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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14세 러시아 소년, 마인크래프트로 테러 이야기했다가 기소... 최대 10년 형

체제 유지 위해 10대 채팅 기록까지 살피는 러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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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석(우티) 2021-02-04 11:32:32

러시아의 14세 소년이 <마인크래프트> 채팅으로 연방 보안국(FSB)을 테러할 것을 논의했다가 기소됐다. 소년은 현재 공판을 진행 중이며, 예상되는 형량은 최대 10년이라고 현지 탐사보도 매체 '디인사이더'는 전했다.

 

시베리아의 도시 크라스노야르스크의 한 소년은 '테러 활동을 위한 교육 훈련'을 모의했다는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러시아에서는 이 법을 어긴 성인에게 최대 15년, 미성년에게는 7.5년에서 10년 사이의 징역형을 부과한다. 

 

소장에 따르면, 이 14세 소년은 무정부주의 이데올로기를 고수하고 있으며, 러시아 연방의 재편성을 기도했다. 피고와 다른 학생들은 2020년 여름, 교외에 모여서 테러 활동을 위한 훈련을 하기도 했다.

 

FSB는 <마인크래프트>에서 주고받은 채팅, SNS 브콘탁테(VK) 기록 등 피고​의 활동을 수 개월 간 추적했다. 실제로 학생들은 지역 FSB 건물에 당국을 비판하는 전단지를 부착했고, 이것이 결정적 증거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디인사이더 보도에 따르면, FSB는 불리한 진술서에 서명하라며 피고를 압박했으며, 피고가 법적 지식이 부족한 것을 이용해 사건의 내용을 부풀렸다. 학교 측은 "학생이 불온 사상에 젖어있으며 학교를 적대시하고 있다"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FSB에 전달했다.

 

<마인크래프트>

 

러시아는 지금 10대들의 게임 채팅 내용까지 확인해 문제 삼을 정도로 체제 유지에 공들이고 있다. 푸틴의 정적 알렉세이 나발니가 독극물 테러를 당한 뒤, 푸틴의 비밀 별장과 숨겨진 딸의 호화 생활을 폭로해 수 주간 전국 규모의 시위가 일어나고 있다. 시위가 일어나는 동안 나발니는 구금 상태였는데, 모스크바 법원은 그에게 집행유예의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며 3년 6개월 형을 선고했다. 나발니는 과거 뇌물 수수 혐의가 인정돼 집행유예를 이행하던 중 테러를 당해 독일 베를린으로 피신했다가 본국으로 돌아왔다.

 

한편, 지난해 3월에는 NGO 국경 없는 기자회가 '검열 없는 도서관'을 <마인크래프트>로 제작해 배포한 적 있다. 이 도서관에서는 러시아, 이집트 등 언론자유지수가 낮은 5개국의 기사 200여 편을 읽을 수 있다. 푸틴 집권 이후 러시아에서는 여러 기자가 독극물 중독이나 총기 저격으로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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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인크래프트에 지어진 언론의 자유 '검열 없는 도서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