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러란 일상을 뒤흔드는 것이다.”
전설적인 호러게임 <사일런트 힐>의 아티스트 겸 감독 토야마 케이치로가 새로 공개한 아트워크가 호러 팬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이번 아트워크는 보케 게임 스튜디오의 공식 유튜브 채널에 게시된 토야마의 인터뷰 영상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독자에 따라 불쾌감을 느낄 수 있는 이미지여서 주의를 요한다. 일부 인간의 원형을 보존했을 뿐, 전체적으로 공포스럽고 기괴하게 변형된 괴물들의 모습은 <사일런트 힐> 속 추억(?)의 크리처들을 떠올리게 만든다.
토야마 케이치로는 <사일런트 힐> 첫 작품을 담당해 시리즈의 ‘아버지’로 통한다. SIE 재팬 스튜디오에서 20여 년을 근무하다가 2020년 12월에 회사를 떠났다. 이는 자신의 개발사 ‘보케 게임 스튜디오’를 설립하기 위해서였다. <더 라스트 가디언>, <퍼펫티어>의 사토 카즈노부, <그라비티 러쉬>의 오구라 준야 등 게임 디자이너들도 창업에 함께했다.
인터뷰 영상에서 토야마는 후속작의 전반적 컨셉과 창작 아이디어에 대해서도 간단히 논했다. 토야마는 “평소 만화를 즐겨 보는데, ‘죽음의 게임’이라는 소재가 인기다. 이런 만화들은 잔혹한 상황에 엔터테인먼트 요소를 첨가한다. 나도 자연스럽게 이런 접근을 선택하게 됐다”고 전했다.
토야마가 말하는 ‘죽음의 게임’이란 만화 <신이 말하는 대로>, <간츠>, 영화 <쏘우>, 드라마 <앨리스 인 보더랜드> 등 여러 작품에서 등장한 소재다. 주로 평범한 일반인들이 모종의 이유로 목숨이 걸린 기괴한 게임을 강요당하는 내용을 다룬다.
토야마에 따르면 이러한 유형 이야기들은 평범한 사람들이 비합리적인 상황에 빠져들었을 때의 공포를 잘 보여준다. 와중에 주인공들은 액션과 드라마를 펼치며 감정적인 극단에 내몰린다. 토야마는 “내 차기작에서도 이러한 요소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그가 평소 견지하는 ‘호러관’에도 부합한다. 그는 “내가 생각하는 호러란 일상을 뒤흔드는 것이다. 호러란 모름지기 그저 무서운 것들을 보여주기보다는 우리 자신의 위치와 누리고 있는 평화에 대해 의구심을 가지게 만들어야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