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국내 온라인게임을 뜨겁게 달군 화제 중에 하나는 바로 액션 MORPG 3인방의 등장이었다. <C9>과 <마비노기 영웅전>(이하 영웅전), 그리고 <드래곤네스트>가 비슷한 시기에 테스트를 시작, 많은 관심과 시건을 모았다.
우연찮게도 액션이라는 동일한 장르를 선택한 세 게임 덕분에 게임 게시판이 들썩거린다. 그런데 이 세 게임, 동일한 장르로 스타일이 비슷해 보이지만 정작 뚜껑을 열어 보면 내용물은 너무다르다.
디스이즈게임은 비슷한 장르임에도 서로 다른 게임성을 보여주는 <C9>과 <영웅전>, 그리고 <드래곤네스트>를 비교해 봤다. 어떤 부분이 비슷하고 어떤 부분이 다른 것일까? 서로 닮은 듯 다른 세 게임을 살펴보자. /디스이즈게임 안정빈 기자
※ 이 기사는 <C9>과 <드래곤네스트>는 1차 클로즈 베타테스트를, <영웅전>은 2차 클로즈 베타테스트를 마친 상태의 컨텐츠를 기준으로 작성되었습니다.
[C9] 세련된 스타일리시 액션
<C9>은 화려하면서도 절제된 스타일리시 액션을 보여준다. <C9>의 기본은 다양한 스킬을 조합해서 적을 띄운 후 정신을 못 차릴 만큼 연속기를 넣어주는 것. 아무래도 공중콤보가 위주인 만큼 스킬 모션이나 이펙트도 과장되어 표현된다.
또 초점도 자연스럽게 플레이어와 피격 중인 몬스터에게 집중된다. 한방 한방을 노리기보다 몰이 사냥과 끊임없는 연타로 후련한 타격감을 얻는 게 <C9>의 묘미.
연타가 중심! 세련된 스킬들의 조합을 선보인다.
[영웅전] 거친 하드코어 액션
<영웅전>이 보여주는 액션은 그야말로 하드코어하다.
현란한 동작으로 연속기를 날리기보다 갈고리로 적의 움직임을 봉쇄하고 창으로 적을 내려 찍는다. 주변의 기둥이나 바위조각을 힘겹게 던져서 적을 기절시키고 붙잡은 몬스터의 머리를 그대로 벽에 짓이긴다. 보스 몬스터에게 한 대만 맞아도 멀리 나동그라지며 갑옷이 군데군데 파괴된다.
이 게임은 이펙트도 화려함보다는 동작의 역동성을 보여주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세련미보다는 터프함이 가득하다. 박력만점.
세련미보다는 터프라는 이미지가 더 강하다.
[드래곤네스트] 아기자기하고 착실한 액션
<드래곤네스트>의 액션은 착실하다. 평타와 스킬을 활용한 지속적인 공격으로 적을 제압한다. 적을 공중에 띄운 후, 날리는 연속기도 있지만 스킬의 종류가 적고 마나 소모도 커서 착실한 일반 공격 쪽이 효율이 좋다.
적들의 인공지능도 뛰어나다. 앞뒤 안 가리고 우르르 몰려드는 무개념이 아니라, 산발적인 ‘포위공격’으로 캐릭터를 조여 온다. 덕분에 플레이어는 역시 주위의 적들의 상황을 판단, 각개격파 방식으로 싸워야 한다. 보스전을 제외하고는 무작정 몬스터를 몰아서 돌진하는 <영웅전>이나 <C9>에 비해 가장 큰 차이점이다.
<드래곤네스트>는 캐릭터를 중앙에서 살짝 벗어난 시점 덕분에 자신의 공격을 잘 볼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하지만 적이 워낙 ‘통통 튕겨 나가는’ 특성은 호불호가 엇갈릴 부분. 캐릭터가 5등신이고 그래픽이 파스텔톤이어서 액션이 경쾌하고 아기자기한 느낌을 주는 것도 특징이다.
적을 몰아 친다기 보다는 한 방 한 방 날리는 느낌.
