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성적인 접근을 거부하자 불이익이 돌아왔다. 결국 해고됐다.” (전 비서)
“그녀는 여러 사람의 불만이 접수돼 7개월 전 해고됐다.” (라이엇 게임즈)
니콜로 로랑 라이엇 게임즈 CEO가 직장 내 성희롱으로 고소됐다. 원고 섀런 오도넬은 로랑의 전 비서로, 수 년에 걸쳐 그로부터 성희롱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소장의 내용과 라이엇 게임즈 측 대응을 간단히 훑어봤다. 본 기사에 언급된 성희롱 관련 내용은 소장에 적힌 오도넬 측 주장이다.
1월 캘리포니아주 법원에 접수된 고소장에 따르면 로랑은 오도넬에 숱한 성희롱과 성차별을 가했다.
로랑은 부적절한 성적 어휘를 사용해가며 아내 모르게 자신의 집에서 만남을 가질 것을 제안했다. 오도넬을 팔로 감싸며 함께 여행을 가자고 말하고, 자신의 속옷 사이즈에 관해 적절치 못한 발언을 하기도 했다.
오도넬은 로랑의 성적인 접근에 거부 의사를 밝혔고, 이에 직장 내에서 불이익을 당했다. 점심 휴식 시간이 주어지지 않았고, 초과근무 수당을 포함, 노동 시간에 대해 정당한 대가를 받지 못했다. 결국에는 2020년 해고되기에 이르렀다.
성희롱에 더해 성차별 문제도 있었다고 오도넬은 말한다. 로랑은 오도넬의 신체적 외양에 대해 ‘더 여성스러워야 한다’고 말하는가 하면, 그에게 ‘말투를 조심하라’고 요구했다. 더 나아가 ‘여성 직원들은 아이를 낳아 코로나19로 인한 스트레스를 이겨내야 한다’는 상식 밖의 발언을 하기도 했다.
라이엇 게임즈는 외부 로펌에 송사를 일임했으며, 임원진으로 구성된 특별 위원회를 구성해 과정을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
로랑은 현재 평상시와 마찬가지로 업무를 진행 중이다. 라이엇 게임즈 대변인은 “로랑 CEO는 재판 과정에 완전히 협조할 것이다. 또한 라이엇 게임즈는 원고의 주장을 상세히 살피고 적절히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라이엇 게임즈는 원고가 해고된 경위에 대해서 즉시 반박 입장을 내놓았다. 대변인은 매체에 다음과 같이 전했다.
“원고의 주장 중 우리가 즉시 대응할 수 있는 내용이 한 가지 있다. 원고가 7개월 전 해고된 것은 원고에 대해 여러 사람이 불만을 접수했기 때문이며, 이 불만의 내용은 문서로 잘 기록돼있다.”
라이엇은 이전에 직장 내 잘못된 성문화로 고소된 바 있다. 2018년 11월 전·현직 라이엇 게임즈 직원 5명은 캘리포니아 동일임금법과 공정고용 및 주거법 위반 등을 이유로 라이엇 게임즈에 집단 소송을 제기했다. 소송 이전 폭로된 심각한 사내 성차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함이었다.
라이엇은 이를 ‘개인중재’로 무마하려 했다. 개인중재는 근로계약서에 명시된 관련 조항을 근거로 진행되는 합법적 절차다. 하지만 개인 대 회사가 비공개로 진행하기 때문에 양자가 동등한 입장에 설 수 없으며 투명성이 부족하다는 비판도 받는다. 라이엇 직원들은 개인중재가 부당하다며 파업으로 반발에 나섰다. 이에 라이엇은 개인중재를 철회하고, 더 나아가 근로계약에서 성희롱·성차별 관련 개인중재 조항을 제외하겠다고 밝혔다.
2019년 12월 LA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라이엇은 성차별로 피해 입은 1,000여 여성 직원들에 1,000만 달러를 배상하라는 판결을 받았다. 그러나 결국 2020년 1월 25일 법원은 다시 라이엇에 해당 소송을 개인중재로 해결할 것을 허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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