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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KTH 게임 퍼블리싱의 흥행공식과 징크스

독립본부로 편성된 KTH 게임사업부의 포부

국순신(국서방) 2009-06-10 22:07:10

이번엔 다섯 개입니다.

 

KTH가 10일 자사의 게임포털 올스타에서 선보일 5개의 신작 게임을 공개하는 행사 ‘KTH 올스타 올유 이매진(All you imagine)’을 개최했습니다. 이날 행사에서 KTH는 올스타의 새로운 BI와 함께 <어나더데이> <카로스 온라인> <LOCO> <적벽> <와인드업>의 차기작 5종을 선보였습니다.

 

무려 5개의 타이틀입니다. 그것도 공개까지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FPS 게임 <어나더데이>는 오는 6 25 오픈 베타를 앞두고 있으며, 그 외의 신작 4종은 하반기에 베타테스트가 시작됩니다.

 

FPS(어나데이), MMORPG(카로스 온라인,적벽), 전략액션(로코), 스포츠(와인드업) 등 장르도 다양하죠. 좀더 들어가면 MMORPG도 판타지(카로스 온라인)와 무협(적벽)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All you imagine이라는 캐치프레이즈가 적힌 KTH 행사장의 전경.

 

 

■ 너무나도 부족했던 게임소개 시간

 

이번 행사는 게임 5종의 소개가 주된 목적이었습니다. 그리고 정말 오랜만에 열리는 KTH의 신작 발표였지요.

 

자연스럽게 눈요기 퍼포먼스를 자제하고 게임 소개에 집중하는 형식이었습니다. 가능한 담백하게 게임의 특징과 장점을 알리자는 거죠. 짤막한 서정수 KTH 대표(오른쪽 사진)의 인사말에 이어 개발사의 대표와 담당 PM이 차례로 무대에 올라 발표를 진행했습니다.

 

다양한 개발사가 발표회에 참여한 만큼 사전 리허설까지 진행할 정도로 공을 많이 들였습니다. 그런데 실전 행사장의 사정은 달랐습니다.

 

당초 50분으로 예정됐던 게임소개 시간은 어느새 80분으로 늘어났습니다. 개발사들이 자신들의 게임 공개에 갈증을 많이 느끼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었죠.

 

하나의 신작 게임에 할애된 시간은 10. 게임을 소개하는 데 10분은 매우 짧은 시간입니다.

 

이 중에서 갤럭시게이트 홍문철 대표는 30분에 가까운 시간을 <카로스 온라인>을 소개하는 데 할애했습니다. 이어서 <LOCO>의 발표를 맡은 다날엔터테인먼트의 박주용 본부장은 20분 동안 게임을 소개했습니다.

 

KTH 성윤중 게임사업본부장은 홍 대표님과 만나면 새벽 내내 이야기하며 해가 떠도 안 보내줘서 요즈음은 피하고 있다고 농담을 건냅니다. 개발사는 자신의 게임을 보다 더 잘 알리고 싶은 욕심이야 있는 법이지요. 이번 행사는 개발사의 갈증을 보여주는 자리였습니다.

 

5개의 분산 라인업 공개는 퍼블리싱의 모범답안처럼 보입니다게임성은 아직 검증되지 않았지만 기획의도를 봤을 때 신선하다는 평가도 많습니다. 하지만 흥행 여부에 대해서는 물음표를 많이 찍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KTH의 퍼블리싱 흥행 공식 때문이겠죠.

 

KTH와 개발사 대표 및 관계자들이 모여서 앉아 있는 모습.

 

 

KTH 퍼블리싱의 징크스와 흥행 성공

 

KTH에겐 정말 묘한 징크스가 있습니다. 발표회 등 행사도 열고 프로모션도 야심차게 진행했던 타이틀의 성적이 정작 신통치 않았다는 겁니다.

 

KTH 2005년 11월 29 서울 한강의 유람선 카페에서 온라인게임 <큐링>의 기자간담회를 열었습니다. 패러디 동화를 소재로 한 이 게임은 행사에서도 그 분위기를 맘껏 느낄 수 있도록 보여줬습니다. 게임 내 귀여운 캐릭터들도 등장하는 공연도 진행됐고요.

 

하지만 <큐링>은 귀여운 첫인상과 달리 유저들의 컨텐츠 소비속도를 따라가지 못 해 어려움을 겪다가 결국 서비스를 종료했습니다.

 

2006 4월에는 ‘한국형 울티마 온라인으로 불렸던 <풍류공작소>도 야심차게 공개했지만 결과는 아쉬웠죠. <풍류공작소>는 1년 4개월 동안 네 번의 테스트를 실시할 정도로 공을 들였고, 2007년 8월 오픈 베타를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개발사가 자금난에 빠지면서 2008년 3월에 서비스가 중단되었죠.

