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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레메디, 신작 하나 안 내고 ‘매출 30% 신장’… 어떻게 했나

테로 비르탈라 CEO, “좋은 게임은 수명이 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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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승언(톤톤) 2021-02-16 16:40:24

1년 내내 신작 한 편 출시하지 않았다. ‘잘 나가는’ 온라인 서비스 타이틀도 없다. 그런데 매출은 전년보다 30% 증가했다. <컨트롤> 개발사 레메디의 이야기다. 어떻게 가능했을까?

 

15일(현지시간) 가마수트라 등 외신은 2020년 레메디가 4,110만 유로(약 548억 원)로 역대 최고 매출을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이 수치가 눈에 띄는 이유는 레메디의 ‘가장 최근 작품’이 2019년 8월 발매된 <컨트롤> 하나뿐이기 때문이다. 게임이 나온 해보다 그다음 해에 훨씬 많은 매출을 올렸다.

 

일각에서는 당연하다는 반응이다. <컨트롤>은 2019년 8월부터 1년 동안 에픽게임즈 스토어에서만 독점적으로 판매됐기 때문이다. 2020년 하반기가 되어서야 기타 플랫폼 진출이 시작됐기 때문에, 이후의 매출 증가는 놀라운 것 없다는 시각이다.

 

그러나 에픽게임즈 스토어 기간독점으로 출시된 게임들이 전부 <컨트롤>과 같은 성과를 올리지는 못했다. 따라서 게임의 자체적 장점과 레메디의 마케팅 수완도 무시할 수만은 없다는 의견이 나온다.

 

 

출시 직후 <컨트롤>은 유저들에 크게 어필하지 못했다. 다소 레트로한 게임구조와 ‘에픽 독점작’이라는 한계가 원인으로 지목됐다. 하지만 매체들은 게임을 호평했다. 몰입감 높은 내러티브, 뛰어난 물리효과, 음울하지만 미려한 그래픽, 매력적 캐릭터, 잘 짜인 액션 등이 좋은 평가의 배경이었다. 여기에 게임을 먼저 접한 에픽게임즈 유저들까지 호평에 합세해 게임은 입소문을 탔다.

 

이렇게 높아진 관심을 매출로 이어 나가기 위해 레메디는 독점계약 만료 이후로 광폭적인 플랫폼 확장 행보를 보였다. 현시점에 <컨트롤>은 Xbox 게임패스, 아마존 루나, 닌텐도 스위치, Xbox One, Xbox 시리즈 X|S, PS4, PS5, 등 거의 모든 주류 소프트웨어/하드웨어 플랫폼에서 판매 중이다.

 

2020년 8월 출시된 DLC <AWE>도 매출 성장에 힘을 보탰다. 본편의 엔딩이 다소 모호했던 탓에 기존 팬들은 <AWE>가 스토리를 보완해줄 것이라는 기대를 모았다. 더 나아가 레메디의 과거 인기작 <앨런 웨이크>와 스토리 상의 접점이 공개된다는 사실도 여러 게이머의 관심을 끌었다.

 

그 결과 레메디의 2020년 하반기 영업이익은 1,010만 유로(약 135억 원)로, 전년 동기 대비 두 배가 됐다. 2020년 전체 영업이익 1320만 유로(약 176억 원) 중 약 76%가 하반기에 몰려 있는 셈이다.

 

테로 비르탈라 레메디 CEO는 게임 자체의 ‘품질’을 이러한 성과의 주원인으로 짚었다. 그는 “좋은 게임은 생명 주기가 길다는 사실이 증명됐다”고 자평했다.

 

레메디는 그러나 <컨트롤>의 성공에만 계속 매달리지는 않을 예정이다. 비르탈라는 “추가 지원으로 <컨트롤>을 더 확장할 것이다. 하지만 개발팀은 점진적으로 새 게임 개발 업무로 이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레메디는 스마일게이트의 <크로스파이어 X>와 멀티플레이 타이틀 <뱅가드> 등 신작들을 개발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