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아이폰을 겨냥해 소니가 ‘PSP 폰(phone)’을 출시한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일본 일간지 닛케이 비지니스 데일리는 소니가 휴대폰과 게임기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휴대폰 게임기’를 제작하는 비밀 프로젝트팀을 세울 계획이라고 30일 보도했다. 로이터는 소니의 비밀 프로젝트팀이 이르면 7월에 업무를 시작한다고 전하며 PSP 폰 제작설에 신빙성을 더했다.
하지만 정작 플레이스테이션 개발진들은 위의 보도에 대해 ‘노코멘트’로 일관하고 있다. 이번 보도가 등장하게 된 이유는 애플의 신형 아이폰 출시가 소니의 심기를 건드렸기 때문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지난 6월 애플은 디자인보다 기능 향상에 초점을 맞춘 신형 ‘아이폰 3G S’를 공개했다. ‘아이폰 3G S’는 지난 해 여름에 선보인 ‘아이폰 3G’의 후속모델로 발매 일주일 만에 100만 대가 팔리는 기염을 토했다.
애플의 앱스토어 인기 컨텐츠 상위 10개 중 7개를 게임이 차지한 상황에서 ‘아이폰 3G S’의 출현으로 애플의 아이폰과 아이튠의 앱스토어가 게임시장에서 어떤 전략을 펼칠 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뿐만 아니라. 주요 게임 퍼블리셔도 아이폰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게임을 만들기에 착수하고 있다. 심지어 아이폰 튜닝 커뮤니티도 아이폰에서 오리지널 플레이스테이션 게임들을 구동시키는 방법을 찾아 공유하고 있다.
소니와 애플의 경쟁구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소니의 워크맨은 클릭휠 기능으로 무장한 애플의 아이팟에 무너지면서 MP3 시장을 내준 적이 있다.
올해 6월에 발매된 애플의 신형 휴대폰 아이폰 3G S.
소니는 차세대 게임기 분야에서도 고전하고 있다. 소니와 마이크로소프트의 비디오 게임기 2차전은 1차전(Xbox vs PS2)과 달리 소니의 PS3가 MS의 Xbox360에게 밀리고 있는 형국이다. 소니가 PSP로 뛰어든 휴대용 게임기 분야에서는 닌텐도DS가 압도적인 시장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소니가 돌파구를 찾고 있으며, 해결책 중에 하나로 PSP 폰이 대두된 것이다.
소니는 올해 E3 2009에서 UMD 드라이브를 없애고 16GB 메모리를 내장한 ‘PSP go’를 발표했다. 3.8인치 스크린과 블루투스, 그리고 무선랜 접속 기능을 갖춘 PSP go는 슬라이딩 방식으로 스크린 아래에 조작패드가 숨어 있다. PSP go는 오는 10월에 발매될 예정.
그러나 신기능으로 무장한 ‘PSP go’의 소식도 애플의 ‘아이폰 3G S’의 소식에 묻힌 느낌이 강하다. 기능 향상을 꾀한 PSP가 풍부한 기능을 갖춘 아이폰에 비해 제한요소가 많아 유저의 기대감이 많이 줄어들었다는 게 업체 관계자들의 평가.
한편, 소니는 휴대폰 제조사인 소니 에릭슨과 손잡고 모바일 기기에서 플레이스테이션이란 이름을 새겨넣은 휴대폰을 개발했다. 소니 에릭슨은 지난 28일 PS3와 연동되는 아이노(Aino), 1천210만 화소급 카메라를 탑재한 새티오(Satio), 모션 게임이 가능한 야리(Yari) 등을 선보였다.
이 중에서 아이노는 소니 게임기(PSP)에 적용된 원격실행 기술을 도입, PS3를 제어할 수 있는 810만 화소급 카메라가 장착된 풀 터치폰이다. 아이노는 TV 녹화 기능과 함께 무선랜(Wi-Fi)을 경유해 PC 내부의 컨텐츠를 아이노에 전송하는 미디어 홈(Media Home) 소프트웨어도 탑재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게임 기능은 구현되어 있지 않다.
워크맨과 사이버샷과 같은 다른 브랜드들은 이미 소니 에릭슨 단말기와 결합상품들을 출시한 사례도 있다. 게다가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아이폰의 두드러진 활약으로 플레이스테이션과 휴대폰의 결합상품인 ‘PSP 폰’의 출시설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