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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국산 운영체제 ‘티맥스 윈도우9’, 게임 호환성은?

‘스타크래프트 리플레이’만 보여준 티맥스 윈도우9

국순신(국서방) 2009-07-07 17:41:37

7일 오후 2소프트웨어 업체 티맥스의 국산 운영체제 발표회 현장에 찾아갔습니다.

 

‘미래를 바꾼다(Change The Future)란 슬로건의 이번 행사에서 티맥스는 운영체제 티맥스 윈도우9’과 문서 프로그램 티맥스 오피스’, 그리고 인터넷 브라우저 티맥스 스카우터’ 등을 선보였습니다.

 

디스이즈게임이 관심을 가진 부분은 바로 국산 운영체제 티맥스 윈도우9입니다.

 

소프트웨어 업계의 시각에서 보면 최초의 국산 상용 운영체제 티맥스 윈도우9가 거대한 산인 마이크로소프트를 넘어설 무기가 무엇인지 궁금할 겁니다.

 

게임업계의 입장에서 볼 때는 이미 국내에서 유통되는 프로그램, 특히 게임과의 호환성이 궁금합니다.

 

2007년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우 비스타가 공개됐을 때 게임업계에서 호환성은 큰 이슈였습니다.

 

당시에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우가 운영체제 시장의 90%를 차지한, 사실상 독점 형태를 갖췄으니 국내업체들은 비스타에 맞춰야 하는 번거로움을 겪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티맥스 게임 호환성 문제없다” 호언장담

 

그렇다면 국산 운영체제 티맥스 윈도우9의 게임 호환성은 어떨까요. 게임업체들이 앞서서 해결할까요? 이 부분은 티맥스가 해결할 몫입니다.

 

이에 대해 티맥스 박대연 회장은 강한 자신감을 나타났습니다.

 

박대연 회장은 오늘 기조연설에서 “<스타크래프트>와 <리니지>도 호환하는 데 아무런 문제없으며 100% 장담한다고 자신했습니다.

 

자신감의 실체는 이렇습니다. 호환성의 키가 실행파일(.exe)의 구동이며 티맥스가 이를 해결하기 위해 5년 간 연구했다는 겁니다. 그 결과, 호환성의 양대 기술인 API(어플리케이션 프로그램 인터페이스)와 디바이스 드라이버(하드웨어를 연결해주는 소프트웨어)의 해결책을 찾아냈다는 설명입니다.

 

API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소프트웨어와 일일이 대응함으로써 호환성 문제를 해결했던 거죠. 그래픽카드, 사운드카드 등 해외 업체들이 많은 디바이스 드라이버는 일일이 하나씩 뜯어 보면서 연구했다는 겁니다.

 

다만, 박대연 회장은 해외업체들이 비협조적이어서 호환성을 연구하는 데 시간이 많이 걸렸다. 아직까지 약간의 에러가 발생할 수 있다며 여운을 남겼습니다.

 

서울 삼성동 그랜드 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 열린 행사는 참관객들로 가득 찼다.

 

행사장 안으로 들어가지 못 한 참관객들이 행사장 밖의 대형 화면을 응시하고 있다.

 

 

<스타크래프트> 리플레이 구동에 1분 30초

 

백문이불여일견!’ 본격적인 시연이 시작됐습니다.

 

티맥스는 사용자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동영상, 인터넷 서핑, 오피스 문서, 게임 4개의 프로그램을 시연하기로 했습니다

 

소녀시대의 새로운 뮤직비디오 <소원을 말해봐>도 공개하고, 전용 브라우저인 티맥스 스카우터로 구글에 접속하기도 했습니다. 소녀시대 뮤직비디오의 화면을 캡쳐한 다음, 오피스 문서에 붙여넣기도 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아쉬움은 있었습니다. 동영상에는 다소 끊김형상이 있었고, 여백의 미를 많이 살린 구글의 홈페이지는 일부 깨져 있었습니다. 그리고 오피스 문서는 입력하고 나서 엔터를 쳐야만 글자가 보이는 자그마한 버그들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하지만 첫 공개이니 자잘한 실수는 충분히 넘어갈 수 있는 부분이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스타크래프트>의 시연이 있었습니다.