[C9] 전형적인 패턴 방식의 보스전
보스전에서도 각 게임의 특성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C9>의 보스전은 보스의 움직임과 동선을 파악하고 전투를 펼치는 전형적인 패턴 중심이다. 보스의 각 패턴에는 피할 수 있는 통로가 마련되어 있어 사전동작을 보고 공격을 피한 후 보스의 빈틈을 노려 공격하면 된다.
덕분에 <C9>의 전투는 보스의 패턴을 파악하는 게 포인트다. 패턴을 익히기 쉽지는 않지만, 일단 패턴만 감을 잡으면 수월하게 전투를 이어갈 수 있다.
물론 중반 이후에는 사전동작이 매우 짧아지고, 보스의 공격을 회피하는 공간도 줄어든다. 하지만 패턴만 충실하게 체득하면 어느 정도 대처할 방법이 보이는 수준.
틈을 노려서 피하고 때리는 패턴 공략의 반복.
[영웅전] 기회를 만드는 적극적인 보스전
<영웅전>은 적극적인 보스전을 보여준다.
물론 보스의 공격에는 패턴이 있다. 하지만 공격을 피한다고 해서 반드시 빈틈이 나오진 않는다. 오히려 <영웅전>에서는 갈고리로 보스의 팔/다리를 묶거나 창이나 거대한 물체를 던져 보스를 기절시키는 등 유저가 스스로 빈틈을 ‘만들어’ 내야 한다.
때문에 하나하나의 패턴을 분석하기보다 보스가 빈틈을 드러낼 수 있도록 약점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 약점을 파악한 후에는 신속하게 다양한 지형지물과 보조무기를 활용해야 하는 게 승패의 관건이다.
보조무기나 지형지물의 의존도가 높은 영웅전. 어떻게 빈틈을 만들 수 있는 지가 관건!
[드래곤네스트] 순발력에 의존한 보스전
<드래곤네스트>의 보스전은 철저히 순발력에 의존한다.
<드래곤네스트>에는 <C9>처럼 근거리에서 보스의 공격을 피할 수 있는 통로가 없는 것도 아니다. 그리고 보스가 사전동작 없이 공격하기도 한다.
일단 보스가 공격을 발동하는 게 확인되면 재빠르게 공격 범위에서 벗어나야 한다. 패턴 분석보다는 눈으로 확인하고 손으로 피하는 재빠른 순발력이 요구되는 부분이다.
반면 보스의 공격 중 강력한 패턴이 없으며 공격과 공격 사이의 딜레이도 크기 때문에 순발력 있는 플레이어라면 한 번의 전투만으로도 쉽게 적응할 수 있을 것이다.
경우에 따라 사방에서 보스가 몰려오기 때문에 파해법을 알아도 정신이 없다.
[C9] 최신기법으로 그려낸 세련된 그래픽
<C9>의 그래픽은 세련됐다.
뎁스오브필드나 블러효과 등 FPS 게임에서 주로 사용하는 기법들을 사용했다. 이에 따라 원하는 곳에 포커스를 맞춰 강조할 수 있으며 원근감을 부여하는 과정에서 화면을 흐릿하게 만들 수도 있다. 덕분에 플레이어의 액션 하나하나가 강조되고 더욱 역동적인 느낌을 준다.
이펙트와 공격 모션 역시 ‘역동적인 움직임’에 초점을 맞췄다. 화면 곳곳이 터지거나 타격시 움직임이 일시 정지되는 등의 ‘오버된 연출’은 기본! 필드 상에 놓인 물체들 역시 시원시원하게 파괴된다.
특히 최근에는 자체 게임 엔진의 성능이 향상되면서 캐릭터가 전면 리뉴얼되었다. 빛 반사 등 광원효과도 좋아졌지만, 캐릭터의 얼굴이 예뻐지고, 잘 생겨진 것이 눈에 띈다.
[영웅전] 사실적으로 묘사된 그래픽
<영웅전>은 사실성을 강조했다.
모든 사물이 무너지거나 파괴된다. 또 공격을 당하면 옷이 찢어지거나 갑옷이 파괴되고 몸에서 피가 배어 나온다. 갈고리로 묶인 적의 다리가 플레이어 쪽으로 끌려 온다거나 무너진 기둥 파편이 계단을 튀기며 구르는 등 세밀한 부분까지도 놓치지 않고 구현한 것 역시 특징.
