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조이에서는 규모가 큰 업체일수록 낮은 번호의 홀에 위치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1홀에는 텐센트를 비롯해 넷이즈, 샨다, 나인유, 더나인, 거인, 킹소프트, 완미시공 등 우리에게도 친숙한 주요 게임업체 8곳이 모두 모여 있죠.
2홀에는 EA, 기린게임, UI게임처럼 (중국 내에서) 앞의 8곳보다는 인지도가 약간 낮은 게임업체들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3홀에는 스네일게임즈나 광우유희 등 몇몇 게임업체를 제외하면 대부분 게임과 관련 없는 부스들입니다. 주로 코스프레나 음료 선전 등의 부스로 꾸며졌죠.
지금부터 소개할 창유는 차이나조이 2009 2홀에 위치한 게임업체입니다. 하지만 파급력만은 1홀의 개발사와 견주어도 전혀 부족하지 않습니다. 속된말로 ‘2홀의 짱’ 정도라고 할까요? 게다가 아직 설립한 지 2년도 지나지 않은 신생 업체여서 중국에서도 주목을 받고 있죠.
중국의 ‘떠오르는 다크호스’로 인정 받는 신세대 게임업체 ‘창유’ 부스를 찾아가 봤습니다. /디스이즈게임 차이나조이 특별취재팀
창유의 전체 부스 전경.
■ 700명 직원 평균연령 26세의 창유
창유는 중국의 1세대 IT 기업 소후(SOHU) 그룹의 자회사입니다. 과거 소후 그룹이 게임산업에 뛰어들면서 소후 게임사업부로 시작한 창유는 개발력을 인정 받아 2007년 12월 독립법인을 세웠습니다. 이후 나스닥에도 상장했죠. 현재 700여 명의 직원이 있으며 평균연령은 26세로 중국에서도 아주 젊은 편에 속합니다.
참고로 모회사인 소후는 3억 위안을 들여 중국 최대 게임 커뮤니티 포털 17173.com을 인수한 IT 업계의 ‘괴물’입니다. 덕분에 창유는 ‘다수의 젊고 창의적인 인력’, ‘모회사의 든든한 지원’, ‘게임매체 17173을 통한 꾸준한 홍보’ 등 어지간한 업체라면 하나도 얻기 힘들 조건들을 고루 갖추고 있습니다.
상상이 잘 안 가신다고요? 간단히 가정해서 ‘NHN이 다음과 디시인사이드를 인수합병하고 게임 업체 하나를 중점적으로 밀어주고 있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것도 직원만 700명 규모의 개발사를 말이죠. 개발비 지원은 물론 디시인사이드와 네이버의 각 페이지마다 광고가 올라옵니다. 젊은 인력이 중심이라 창의성도 뛰어나죠. 이쯤 가면 ‘엄마 친구 아들이 다니는 회사’가 되겠군요.
■ 대표 무협게임으로 승부하는 창유
창유의 대표작은 <천룡팔부>와 <녹정기>, <도검영웅>의 세 가지 입니다. 이번 차이나조이 2009 부스도 <천룡팔부>와 <녹정기>, <도검영웅>의 후속작 <도검영웅2>를 내세웠죠.
[천룡팔부] 창유를 지금의 위치로 끌어올려 준 게임입니다. 중국 최대포털 바이두의 게임 랭크에서도 꾸준히 10위권을 지키고 있죠. 원작은 유명한 김용의 동명소설입니다. 중국에서는 드라마까지 만들어졌을 만큼 인기가 높죠. 게임 <천룡팔부> 역시 서비스를 시작했을 당시 중국게임 치고는 완성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원작의 세계관을 제대로 구현한 점이 통했다고 하네요.
배경이나 오브젝트 등도 중국의 냄새가 물씬 배어납니다.
[녹정기] 역시 김용의 동명 원작소설을 바탕으로 한 게임입니다. 소설 녹정기는 한국에서도 잘 알려져 있죠. 철저하게 캐주얼 유저층을 노린 <녹정기>는 귀여운 캐릭터 그래픽과 녹정기 특유의 방대한 세계관이 특징입니다. 얼마 전 첫 테스트에 들어갔으며 상당히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합니다. 7명의 애첩이 귀엽게 등장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네요. 부스에서도 여성 유저가 많이 찾아오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도검영웅] <도검영웅>은 중국 최초의 온라인 대전격투 게임입니다. MMORPG와 대전격투를 섞은 독특한 시스템 덕분에 접근성이 매우 낮은데도 불구하고 약 10만 명의 동시접속자수를 기록하고 있다는군요. <천룡팔부>가 창유의 이름을 알린 게임이라면 <도검영웅>은 창유의 기획력을 알린 게임입니다.