 

바탕화면에서번째로 놓인 <스타크래프트>의 아이콘을 클릭한 뒤에, 케리건의 얼굴이 화면에 떠올랐습니다. <스타크래프트> 로딩 장면이 나오는데… 다음 장면으로 넘어가질 않습니다.

 

약 1 30초 경과. 겨우 <스타크래프트>의 로딩이 끝났습니다.

 

하지만 장시간의 로딩 뒤에 나온 것은 <스타크래프트>의 실제 플레이가 아니라 리플레이 영상이었습니다. 그것도 10초도 안 되는 아주 짧은 거였죠.

 

티맥스 윈도우9의 발매를 2~3개월 앞둔 상황에서 게임 시연은 다소 초라해보입니다.

 

이에 대해 김창환 연구원은 쑥스러운 듯 <스타크래프트>의 로딩 지연에 대해 두 가지로 이유를 제시했습니다. 일단 게임 자체가 매우 복잡하고 수많은 사람들이 해킹을 시도를 막기 위해 블리자드가 프로그램을 꽁꽁 싸맸다는 겁니다. 대중적인 게임을 선택했지만 정작 호환하는 데 만만치 않았다는 군색한 이야기였던 거죠.

 

이후 시연 행사는 서둘러 마감됐습니다.

 

김창환 연구원은 원래 오늘 대전을 보여줄 계획이었는데 시연준비가 잘 안 됐다면서 발매를 앞둔 올 10월 발표회에서는 티맥스 윈도우와 마이크로 윈도우에서 <스타크래프트>로 대전하는 모습을 반드시 보여줄 것이라고 약속했습니다.

 

티맥스 윈도우9에서 소녀시대의 뮤직비디오 <소원을 말해봐>를 보여 주고 있다.

 

<스타크래프트> 아이콘이 네 번째 놓였다. 이미 시연할 준비가 돼 있음을 보여 준다.

 

너무나도 길게만 느껴졌던 <스타크래프트> 로딩 장면.

 

 

■ 게임 호환성, 정식 발매까지 확보될까?

 

이번 행사를 인터넷방송으로 보던 한 누리꾼은 게이머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려면 <스타크래프트> 시연보다는 3D 온라인게임의 파티플레이를 보여주는 게 현실적이지 않겠느냐”라며 꼬집어 말했습니다.

 

<스타크래프트> 갖고서 게임도 호환된다는 생색을 내지 말란 소리인 거죠.

 

<스타크래프트>는 1998 3월에 나온 2D 게임입니다. 나온 지 무려 11년이 넘었죠. 그런데 티맥스 윈도우9에서는 로딩하는 수준에 그쳤습니다. 실제 플레이가 얼마나 잘 되는지, 렉은 없는지 확인할 방법은 없었습니다.

 

흔히 게임업계에서도 게임의 시연할 때는 접속하는 방법을 보여 주진 않습니다. 유저들의 마음을 빼앗을 만한 현란한 모습을 보이려고 노력하죠. 그리고 누리꾼들은 <스타크래프트>를 즐기려고 운영체제를 바꾸지는 않습니다.

 

윈텔 사이클이란 말이 있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우와 인텔의 CPU가 주력 제품들의 수명을 인위적으로 단축시키고 새로운 수요를 일으키는 것을 말합니다. , OS CPU의 업그레이드가 PC 사양을 바꾼다는 거죠.

 

하지만 이것도 옛말. 지금은 게임 사이클입니다. 인기 있는 게임의 사양에 맞춰 PC와 소프트웨어를 모두 바꾸기도 하는 세상입니다.

 

오는 2015년까지 국내 운영체제 시장 점유율 30%를 노리는 티맥스 윈도우9. 하지만 이번 시연은 얻은 것보다 잃은 게 더 많아 보입니다. 오는 가을 정식 발매 전에는 부디 원활한 게임 호환성을 갖추기를 바라겠습니다.

 

이번 행사는 코엑스몰 이벤트존의 대형 스크린을 통해서 생중계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