를 세운 것은 2005년 1월. 당시 웹젠은 한창 개발 중이던 <썬>과 <헉슬리>를 북미에서 직접 서비스하기 위해 지사를 설립했다.
당시 웹젠 김남주 대표는 북미·유럽 시장에 대한 관심이 각별했다. 소니온라인엔터테인먼트 부사장 출신의 신디 암스트롱을 웹젠 아메리카의 CEO로 영입한 것만 봐도 그렇다.
웹젠 아메리카의 가동중단으로 이제 웹젠은 글로벌 전략을 새로 짜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때에 따라선 글로벌 전략 자체를 포기할 수도 있다.
일각에서는 웹젠이 ‘글로벌 직접 진출’을 포기하는 것이 아니냐는 시선을 보내고 있다. NHN USA를 통해 <헉슬리>를 서비스하는 것을 시작으로 향후 웹젠에서 나올 모든 게임이 NHN을 통해 해외에서 서비스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한발 더 나아가 <T 프로젝트> 역시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서비스를 웹젠이 아닌 NHN에서 진행할 것이라는 소문도 나돌고 있다. NHN은 국내에 ‘한게임’이라는 대형 게임포털을 갖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일본과 중국, 미국에서 지사를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웹젠은 지난 2002년 더나인과 합작으로 나인웹젠을 만들었으며, 이후 2004년과 2005년에 웹젠 타이완, 웹젠 차이나, 웹젠 아메리카을 순서대로 설립한 바 있다.
참고로 레드5스튜디오는 블리자드에서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개발을 총괄한 마크 컨과 아트디렉터 윌리엄 페트라스, 블리자드코리아 윤태원 이사 등이 설립한 개발사로 2005년부터 <T 프로젝트>로 알려진 MMORPG를 개발해오고 있다.
웹젠이 기업 홈페이지에서 공개한 글로벌 네트워크 현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