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물등급위원회와 국내 게임업체들이 오픈마켓에서 유통되는 게임에 대한 심의 장벽을 낮춰야 한다는 논의를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오픈마켓 선진국인 미국이 오히려 심의를 강화하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미국에서 게임심의를 맡고 있는 ESRB는 최근 “영화나 음악과 같은 다른 컨텐츠와 달리 앱스토어 컨텐츠는 심의 없이 유통되고 있다. 애플이 자체심의를 통해 컨텐츠를 선별하고 있지만, 위험한 일이 발생할 수 있다”며 앱스토어에 대한 심의 의지를 밝혔다.
세계적인 게임쇼 E3를 주최하는 ESA 역시 “앱스토어에서 유통되는 게임은 심의를 받아야 한다. 우리의 아이들과 가족을 지키기 위한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미국을 대표하는 게임 기관 ESRB와 ESA가 앱스토어에 대한 심의를 주장하면서 애플은 곤란한 상황에 처했다.
게다가 지난 3월에는 과도한 폭력을 담고 있는 게임이 앱스토어를 통해 미성년자들에게 판매된 것으로 파악되면서 한 차례 논란이 일어난 바 있다.
그렇다고 해서 앱스토어 게임에 대한 심의 프로세스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애플은 일종의 자체심의를 통해 게임을 걸러내고 있다. 6월 17일부터는 아이폰에 적용할 새로운 OS 3.0을 통해 자녀보호 시스템을 가동할 예정이기도 하다.
하지만 애플의 자체심의는 주관적인 관점에서 진행된다는 문제를 지적 받고 있다. 기업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얼마든지 결과를 왜곡할 수 있다는 것이다.
ESRB와 ESA의 주장에 대해 외신은 미국 보수층의 공격을 피하기 위해 게임 관련 기관들이 한발 앞서 앱스토어 심의 문제를 꺼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일각에서는 심의 수수료를 보다 많이 벌어들이기 위해 앱스토어를 희생양으로 삼고 있다는 ‘애플 동정론’을 제기하고 있기도 하다.
한편, 국내 온라인게임 오픈마켓을 표방하고 있는 ‘아이두게임’ 서비스를 시작한 NHN은 게임물등급위원회와 오픈마켓 게임에 대한 심의문제에 대해 다양한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지난 4월에 열린 ‘게임컨텐츠 심의방안 마련을 위한 세미나’에서 게임위 박태순 위원은 “오픈마켓에 이상적인 심의방식은 사후심의다. 여기에 업계 스스로의 자율규제도 병행되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