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인해 플레이스테이션5(이하 PS5), Xbox 시리즈 X 물량 공급 부족 현상이 발생함에 따라, 정가보다 훨씬 높은 가격으로 기기를 판매해 이득을 챙기는 리셀러(Reseller)가 전 세계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에 최근 국내 매장을 시작으로 리셀링에 대한 근절 행위가 늘어나는 분위기다. 매장, 기업을 시작으로 특정 정당이 나서는 경우까지 생기고 있다.
먼저 미국의 대형 할인점 월마트는 '봇 탐지 도구'를 통해 리셀러 근절에 나섰다.
월마트 보안 책임자 제리 가이슬러(Jerry Geisler)는 15일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코로나19와 차세대 콘솔 출시는 온라인 쇼핑 및 트래픽을 증가시켰다. 하지만 그중 일부가 리셀러들이 상품을 빠르게 구매하기 위해 사용한 봇(Bot)임을 확인했다"며 "우리는 지속적으로 업데이트되는 봇을 막기 위해 봇 탐지 도구를 구축하고 업데이트하여 차단해왔다"라고 전했다.
그는 "실제로 이러한 조치는 잘 작동하고 있다. 자체 조사 결과, 지난달 진행했던 PS5 이벤트에서 처음 30분간 2,000만 건 이상의 봇 시도를 차단했고 봇으로 진행된 모든 주문을 취소했다"며 "향후 더 많은 차세대 콘솔들이 온라인으로 출시될 예정인 만큼, 가능한 많은 고객이 이를 구매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할 예정이다. 부디 유통 업계가 우리의 행보에 동참해주길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관련된 법안을 만들어 리셀링 행위를 근절하고자 하는 움직임도 있다. 스코틀랜드 국민당은 14일 '게임 콘솔과 컴퓨터 부품을 제조사 권장 소매가보다 높은 가격에 재판매하는 걸 금지하는 법안'을 발의하는 한편, 영국 정부로 하여금 봇(Bot)으로 제품을 구매하는 행위를 불법으로 분류해줄 것을 요청했다.
국민당은 "새로운 콘솔과 컴퓨터 부품은 모든 고객에게 권장 소매가 이하로 제공돼야 한다. 따라서 봇을 사용해 제품을 대량 구매하고 차익을 남기는 것은 옳지 않다"며 "봇을 차단해 부정한 사이버 범죄 행위를 저지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반면, 국내와 일본에서는 PS5 판매와 관련해 매장이 직접 리셀러들의 예약 구매를 취소하기도 했다.
PS 파트너샵 '한우리'는 이달 초 SNS와 게시판을 통해 리셀러에 대한 유저들의 제보를 받았다. 자사 온라인 몰로 PS5를 구매한 유저가 높은 가격을 붙여 기기를 판매하는 행위를 적발, 강제 취소 처리하기 위함이다. 실제로 한우리는 제보를 통해 확인된 PS5 리셀 건을 취소하는 한편, 결제 완료 후에도 리셀이 적발되면 무조건 강제 취소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더해, 같은 시기 코로나와 기기 품귀 현상을 이유로 추첨을 통해 PS5 구매자를 선발했던 일본의 가전 판매회사 '노미자'는 "리셀링 목적이 의심되는 당첨자를 최대한 줄이기 위해 약 12만 건에 달하는 응모자를 모두 확인했다"라며 리셀러 근절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오늘(17일) 오후 기준, 이베이에서 PS5를 검색해보면 천 달러 이상의 가격표가 붙은 글을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다. 네이버에서 PS5나 Xbox 시리즈 X 검색 시 등장하는 결과물도 대부분 백만 원을 웃돈다. PS5와 Xbox 시리즈 X 정가가 약 60만 원임을 감안하면 지나치게 높은 가격이다. 기기 생산량이 수요를 맞춰주지 못함에 따라 이를 악용하는 리셀러들이 기승을 부리고 있는 것이다.
과연 각 분야의 리셀러 근절 의지가 어느 정도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