왜 완성도면에서는 모두 인정하지만 정작 흥행에는 크게 성공하지 못 한 게임 있잖아요. <도검영웅>도 이와 비슷한 경우라고 하네요.
참고로 중국에서는 <도검영웅2>가 테스트를 앞두고 있습니다. 창유에서는 CG 영상까지 만들어서 공개 중일 만큼 홍보에 여력을 올리고 있으며 유저들도 기대하는 중이라고 하네요.
일반 MMORPG와 비슷한 방식으로 진행하다가 특정 상황에서는 상단에 체력이 나오는 1:1모드로 돌입한다!
■ 차이나조이 2009 창유 부스 탐방
젊은 인력이 많은 탓일까요? 창유의 부스는 매우 ‘발랄’합니다. 무대 곳곳을 최근 중국 젊은이들에게 인기 있는 일본풍으로 꾸며놨습니다. 곳곳의 쇼걸은 메이드를 연상시키는 복장을 하고 있습니다. 다른 부스에서 주로 내세우는 무협이나 섹시함과는 약간 거리가 있죠.
캐릭터 상품도 다양합니다. 일본에서나 볼 줄 알았던 캐릭터 쿠션은 물론 아기자기한 몬스터 인형도 있습니다. 어느 것도 최대한 귀여움으로 살렸죠. 당연하지만 모두 창유의 게임에 나온 캐릭터들입니다. 특히 <천룡팔부>의 몬스터 인형이 가장 인기가 좋더군요.
7명의 애첩 이야기가 나오는 <녹정기>는 그 이름과 걸맞게 각종 여성 캐릭터 쿠션을 선보이네요. 인기는 좋았는데 다들 어디론가 숨겨서 들고 나가더군요.(…)
한쪽에는 이벤트 행사표와 쇼걸 게시판도 마련돼 있습니다. 센스가 돋보이는 부분!
부스 안쪽도 톡톡 튑니다. 게임의 시연이나 소개는 거의 찾아볼 수 없습니다. 특히 <도검영웅2>는 홍보가 전혀 안 돼서 다들 그게 <도검영웅2> 시연대인 것도 모르더군요. 그도 그럴 것이 노트북 하나만 설치해 놓고 아무런 설명조차 안 되어 있으니까요. 그나마도 고객센터 바로 옆에 위치한 탓에 얼핏 보면 ‘위치검색용 노트북’으로 보일 정도였답니다.
대신 창유의 부스에는 관람객이 한 번씩 찾아올 만한 장치들을 게임과 연관 지어 마련해 뒀습니다. 예를 들면 이런 것입니다.
<도검영웅2>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장소입니다. 창유의 부스에서 가장 인기가 높았습니다. 사람이 없는 순간을 찍기가 거의 불가능 하더군요. ^^;
바로 옆에 마련된 캐릭터 뽑기입니다. 다만 공짜는 아니고 5~20 위안을 넣어야 캐릭터 인형을 얻을 수 있습니다. 우리 돈으로 약 1,000~4,000 원 정도입니다.
부스 반대편의 모습입니다. 각종 게임의 영상과 <검선> 폭포의 모습이 보입니다. 조금 더 가까이 가 볼까요?
소후에서 퍼블리싱하는 <검선>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곳입니다. 뒤에 있는 인조폭포에서는 진짜 물이 흐릅니다. 촬영 내내 관람객들이 재미 삼아 손을 넣었다 빼는 광경도 목격할 수 있었죠.
맞은 편에도 크레인 게임기가 놓여 있습니다. 게임기만 찍으려는데 갑자기 나타나서 포즈를 잡아 주더군요. -0-
단돈 1 위안(200 원)에 캐릭터 인형을 뽑을 수 있는 찬스! 하지만 비닐 때문에 크레인이 계속 미끄러집니다. 잔인한 사람들. OT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