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들의 흥분은 숫자로 반영되었다. 유튜브에서 해당 영상의 ‘좋아요 대 싫어요’는 19일 현재 1만 7,000 대 338로 좋아요 쪽이 압도적이다. 짧은 트레일러 속 어떤 점들이 이토록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을까? 하나씩 짚어봤다.
원작 팬이라면 큰 설명 없이도 영화 속 캐릭터들을 원작 캐릭터들과 하나하나 ‘매치’ 시킬 수 있을 듯하다. 캐릭터의 중요한 외모적 특징을 영화에 제대로 담았기 때문이다. ‘잭스’의 기계팔이나 ‘스콜피온’의 쇠사슬, ‘쿵 라오’의 모자 등은 모두 원작을 충실히 빼닮았다.
동시에 실사 영화에 등장하기에 큰 어색함이 없도록 디자인을 다듬었다. 예를 들어 게임에서 캐릭터 식별을 위해 노란색, 파란색 등 원색이 많이 가미되어있던 ‘스콜피온’과 ‘서브제로’의 복장은 영화에 맞게 훨씬 어둡고 채도가 낮아졌다.
29년이라는 시간 동안 ‘잔인함’은 <모탈 컴뱃>을 관통하는 키워드였다. 1995년 처음 영화화된 폴 W.S 앤더슨 감독의 <모탈 컴뱃>도 기술 부족의 한계 속에서도 잔인함을 최대로 끌어올리는 연출에 공을 들였다.
특히 매치 마지막, 그로기 상태가 된 적을 처형하는 ‘페이탈리티’ 콘텐츠는 시리즈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게임이 처음 발매된 당시에도 그 잔인함이 지나쳐 북미에서 사회문제로 대두되기도 했다. 그럼에도 전통은 이어졌고, 최근 작품에서도 각종 창의력 넘치는 페이탈리티를 감상할 수 있다.
이번 트레일러에 ‘페이탈리티’가 직접 등장하지는 않았다. 그런데도 여기에 팬들이 실망한 기색은 크게 보이지 않는다. 등장인물의 팔이 폭발하는 장면, 신체가 절단, 관통되는 등의 노골적 고어 연출이 ‘충분히’ 등장했기 때문이다. 본편이 트레일러만큼 과감한 장면을 많이 포함하고 있을지 궁금해진다.
<어벤져스> 시리즈로 인해 영화 속 ‘슈퍼 파워’ 연출과 액션에 대한 대중의 기대는 크게 높아졌다. 그런 관점에서 봐도 <모탈 컴뱃>의 액션은 부끄럽지 않은 수준으로 보인다.
트레일러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인물은 초능력으로 얼음을 다루는 암살자 ‘서브 제로’다. 서브 제로가 산탄 펠릿을 공중에서 얼어붙게 만들고, 적의 팔을 얼려 부수고, 얼음으로 된 벽을 만들어 내는 등의 CG 연출은 자연스럽다. 더 나아가 아무런 부연설명 없이도 인물의 특성을 분명하게 묘사하는 데 성공했다.
액션 시퀀스도 게임을 보는 듯 확연하게 눈에 들어온다. 컷을 많이 지나치게 나누지 않고, 액션의 인과가 뚜렷하게 눈에 들어오게 연출했다. 인물들이 어떤 동작을 취했고, 상대를 어떻게 타격했는지, 그 결과는 무엇인지 어렵지 않게 파악할 수 있다.
트레일러의 마지막, 서브 제로와 싸우던 스콜피온이 외치는 대사 “이리 와라!”(Get over here!)는 원작의 상징적 장면을 향한 영화의 ‘리스펙트’를 짐작게 하는 대목이자, 팬 서비스다.
“Get over here”는 시리즈를 통틀어 가장 유명한 대사로 통한다. 시리즈 대표 캐릭터 스콜피온이 인게임에서 적을 끌어올 때 이 말을 외친다. <스타워즈> 시리즈 팬 중에 ‘내가 네 아버지다’(I am your father)라는 대사를 모르는 사람이 없듯, 이 대사를 모르는 <모탈 컴뱃> 팬도 없다.
그뿐만 아니라 용으로 변신한 리우 캉의 모습, 케이노의 ‘눈 레이저’ 등, 팬들이 반가움을 느낄 만한 요소가 잘 드러나 있다. 이러한 개별 장면 연출에 더해 인물묘사, 스토리 등에서도 원작을 향한 존중과 팬을 향한 배려가 잘 배치되어 있다면, 본편 역시 팬들의 환심을 사기에 충분한 작품일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