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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아드보카트 감독님 살려주세요!

태무 2006-02-09 19:53:49

<FIFA 온라인>의 개발을 총괄하는 네오위즈 정상원 개발본부장과의 인터뷰 중에 들었던 에피소드가 재미있어서 소개합니다.  

 

실제 스포츠를 소재로 한 게임에서 정확한 로스터는 생명이라고 할 수도 있죠. 때문에 스포츠 게임을 개발할 때는 선수나 팀과의 라이센스 계약이 매우 중요합니다. 축구게임 마니아 분들이라면 작년 코나미와 한국 축구협회와의 라이센스 사용권에 관한 마찰이나 EA와 MLB 선수들간에 라이센스 계약을 위해 거액이 오고 갔다는 기사들을 기억하실 겁니다.

 

<FIFA> 외에도 <MLB> <NBA> <NHL> 시리즈를 가진 EA에도 라이센스 계약을 전담하는 인원이 10여명 있다는 이야기를 지인으로부터 들은 적이 있습니다. 이 10여명이 전세계를 돌아다니면서 국가대표팀, 클럽팀, 선수들과 접촉하며 라이센스 사용권을 계약하는 거죠.

 

그런데 이들이 작년 라이센스 계약을 하면서 ‘설마 이런 국가가 월드컵 본선에 진출하랴!’라면서 계약을 하지 않았던 국가대표팀이 몇개 있다는 군요. 그 중에 하나가 바로 토고! 한국과 함께 G조에 편성된 토고는 아프리카 예선에서 강호 세네갈을 꺾는 이변을 일으키면서 처음으로 월드컵 본선에 진출한 팀이죠. 토고가 본선을 밟을 지는 아무도 예상 못했을 겁니다. 때문에 EA의 라이센스 팀도 한방 당한 거죠. 사실 우리나라 사람들 중에도 월드컵 조추첨 전에 토고라는 나라를 알았던 사람이 몇이나 있었을까요. ^^;;

 

이미 <FIFA 06>은 발매되었으니 어쩔 수 없지만, 월드컵 시즌에 출시될 <FIFA 온라인>에는 반드시 토고팀이 추가되어야겠죠. 우리나라와 같은 조이니, 국내 유저들의 관심도 장난이 아닐 겁니다. 정상원 개발본부장도 재빨리 토고팀을 추가 개발하려고 EA에 라이센스를 요청했답니다. 그런데 어떻게 된 것인지 토고 축구협회(비슷한 단체)가 어디 숨어있는지 아직까지 라이센스 팀에서 찾을 수가 없다고 합니다. 해외언론의 보도를 보면 축구협회가 있긴 있는 것 같은데 도대체 어떻게 연락을 해야 하는지 알 수가 없다는 군요. 게다가 라이센스 권한이 정부에 있는지, 축구협회에 있는지조차 알 수 없어서 더욱 헷갈린답니다. 라이센스팀, 고생스럽더라도 얼른 찾아내길 기대합니다. (^^)

 

이 알 수 없는 분들이 월드컵 본선을 밟을지야 누가 알았겠습니까.

 

하긴 EA는 라이센스 계약에 대해서 참 많은 에피소드를 가진 회사입니다. <FIFA> 시리즈만 해도 각 나라마다 패키지 모델이 다르죠. 국내 패키지모델인 모 선수의 사진이 마땅한 것이 없어서, 몇해 전 EA코리아의 한 분이 여러 신문사를 돌아다니며 어렵게 사진을 구하던 모습이 눈에 선하네요. 또 이 선수가 골을 넣은 날에는 패키지 주문이 평소보다 훨씬 늘고, 부상이라도 당하면 확 줄어든다면서 울고 웃기도 했지요.

 

요즘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 한국 국가대표팀, 아드보카트호에 대해 정상원 본부장은 남다른 고민이 있습니다. 아직도 선발 엔트리가 확정되지 않은 게 그 이유죠. <FIFA 온라인>에서 유저들이 가장 많이 선택할 팀은 당연히 한국 국가대표팀이겠죠. 일찍 개발을 시작해 선수들의 얼굴모양, 능력 등의 퀄리티를 최대한 끌어올리고 싶은 것은 당연한 욕심이죠. 그런데 아드보카트 감독이 엔트리를 확정해주지도 않고, 또 후보격으로 생각했던 선수들이 모두 좋은 모습을 보이면서 주전경쟁이 심하니 미치겠다는 겁니다. 물론 축구팬 입장에서는 이렇게 해서 선수들의 능력치를 최대로 끌어올리는 감독이 훌륭하지만 게임 제작자 입장에서는 답답할 노릇이죠.

 

우선은 엔트리에 확실하게 포함될 거라 예상되는 주전선수들을 먼저 개발해뒀는데, 이 선수들이 갑자기 부진에 빠져서 엔트리에서 제외되거나 부상이라도 당하면 말짱 헛수고가 되는 거죠. 전혀 예상치 못했던 신인선수가 혜성처럼 등장해서 엔트리에 포함되어도 마찬가지고요.

 

니들이 내 속을 알아~?

 

요즘 <FIFA 온라인> 개발팀은 국가대표팀 경기중계를 꼭꼭 챙겨 본답니다. 이미 만들어놓은 현재의 주전선수들이 좋은 플레이를 선보이기를, 또 제발 부상당하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대한민국~’을 외친다네요. 여러 모로 고생이 많은 <FIFA 온라인> 개발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