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미진진한 <테트리스> 저작권 분쟁을 다룬 영화가 나온다.
<테트리스>는 게임도 재밌지만, 탄생과정과 저작권을 둘러싼 암투, 황당한 상황 전개도 무척 흥미롭다. 근래 연달아 출간됐던 <테트리스: 세계를 정복한 작은 게임>(2017)나 <테트리스 이펙트>(2018) 같은 책도 그 '화려한 저작권 분쟁사'를 다뤘다.
미국 권위지 보스턴글로브는 2017년 그래픽노블에 대해 이렇게 평했다.
"게임회사의 음모, 국가의 위신을 둘러싼 스파이 스릴러 같은 이야기가 펼쳐진다.”
미국 영화계가 이런 흥미로운 이야기를 가만 놔둘 리 없다. 2017년부터 영화화 이야기가 돌았다. 2021년 마침내 스크린에서 만나볼 수 있게 될 것 같다.
주인공은 <테트리스> 저작권을 해결한 행크 로저스다. 영화는 그가 <테트리스> 계약을 따내기 위한 협상 과정과 소련에서 겪은 일들 그리고 저작권 분쟁을 해결하는 과정을 다룬다. 그리고 이런 과정을 통해 탈냉전 시기의 시대상을 담아내려 한다.
잘 알려졌듯, <테트리스>는 소련 연구원 알렉세이 파지노프가 개발한 게임이다. 파지노프가 만든 게임은 연구소 직원들과 지인들 사이 유행을 탔고, 얼마 안 가 유럽으로도 밀수입되어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 이런 인기 속에 <테트리스>는 (오해와 안이함 등에 따른) 불법 복제로 전세계에 판매되기 시작한다.
당시 소련은 개인의 저작권 개념이 없었다. 원제작자 알렉세이 파지노프는 로열티를 받지 못했다. 파지노프가 로열티를 받게 된 것도 소련이 붕괴되고, 그가 미국으로 이주해 ‘테트리스 컴퍼니’를 설립한 이후(1996년)다.
<테트리스> 저작권 분쟁은 스케일이 크다. <테트리스>는 미국에서 ‘소련의 비밀병기’라고 불릴 정도로 인기가 좋았다. 콘솔 전쟁을 펼친 닌텐도와 세가, 아타리 등 게임 회사들은 당대 최고 인기 게임 <테트리스> 저작권을 절대 포기할 수 없었다. 분쟁의 규모가 점차 치열해지며 대기업, 소련 정부기관, 심지어 미하일 고르바초프까지 엮이게 된다. 게임 저작권 분쟁이 정치적 문제까지 번진 것.
주인공 행크 로저스 역은 태런 에저턴이 맡는다. 영화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에서 게리 에그시 언윈을, <로켓맨>에서 엘튼 존을 연기했다.
물론 실사 영화화 시도가 없던 것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