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시 임박한 올해 최고 기대작 <사이버펑크 2077>가 소수 유저에게 ‘뇌전증 발작’(epileptic seizure)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외신 게임인포머 기자 리아나 루퍼트(Liana Ruppert)는 7일(현지시간) 작성한 기사에서 자신이 실제로 발작을 경험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리아나 루퍼트는 바이오웨어 출신으로 코믹북닷컴 편집장 등 직책을 역임한 뒤 현재 게임인포머 기자로 활동 중이다.
루퍼트는 과거에 사고를 당한 뒤로 빛의 깜박거림에 의해 유발되는 광과민성 뇌전증을 앓고 있다. 뇌전증 발작은 유발 원인이 다양하다. 특정 외부 자극에 의해 유발될 수도 있다.
과거 <포켓몬스터> TV 애니메이션의 한 에피소드가 광과민성 발작을 유발해 논란이 됐었다. 해당 에피소드는 결국 방영이 금지됐다. 비슷한 사고가 일어날 가능성을 감안해 일부 게임은 도입부에 ‘소수 유저가 플레이 중에 광과민성 발작을 경험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루퍼트는 <사이버펑크 2077>을 플레이하면서 강한 발작을 1회 겪었으며, 이외에도 수차례에 걸쳐 비슷한 발작이 찾아올 뻔했다고 전했다. 광과민성 발작을 유발할 수 있는 주요 시각적 요소들은 다음과 같다.
▶ 빨간색으로 깜빡거리는 특유의 UI
▶ 조명이 화려한 인게임 클럽 및 술집
▶ ‘조니 실버핸드’ 등장씬 (파란색 빛이 반짝거리는 효과)
이보다 더 위험한 요소는 ‘브레인댄스’ 시퀀스다. 브레인댄스는 미래형 가상현실 장치다. 주인공 V는 주로 다른 사람의 기억을 체험하기 위해 브레인댄스를 사용한다.
브레인댄스에 돌입할 때마다 주인공 V는 특정한 기기를 머리에 착용한다. 이때 적색, 백색 LED가 격렬하게 반짝거리는데, 이것이 유저에게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루퍼트에 따르면 이 빛은 현실에서 신경과 전문의들이 진단 목적으로 광과민성 발작을 일부러 유발할 때 사용하는 의학장비와 매우 유사하다. 루퍼트는 “실제 기계를 본떠서 만든 것이 아니라면 아주 절묘한 우연의 일치”라고 전했다.
루퍼트는 자신도 이 구간에서 강한 발작을 겪었다며, 같은 증상을 겪는 환자들에게 이 부분을 ‘아예 쳐다보지 말라’고 권했다.
그에 따르면 청색광 차단 필터, 색맹모드, 밝기 줄이기 등의 방법이 발작 가능성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 그러나 이런 수단을 동원해가며 플레이를 강행하기보다는 위험 구간을 아예 플레이하지 않거나 지인 도움을 받아 건너뛰길 바란다고 그는 충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