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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우리도 확률 알 수 없어요" 게임협회의 이상한 확률형 아이템 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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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석(우티) 2021-02-15 17:54:05

한국게임산업협회가 15일 '게임산업 진흥에 관한 법률 전부개정안'에 반대하는 내용의 의견서를 제출했다. 문체위 소속 의원들에게 전달한 해당 의견서에는 "확률형 아이템이 변동 확률의 구조를 가지고 있다"는 발언이 담겨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문제의 의견서 본문은 다음과 같다.

 

(전략) 게다가 현재 확률형 아이템의 경우 각 게임마다 확률형 아이템을 운영하는 방식이 천차만별일 뿐만 아니라 ‘변동 확률’의 구조를 가지고 있어 그 확률이 이용자의 게임 진행 상황에 따라 항상 변동되므로 해당 게임의 개발자들도 그 확률의 정확한 수치를 알 수 없는 경우도 있으며, 게임사업자로서는 애당초 특정한 확률형 아이템의 정확한 공급확률의 산정조차 불가능한 경우가 많음. 즉 이용자마다 어떻게 게임을 하는지가 모두 다르므로 같은 게임이라고 하더라도 해당 게임 내에서 어떤 경험치를 쌓는지 또는 어떤 진행을 보이는지에 따라 확률형 아이템의 종류별 공급확률 등은 불가피하게 모두 달라질 수밖에 없는데, 수십 또는 수백만 명 이상의 이용자들을 상대로 각 유저별 경험치·진행에 맞추어 확률형 아이템의 종류별 공급 확률 등을 제공하는 것은 실현가능성이 없으므로 심도 있는 검토가 필요함. (이하 생략)


요약하자면 확률형 아이템을 만드는 개발자들도 확률의 정확한 수치를 모르는 경우가 많으며, 애초에 확률을 산정하는 것조차 불가능한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현재 국회에 제출된 게임법 개정안에 따르면, 확률형 아이템이란 "직·간접적으로 게임이용자가 유상으로 구매하는 게임아이템(유상으로 구매한 게임아이템과 무상으로 구매한 게임아이템을 결합하는 경우도 포함하며, 무상으로 구매한 게임아이템 간 결합은 제외한다.) 중 구체적 종류, 효과 및 성능 등이 우연적 요소에 의해 결정되는 것"을 말한다.

 

그런데 게임산업협회가 이 확률형 아이템의 공급 확률을 본인들도 모르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개정안에는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법적 정의와 게임사가 법적으로 뽑기 확률을 공개해야만 한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현재 업계는 자율에 따라 확률형 아이템의 확률을 공개하고 있으며, 한국게임정책자율기구가 미준수 게임물을 발표하고 있다.

 

이러한 내용이 협회의 이름으로 공개되자 게이머들은 분노하고 있다. 현재 공개되는 각종 확률이 변동되는 것이라면 지금 자율규제에 맡기는 확률도 전부 거짓일 수 있다는 말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현재 업계는 빙고형, 기존 아이템 강화형 등 변형 아이템에 대한 확률 공개는 하지 않는 상황.

 

의견서는 업계를 대변하는 협회의 중차대한 오해로 인해 빚어진 것으로 추측된다. '실제로 변동 확률의 성격을 가지는 MMORPG의 사냥터 아이템 드랍 확률과 자신들이 판매하는 유료 아이템의 확률을 헷갈린 것이 아닐까'라는 예상을 해볼 수 있다. 

 

특히 협회는 기존에도 뽑기형 '확률 아이템'과 확률을 가지고 드랍하는 아이템을 구분했지만, 용어 자체를 다르게 쓰지 않았다. 실제로 드랍 아이템도 확률에 의해 획득하기에 이를 확률형 아이템으로 구분을 하고 있다. 다만 현재 확률형 아이템은 곧 뽑기형 확률 아이템이라는 개념이 일반화된 상태에서 확률형 아이템의 정의를 혼용하면서 다르게 해석되기를 의도하는 게 아닌가 의문은 남는다.

 

이번 의견서에도 개정안의 확률형 아이템의 정의가 명확하지 않아서 사업자의 예측 가능성을 저해한다는 주장이 발견된다.

 

게임협회 관계자는 디스이즈게임과의 통화에서 "보고서 내용을 축약하다 보니 오해가 발생한 것이다. 지적하는 부분에 대해서 잘 알고 있고, 조만간 이에 대해 빠르게 바로 잡을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단, 구체적으로 어떠한 식으로 내용을 바로잡겠다는 것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Update: 21-02-16 14:03]

 

협회는 15일 16시 경, 다음과 같은 정정 내용을 전했다. 이하 메일 원문.

 

'게다가 현재 확률형 아이템의 경우 각 게임마다 확률형 아이템을 운영하는 방식이 천차만별일 뿐만 아니라, 일부 해외 게임에서 아이템 구성 비율이 각 게임 내 이용자의 진척도나 이미 획득한 아이템에 의해 다음 아이템의 획득 확률이 영향을 받는 ‘변동 확률’의 구조를 가진 게임도 있어 심도 있는 검토가 필요함'


일부 해외 게임만이 '변동 확률'로 운영되고 있으나 마치 모든 게임이 '변동 확률'로 운영되는 것처럼 오인될 수 있어 이 부분을 바로 잡고자 합니다.  


협회가 문제시한 전면개정안은 더불어민주당 이상헌 의원실의 안(의안번호 2106496)이다. 같은 당 조승래 의원실과 유동수 의원실도 게임법 개정안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