플레이어와 몬스터의 움직임도 상당히 사실적이다. 소스엔진 덕분이다.
예를 들어 프롤로그에서 쓰러진 공주를 안고 있을 때는 적을 발로만 찰 수 있다거나 체력이 떨어진 보스 몬스터가 거대한 무기를 휘두르다 지쳐 바닥에 주저앉는 장면도 볼 수 있다. 피투성이가 된 몬스터에 창을 꽂는 등 다소 잔인한 면은 있지만 ‘사실성’만큼은 그야말로 최고 수준.
[드래곤네스트] 한편의 동화 같은 그래픽
<드래곤네스트>의 그래픽은 한편의 동화다. 그만큼 귀엽고 아기자기함을 강조한 게 특징. 5등신 캐릭터와 몬스터는 물론 게임의 전체적인 색감도 밝고 경쾌하다. 보스로 나오는 미노타우르스도 한편으론 귀엽다고 생각될 정도.
뎁스오브필드나 블러 효과를 사용해 역동적인 캐릭터의 움직임을 살렸는데, 귀여운 그래픽과 상큼한 움직임과 맞물려 ‘활기차고 빠르다’는 느낌을 강하게 준다. 이펙트도 먼지구름이나 그림 같은 나선형 회오리 바람처럼 아기자기하고 애니메이션을 보는 듯하다.
이펙트도 귀엽다. 동화 속의 경쾌한 액션이라는 표현이 딱 어울린다.
[C9] 레벨을 따라가는 진행
<C9> 게임 플레이의 기본은 레벨이다.
모든 던전은 레벨에 따라 진입할 수 있다. 유저들은 자신의 레벨에 맞는 던전을 진행, 다음 던전에 출입할 수 있을 때까지 레벨 업을 반복하게 된다. 퀘스트와 스토리도 있지만 레벨 업에 곁들여진 요소라는 느낌이 강하다.
레벨이 우선인 만큼 마을에도 필요한 기능성 NPC만 배치했으며 대화도 꼭 필요한 수준에 그친다. 세세한 이야기보다는 액션과 던전 클리어 자체의 재미에 힘을 줬다.
한편, 1차 CBT 이후 세계관과 스토리가 공개되고 있어 오픈 베타테스트에서는 어떻게 달라진 모습을 보여줄지 궁금하다.
1차 CBT에서 공개된 대륙의 지도, 오픈 때는 두 번째 대륙도 나온다.
[영웅전] 이야기를 따라가는 진행
반면 <영웅전>은 철저하게 이야기 중심이다.
메인 스토리를 진행하는 퀘스트를 받지 않으면 대부분의 던전을 들어갈 수 없다. 던전 역시 퀘스트를 위한 장소라는 느낌이 강하다.
이야기를 강조하다 보니 마을 역시 사람들의 생활을 사실적으로 묘사된다. 게임진행과 무관한 신변잡기는 물론 이후의 이야기를 위한 복선들도 도처에 깔려 있다. 초반에는 그 중 누가 기능성 NPC인지를 확인해야 할 정도로 등장인물도 많다. 게임 진행이 그만큼 스토리에 충실하다.
튜토리얼도 조작보다는 이야기에 힘을 주고 있다. 조작 설명은 하단의 그림 정도로 머물고 나머지는 ‘왜 게임을 시작해야 하는가’라는 의문에 답하는 프롤로그 성격이 강하다.
다양한 컷신의 추가를 예상해 볼 수 있다. 스크린샷은 모든 사건의 원흉(…)인 티이.
[드래곤네스트] 스토리와 던전의 절충안
<드래곤네스트>는 <C9>과 <영웅전>의 중간에 위치한 게임이다.
게임 진행을 이끄는 스토리가 있다. 하지만 스토리는 ‘지금 어떤 던전을 갈 수 있다’는 가이드라인의 역할에 머문다. 레벨 조건만 맞추면 굳이 퀘스트를 받지 않아도 무리 없이 게임을 진행할 수 있다.
마을 역시 최소한의 기능성 NPC만 배치했다. 다만 던전과 마을 사이에 이야기의 흐름을 조금 더 매끄럽게 보여주기 위한 중간 필드를 넣은 것이 특징.
