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연방의회(Bundestag)가 자국 미성년자 대상으로 게임 내 루트박스(loot box·확률형 아이템) 판매를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고 슈피겔이 보도했다.
새 법안은 독일 가족부가 20년 만에 청소년 보호법을 개정하면서 발의했다. 법안에 따르면 향후 독일 내에서 미성년자 이용가 게임들은 도박과 유사한 활동이나 그러한 상품 구매를 유도할 수 없다. 따라서 루트박스의 판매 자체를 금지하는 법안은 아니다. 그러나 앞으로 루트박스 메커니즘을 포함한 게임은 독일 내에서 성인용 게임으로 분류될 가능성이 있다.
법안은 아직 연방참의원(Bundesrat) 동의를 남겨두고 있다. 최종 의결되면 수개월 내로 실효를 발휘할 예정이라고 슈피겔은 전망했다. 이 경우 기존에 미성년자 대상으로 제한 없이 서비스되던 <피파 21>등 게임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매체는 내다봤다.
개정법상 <피파 21>이 미성년자 이용가 등급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게임의 디폴트(기본) 상태에서 루트박스 시스템이 제거되어야 한다.
EA의 <배틀프론트 2> 루트박스
법률이 제정될 경우 국가에 의한 구체적 형태의 확률 아이템 규제라는 점에서 파장이 예상된다. 확률형 아이템 관련 법적 이슈는 최근 몇 년간 세계 각지에서 빈번해지는 추세다.
2021년 2월 에픽게임즈는 미성년자 게이머 학부모들이 제기한 루트박스 집단 소송에서 패소했다. 원고는 에픽게임즈가 2019년 <포트나이트>의 ‘라마’ 루트박스의 아이템 별 획득확률을 고지하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회사를 고소했다. 패소한 에픽게임즈는 <포트나이트>, <로켓리그> 등 자사 게임 루트박스의 구성 품목을 공개하도록 정책을 바꿨다. 또한 해당 유형 아이템 구매자들에게 인게임 재화인 ‘V-벅스’를 보상으로 지급할 예정이다.
EA는 2020년 10월 네덜란드 헤이그 법원에서 1,000만 유로(약 132억 원) 벌금형을 받았다. EA <피파>시리즈의 루트박스가 도박에 해당하며, 이는 네덜란드 도박 금지법 위반이라는 2019년 판결에 따른 것이다. EA는 항소를 준비 중이다.
반면 스스로 확률형 아이템 모델을 탈피하려는 게임사도 있다. 캡콤은 2020년 마지막 실적발표에서 루트박스, 가챠 등 ‘복권 스타일 게임 메커닉’에 반대하는 기조를 발표했다. 이들은 자사 모바일 게임에서 가챠 요소를 줄이겠다고 선언했다. 콘솔 타이틀의 경우 전체 게임은 추가 금액 없이 즐길 수 있도록 하고, 랜덤형 아이템이 아닌 다소의 추가 콘텐츠를 저렴한 가격에 제공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캡콤은 “게임은 ‘복권 당첨’에서 오는 짜릿함이 아니라 게임플레이 자체가 제공하는 오락적 가치를 위해 즐겨져야 한다고 믿는다. 우리는 행복을 선사해야 할 게임들이 과도한 과금 유도로 정 반대 역할을 하길 원하지 않는다. 모든 유저가 우리 게임을 공정하고 안전하게 즐길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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