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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벌써 만든다고?… ‘게임스탑 사태’ 영화화 소식 떴다

<제로 다크 서티>, <허트 로커>의 마크 볼이 각본 맡는다

에 유통된 기사입니다.
방승언(톤톤) 2021-02-02 16:34:50

'게임스탑 사태 영화 시나리오 유출.txt'

 

사건이 터지자마자 ‘영화화’가 결정됐다.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클리셰 범벅의 가상 시놉시스를 만드는 밈(meme)이 한동안 유행했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농담이 아니다. 아직 사건의 여운이 채 가시지 않은, 현재 진행형인 ‘게임스탑 사태’의 영화화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제작 주체는 넷플릭스다. 외신에 따르면 넷플릭스가 최근 벌어진 게임스탑 공매도 사태를 주제로 한 영화 제작을 준비하고 있다. 다소 성급한 느낌마저 드는 영화화 계획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살펴봤다.

 

 

# 누가 만드나

 

각본에 적임자를 찾으려 공을 들인 모양새다. <허트 로커>로 2010년 아카데미 각본상을 받은 각본가 마크 볼이 내정됐다. 볼은 기자 출신으로 그가 2004년에 기고한 기사 ‘죽음과 불명예’가 영화 <엘라의 계곡>으로 각색된 바 있다. 이후 실화 바탕의 <제로 다크 서티>, <디트로이트> 등 작품의 각본을 통해 평단과 대중의 인정을 받았다.

시나리오 자문은 뉴욕대학교 스턴 비즈니스 스쿨 마케팅학과 교수이자 기자 겸 사회운동가 스콧 갤러웨이가 맡는다. 주연 배우로는 노아 센티네오가 물망에 올랐다. <내가 사랑했던 모든 남자들에게> 등 넷플릭스 오리지널 작품을 여럿 맡아 잘 알려진 배우다. 

 

 

# 왜 만드나

 

게임스탑 사태는 그 자체로 드라마틱하다. 미국이 해결하지 못한 현안을 꾸짖는 이야기가 될 수도 있다. 잘 만들어진다면 공감과 메시지의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을 만하다.

2007년 미국 헤지펀드는 미국의 수많은 개인을 위기로 몰아넣었다. 바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잘 알려진 사건이다. 이들이 촉발한 금융위기가 미국을 넘어 세계로 퍼져 나갔는데도 ‘단죄’는 커녕 오히려 구제금융을 받았다.

미국인들이 느끼기에 게임스탑 사태는 헤지펀드가 10여 년 만에 비로소 유의미한 역풍을 맞은 사건인 셈이다. 실제로 게임스탑 공매도 세력에 맞서 주식을 매입하는 개미들 대부분이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당시 큰 피해를 입었던 개인 혹은 그들의 자손들이다.

 

(출처: 영화 <빅쇼트> 스틸)

 

두 진영이 그리는 대비가 선명할수록 전체 구도는 더 극적인 색채를 띤다. 역풍을 불러온 것은 정부 등 거대 권력이 아닌 20~30대 ‘개미’들의 연합이었다. 그리고 ‘복수혈전’의 중심에 놓인 종목은 빛 바랜 게임 유통업체 게임스탑 주식이다. 금융위기에 무너지는 가정을 두 눈으로 목도해야만 했던 젊은 개미들의 추억이 어린 브랜드이기도 하다.

또한, 미국 영화계에서 월 스트리트 관련 실화는 이미 검증이 완료된 단골 소재다. <마진 콜: 24시간, 조작된 진실>(2011), <더 울프 오브 월 스트리트>(2013), <빅쇼트>(2015) 등 이른바 '월가의 탐욕' 혹은 금융권력의 실체를 소재로 한 영화가 자주 만들어졌다. 

<빅쇼트>와 <마진 콜>은 각각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리먼 브라더스 파산을 다뤘다. 스콜세지 감독의 <더 울프 오브 월 스트리트>는 월가 주식 중개인으로서 대규모 주식사기를 벌여 22개월 복역한 조던 벨포트의 회고록을 바탕으로 한다.

게임스탑 사태가 영화화 된다면 이들 영화의 '후속작'이자 그 이후를 그려내는 스토리가 될 수밖에 없다. 

 

 

# 어떤 영화 될까

 

이번 영화화 소식을 단독 입수한 매체 데드라인에 따르면, 게임스탑의 사례는 전체 영화의 일부분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다. SNS가 사람들을 규합해 기득권에 도전할 정도의 규모를 갖추게 되는 현상을 복합적으로 다루는 영화가 될 것이라고 매체는 전했다.

사례는 많다. 게임스탑뿐만 아니라 AMC 엔터테인먼트, 블랙베리 등 기업이 공매도 세력의 ‘표적’이 됐고, 레딧을 중심으로 뭉친 개인 투자자들이 여기에 대항해왔다. 5명의 희생자를 낸 미국 대안 우파의 국회의사당 점거사건 역시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에서 촉발된 사태다. 좌우를 막론하고 SNS를 거점 삼은 이합집산과 ‘투쟁’은 도처에서 눈에 띈다.

 

 

# 서두르게 된 이유?

 

영화계 내부 경쟁이 영화화를 서두르게 된 제일 원인으로 파악된다. 보도에 따르면 넷플릭스 외에도 몇 개 영화사가 영화 제작에 관심을 표했다. 현지 업계 관례상, 이 경우 ‘선착순’으로 진행된다. 먼저 구체화하는 프로젝트가 있으면 나머지는 무산된다는 의미다.

데드라인은 마크 볼의 과거 경험이 이런 ‘속도전’에 도움을 줄 것으로 봤다. 볼은 과거 오사마 빈 라덴 체포 작전의 실패를 소재로 각본을 집필하던 중 갑작스럽게 빈 라덴 사살 소식을 접했다. 이때 급격히 이야기 방향을 급선회해서 완성된 작품이 <제로 다크 서티>다. 이 영화로 볼은 2012~2013년 여러 시상식에서 각본상 후보에 올랐고, 미국 작가 조합상 각본상 등을 수상했다.

 

2010년 게임스탑 내부 풍경 (출처: 위키피디아 BrokenSphe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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