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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한국 기자들 “스타2 한글판 아직 낯설다”

스타크래프트 세계관에 어울리지 않는 한글 완역 지적

정우철(음마교주) 2009-06-29 16:00:00

지난 22일 블리자드는 한국 기자단을 미국 본사로 초청해 <스타크래프트 2> 베타테스트 체험회를 진행했다. 여름부터 시작될 베타테스트를 앞두고 한글버전을 처음 공개하는 중요한 자리였다.

 

당연히 한국 기자들도 많은 관심을 보였다. 10년 동안 인기를 끌고 있는 게임, e스포츠를 통해 방송을 하고 있는 게임,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인기 게임의 후속작인 <스타크래프트 2>였고 많은 논란을 가져온 한글판을 체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스타크래프트 2>의 베타테스트 체험에 집중했지만 지난 5월 한국에서 열린 체험회와 게임 내용이 크게 다르지 않자 한국 기자단의 관심은 이내 한글화에 몰렸다. 그리고 블리자드 개발자 역시 인터뷰 막바지에 한글화에 대한 소감을 기자단에게 묻기도 했다.

 

그만큼 <스타크래프트 2> 한글화 완역은 한국에서도 블리자드에서도 초미의 이슈인 것이다. /어바인(미국)=디스이즈게임 정우철 기자


 

■ “완역보다 음역을 하는 편이 좋을 것 같다

 

한국 기자단의 대부분은 <스타크래프트 2> (현재 버전의) 한글화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지난 10년 동안 익숙해진 영어 이름에서 완역된 한글표기가 익숙치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베타테스트 체험 시간 내내 기자들은 유닛이나 건물의 명칭을 보면서 하기보다 블리즈컨, WWI, 지난 5월 체험회를 통해 익숙해진 단축키를 사용하면서 플레이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 기자는 처음 공개된 한글버전이지만 당황스러웠다. 국내 커뮤니티 게시판에서 농담처럼 말하던 명칭이 적용되는 경우가 많았다. 예를 들어 스파이어는 첨탑인가요? 라는 질문에 예 첨탑입니다. 라고 웃으며 답변한 게시물이 떠올랐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번에 블리자드 본사에서 진행된 베타테스트 체험회는 한글 버전으로 진행되었다.

 

이번 한글명칭에 부정적인 한국 기자들은 반응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한글판이라기 보다 과거 서울대 동아리에서 만든 한스타를 다시 보는 느낌이다.”, “그러고 보니 한스타에서도 마린을 해병이라고 표기했다가 유저들에게 한소리 들은 적이 있다.”, “국내 게임들도 캐릭터나 기술 명칭이 외국어인데 굳이 <스타크래프트 2>에서 완역을 고집할 필요가 있을지 의문이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특히 아직 완역이 되지 않아 음역으로 처리된 유닛이 동시에 선보이면서 익숙함과 어색함이 뒤섞여 느껴졌기 때문이다.

 

 

■ “완역도 나쁘지 않다. 그러나 중계에선 문제 될 것

 

모두가 부정적인 의견은 아니었다. 일부 한국 기자들은 아직 확정되지 않은 한글 완역을 가지고 판단하기에는 이르다는 반응이다또 어느 정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한 기자는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를 거론했다.

 

“<WoW>도 처음에는 반발이 심했다. 그러나 지금은 익숙해지면서 오히려 편하게 플레이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스타크래프트 2> 역시 처음에는 어색하지만 완성 버전을 계속 하다 보면 익숙하게 즐길 것이다. 이번 체험버전도 마린을 해병으로 표기했지만 전부터 계속 듣다 보니 익숙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다른 한국 기자는 또다른 의견을 보였다. “<스타크래프트 2> 한글화 완역에 거부감을 나타내는 유저들 대다수가 <WoW>를 플레이하지 않는 유저들이다. <WoW>를 통해 블리자드의 현지화를 경험해 본 유저들은 <스타크래프트 2> 한글 완역에 거부감이 심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글버전 <스타크래프트 2>를 플레이하는 한국 기자단과 이를 지켜 보는 수석 프로듀서 크리스 시거티, 수석 디자이너 더스틴 브라우더.

 

e스포츠 관련 매체 기자들은 한결같이 중계방송의 난해함을 손꼽았다. 유저들이 실제 플레이 할 때 완역은 큰 문제가 아닐 수 있지만 방송 관계자들에게는 큰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에 취재를 함께한 한국 게임방송 스탭은 “완역된 버전이 출시되고 중계방송이 된다면 해설자들이 난감해할 것이 분명하다. 최근 공개된 전투보고서 3편의 한글 스크립트를 받아 해설자에게 주고 중계를 시켜 보니 해설자들의 심경을 알 수 있었다. 10년 동안 입에 붙은 말이 하루아침에 바뀔 수 없기 때문에 해설하는 입장이나 듣는 입장에서는 심각하게 받아들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e스포츠를 위한 <스타크래프트 2>라면 글로벌 리그를 대비해 용어 통일이 진행되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되었다. 이에 따라 한글버전의 경우 유저의 선택에 맡길 수 있도록 완역 및 음역 버전을 동시에 출시 하는 것도 좋은 방안일 것이라는 이야기도 블리자드에 전달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