줄기차게 잡혀가는 소녀의 뒤를 쫓는 이야기의 흐름.
[C9] 마우스와 키보드를 활용한 FPS 조작방식
<C9>의 접근성은 매우 높다.
다수의 유저들에게 친숙한 FPS 게임들과 조작방식이 비슷하다. 키보드는 캐릭터 이동을 맡고 마우스는 시점조작과 공격을 맡는다. 대부분의 공격이 마우스 좌, 우 버튼의 조합이나 간단한 방향키 입력 수준에서 끝나고 공격과 공격이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튜토리얼만 제대로 클리어 했다면 조작 때문에 어려움을 겪을 일은 없다.
아이템과 레벨에 따른 능력치 보정도 크다. 초반을 지나면 패턴을 완벽히 외워도 ‘어쩔 수 없이’ 맞게 되는 공격이나 상황들도 나온다. 때문에 상대적으로 유저들의 컨트롤 차이가 덜한 편이다.
[영웅전] 접근성은 좋지만 다소 높은 난이도
<영웅전> 역시 접근성은 매우 좋은 편이다.
주로 사용되는 키는 고작 이동키 4개와 공격키 4개뿐이며 이동과 공격, 아이템 사용에 쓰이는 키를 다 합쳐도 채 20개를 넘지 않는다. 초보자를 위해 캐릭터를 따라오는 자동시점이 지원되고 스페이스바를 누르면 가까이에 있는 적을 직접 바라볼 수도 있다.
FPS 방식의 컨트롤도 제공된다. 각종 공격 역시 상황에 맞춰 4개의 키를 조합하는 것 뿐이므로 복잡한 커맨드를 외울 필요도 없다.
하지만 레벨과 아이템에 따른 보정이 약하고 보조무기와 지형지물을 활용하는 데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이로 인해 체감 난이도는 꽤 높은 편. 유저의 컨트롤에 따른 실력차이가 존재한다는 점은 역시 장점이자 단점이다.
초반을 벗어나면 다음 맵을 열기 위한 도전과제의 난이도가 갑작스레 높아져 유저들을 당황하게 만들기도 한다.
[드래곤네스트] 적당한 난이도와 손쉬운 접근성
<드래곤네스트> 역시 접근성에서는 부족함이 없다.
FPS 게임 방식의 이동과 시점조작 방식을 그대로 따르기 때문. 단, 캐릭터가 화면 중앙에서 벗어나 있는 게 생소하다. 하지만 조준점이 잘 보이므로 복잡한 전투에서도 전방의 적을 확실히 구분할 수 있다.
일반공격 위주의 전투 진행으로 적응이 어렵지 않다. 다만 몬스터의 한 방 한 방이 강력하고 매우 호전적으로 덤벼들기 때문에 여유롭게 피할 수 있는 빠른 상황판단력과 순발력을 요구한다.
공격과 스킬의 연속공격 시 경우에 따라 딜레이타임이 존재하므로 무한 연속기를 날릴 수는 없다는 것도 특징.
[C9] 난이도에 따른 던전 구성
<C9>의 던전은 난이도에 따라 진행 코스와 구성 요소가 달라진다.
<C9>은 각 던전별로 하나의 큰 지형을 만들어 두고 난이도에 따라 다른 경로를 이용한다. 예를 들어 A라는 던전에 1~8까지의 구역이 있다면 노멀 난이도에서는 2~4까지만 진행하면 보스를 만나지만 마스터 난이도에서는 1~8까지를 모두 진행해야 한다.
물론 길이만 긴 것이 아니라 등장하는 몬스터의 숫자나 체력 등도 대폭 상승하므로 같은 던전이라도 난이도별로 다른 느낌을 준다. 심지어 몇몇 던전에서는 보스가 등장하는 장소나 진행 방향이 반대로 바뀌는 경우도 있다.
다만, <C9>의 1차 CBT에서는 주로 마스터 레벨만을 반복해서 돌기 때문에 다른 난이도는 마스터 난이도를 띄우기 위한 ‘과정’으로 거치는 수준에 여긴다는 게 아쉬운 부분이다.
[영웅전] 랜덤맵과 기사의 맹세
<영웅전>은 마비노기에서 보여줬던 랜덤맵 방식을 따르고 있다.