 

도전적인 시도로 주목을 받았던 <풍류공작소>.

 

그리고 2006년 10월 31, KTH는 또 하나의 퍼블리싱 게임 <X&B 온라인>을 발표합니다. 서울 청담동 한 클럽에서 <X&B 온라인> 런칭쇼가 열렸고, 데스티니’(Destiny)라는 노래로 데뷔한 3인조 여성 그룹 B.U.T.와 제휴도 맺었죠. 그러나 야심차게 론칭된 <X&B 온라인>은 크게 힘을 쓰지 못 한 채 사라졌습니다.

 

그렇게 론칭 행사를 크게 열었던 세 게임은 KTH의 게임사업 히스토리에서 지워졌습니다. 그렇다고 KTH에 흥행작이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웬만한 게임포털에 못지않을 정도로 큰 히트를 기록한 게임들도 있습니다.

 

2004 7파란게임을 론칭한 KTH는 반 년 뒤인 2005 3월 스포츠게임 <프리스타일>을 퍼블리싱합니다. 이 게임은 당시 동시접속자수 8만 명을 기록할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습니다. 캐주얼 스포츠 게임의 효시와도 같은 게임이 되었죠.

 

이후 KTH<프리스타일>의 개발사 제이씨엔터테인트와의 연장 계약이 결렬되었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아 나섭니다. 그 과정에서 크게 론칭 행사를 했던 기대작들이 아쉬운 결과를 맞았죠. 하지만 KTH <십이지천> 시리즈로 또 다시 대박을 터뜨립니다.

 

전쟁 무협 MMORPG의 대명사가 된 <십이지천2>. KTH 게임사업의 주력 매출원이다.

 

<십이지천>에 이어 <십이지천2>까지 퍼블리싱하게 된 KTH는 5만 명을 훌쩍 넘는 동시접속자수를 기록하며 높은 매출을 올렸습니다. 지난 해 KTH가 게임 부문에서 거둔 매출은 약 250억 원 정도. <십이지천> 시리즈의 매출 비중은 70%에 달합니다.

 

이쯤 되면, KTH 퍼블리싱의 흥행 공식을 분석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KTH, 신작 라인업으로 동접 5만 명을!

 

2년 반 만에 열린 행사입니다. KTH는 이번 발표회에서 예전과는 마음가짐이 다르다고 강조합니다.

 

KTH 성윤중 게임사업본부장(왼쪽 사진)“5개 신작 중에서 2개 정도는 꼭 성공시키고 싶다고 포부를 드러냈습니다.

 

성공의 기준을 물어 보니 2개의 성공 게임을 합쳐서 동시접속자수 5만 명을 꿈꾸고 있습니다. 요즘 국내 시장에선 동접 1만 명도 대박’이란 말이 나오는 마당에 신작 2개의 종합 동접 5만은 꽤 큽니다.

 

이렇게 당찬 결의를 하는 데는 회사적인 이슈도 있습니다.

 

KTH는 지난 511일, 2부문 6본부를 골자로 한 대규모 조직개편을 실시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게임사업본부는 독립본부로 편성되었습니다. 이제 독자적으로도 충분히 생존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하는 상황입니다.

 

기존의 KTH 퍼블리싱이 고객모집적인 성격이 강했다면 이번에는 게임관리까지 영역을 확장할 계획입니다. 이를 위해 GM 조직도 운영하겠다는군요. 게임마다 전담 GM을 배치하기 위해 열심히 인력확보에 나선 모습입니다.

 

특히 모회사인 KT KTH의 합병도 있는 터라, 전반적으로 KT 계열사의 분위기가 뒤숭숭하다는 것도 부인할 수 없겠죠.

 

그만큼 절박함이 남다름을 보여 주고 있습니다. 누구나 성공에 대한 절박함이 있습니다. KTH는 예전과 같은 시행착오는 더 이상 하지 않겠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흥행의 기준으로 게임성의 중요함을 거듭 강조하고 있습니다.

 

성윤중 본부장은 <십이지천2>을 예로 들면서 KTH는 블록버스터가 아니면 성공하기 힘들다는 편견, 그리고 다수의 유저를 확보하지 않으면 힘들다는 편견을 깨는 데 도전했다고 말했습니다.

 

징크스도 편견이죠. KTH가 이를 깔끔하게 깨기를 기원합니다.

 

KTH와 개발사 관계자들이 파이팅을 외치는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