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FPS 개발사와 RPG 개발사가 만났다. <둠> <퀘이크> <울펜슈타인>의 id 소프트웨어와 <폴아웃3> <엘더스크롤4>의 베데스다 소프트웍스가 한솥밥을 먹게 된 것.
베데스다를 소유한 모회사 제니맥스 미디어(ZeniMax Media)는 전설적인 게임 스튜디오 ‘id 소프트웨어’를 인수한다고 24일 발표했다.
이로써 제니맥스는 ‘베데스다+id 소프트웨어’라는 꿈의 게임 스튜디오 조합을 갖추게 되었다. <둠>부터 <폴아웃> <엘더스크롤> <퀘이크> <울펜슈타인> <레이지>까지… 두 게임사가 보유한 프랜차이즈를 나열해 보면 입이 딱 벌어질 지경이다.
■ id 소프트웨어 ‘변화 없음’ 존 카맥 건재
이번 인수에 따라 앞으로 id 소프트웨어가 개발하는 신작은 ‘베데스다 소프트웍스’를 통해 출시된다. 단, EA가 유통하기로 한 <레이지>(Rage)처럼 이미 다른 퍼블리셔와 계약된 타이틀은 예외다.
인수 이후에도 id 소프트웨어의 운영과 게임 개발에 변화는 없다. id 소프트웨어는 ‘개발 스튜디오’로서 역할을 이어가게 되며, 설립자 존 카맥이 계속 개발을 지휘한다. 기존에 id와 장기 계약을 맺은 개발자들도 변함없이 근무할 수 있다.
테크니컬 디렉터 존 카맥은 “이제 한 지붕 아래에서 우리의 모든 프랜차이즈를 성장시키고 확장할 수 있다. 우리는 더 커지고, 더 강해질 것이다. 최고의 인재들을 모아서 미래의 표준을 제시할 것이다. 개인적으로 이번 결정에 매우 만족한다”고 말했다.
이미 EA와 계약된 차기작 <레이지>. 테크5 엔진으로 개발되고 있다.
■ 제니맥스 “id 소프트웨어 전폭 지원”
id 소프트웨어는 ‘더욱 안정적인 환경’에서 개발에 전념하길 원했고, 제니맥스 미디어는 ‘베데스다급’의 게임 스튜디오라면 마다할 이유가 없다. 결국 id는 독립성을 보장 받으면서 베데스다의 형제 회사가 되었다.
id 소프트웨어의 토드 홀렌쉐드 CEO는 “베데스다와 같은, 현명한 퍼블리셔와 한 팀이 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앞으로 id 소프트웨어가 성장하는 데 필요한 자금과 비즈니스 기반도 확보했다”고
제니맥스 미디어의 설립자 겸 CEO인 로버트 알트먼은 “우리는 id 소프트웨어가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게임 스튜디오라고 생각한다. 그들은 여러 차례 작품성과 흥행성을 겸비한 프랜차이즈를 선보여 검증을 받았다. 우리의 역할은 베데스다를 통한 퍼블리싱 지원과, id 소프트웨어가 성장하고 확장하는 데 필요한 자원을 제공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자체개발과 퍼블리싱을 병행하는 베데스다 소프트웍스.
메가히트를 기록한 <폴아웃3>에 이어 <로그 워리어> <브링크> <웨트>가 출시될 예정이다.
■ 베데스다 + id 소프트웨어 = 과연 무엇이?
해외 게이머들은 ‘정상급 창작집단’이 하나로 뭉쳤다는 사실에 놀라면서도 반가움을 표시하고 있다. FPS 게임과 엔진기술의 최고봉 id 소프트웨어, 그리고 RPG의 작품성과 흥행성을 겸비한 베데스다의 만남이 앞으로 선보일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1991년 설립된 id 소프트웨어는 1인칭 슈팅(FPS) 게임의 효시로 평가 받는 <울펜슈타인 3D>를 만들었고, 이후 <둠>(DOOM)과 <퀘이크>(Quake) 시리즈로 FPS 게임 명가의 입지를 다졌다. 현재 차세대 게임엔진 ‘테크5’와 함께 신작 <레이지>(Rage)와 <둠4>(DOOM4)를 개발하고 있다.
1999년 설립된 제니맥스 미디어는 베데스다 소프트웍스와 캐주얼 게임 개발사 Vir2L, 온라인게임을 개발하는 제니맥스 온라인 스튜디오를 자회사로 두고 있다. 이번에 id 소프트웨어를 인수하면서 자회사는 4개로 늘어났다.
제니맥스 온라인 스튜디오에서는 미공개 MMO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