각 던전은 커다란 3~4개의 지역으로 나뉜다. 보스전이 벌어지는 장소를 제외한 다른 지역들은 준비된 맵 중 몇 가지가 랜덤하게 등장한다. 예를 들어 A라는 던전에서 1, 2, 3번 맵이 등장하고 보스전이 진행됐다면 B라는 던전에서는 4, 5, 3 순으로 맵이 나온 뒤 보스가 등장한다.
이처럼 미리 준비된 카테고리(?)에서 랜덤하게 다음 맵이 결정되므로 같은 던전을 반복해서 돌아도 매번 새로운 느낌으로 플레이할 수 있다. 또한 ‘아무도 죽지 않는다’, ‘6분 내에 클리어한다’ 등 기사의 맹세라는 일종의 도전과제를 스스로 정해서 난이도를 올리고 더 높은 보상을 노릴 수도 있다.
단, 카테고리 내의 맵을 모두 클리어하면 이후에는 ‘어떤 던전을 가도’ 친숙해진다. 졸병 몬스터들의 체력이 낮아 보스전을 제외하면 긴장감이 떨어지는 점도 아쉽다.
[드래곤네스트] 솔로와 파티를 고를 수 있는 난이도
<드래곤네스트>는 일반적인 MORPG처럼 난이도 선택은 있지만 맵은 고정되어 있다.
난이도에 따라 몬스터의 체력과 공격력이 상승하며 최종 난이도인 어비스에서는 보스 몬스터가 두 배로 출현한다. 맵이 고정된 탓에 특정 던전을 반복해서 돌면 지루해지는 아쉬움이 있지만, 현재 랜덤맵을 준비 중이라고 하니 다음 테스트에서는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초반 이후에도 솔로잉 유저를 위한 낮은 난이도가 따로 존재한다. 난이도에 낮춰 경험치와 아이템 등 보상이 조정되므로 파티원의 숫자나 레벨에 따라 어떤 난이도를 골라도 후회할 일이 없다. 세 게임 중에서 초반 이후 솔로잉이 수월한 것은 장점.
전체적으로 <C9>은 단순하고 경쾌한 즐거움을 주고자 노력한 흔적이 많다.
게임진행에 불필요한 부분들을 배제한 탓에 짧은 시간에도 큰 즐거움을 누릴 수 있다. 스토리도 간단 명료하다. 복잡하게 이것저것 생각할 필요가 없다. 영화로 따지자면 부담 없이 볼 수 있는 할리우드의 액션영화 정도가 되겠다.
던전 플레이 역시 딱히 고민할 필요 없이 레벨에 따라 난이도를 고르고 맵에서 표시해 주는 장소를 달리면 된다. 게임의 중심이 액션이다. 여기에 모든 걸 집중했다.
<영웅전>은 묵직한 액션을 바탕으로 한 편의 중후한 대서사시를 연출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프롤로그에서 보여주는 복선이나 스토리 위주의 전개, 등장하는 NPC 등의 갈등은 유저들에게 이야기에 대한 기대감을 준다. 메인스토리에서 벗어난 부가적인 이야기들도 많이 마련돼 있다.
시스템 역시 스스로 제한을 거는 ‘기사의 맹세’처럼 게임의 세계관 속에 녹여내려 한 흔적이 많다. <C9>과 달리 사실성과 ‘이야기’에 초점을 맞춘 셈이다.
<드래곤네스트>는 두 게임의 정중앙에 놓여 있다.
스토리와 액션을 모두 섞은 다음, 거기에 <드래곤네스트> 특유의 경쾌함을 추가했다. <C9>처럼 지나치게 레벨 업에만 몰입하지 않아도, <영웅전>처럼 복잡한 스토리를 일일이 알 필요도 없다. 그저 한 편의 동화 같은 이야기와 경쾌한 액션을 즐기면 된다.
대중성이라는 측면에서는 <C9>과 <드래곤네스트>가 경쟁할 가능성이 높다. <영웅전>은 2차 CBT에서 하드코어 액션이라는 ‘마이 웨이’를 확고히 한 상태. 올해 하반기에 나올 세 게임의 경쟁은 어떻게 될지, 플레이어 입장에서 즐거운 마음으로 지켜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