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온라인게임이 한국 온라인게임을 따라잡기에는 아직 역부족인 것이 사실이다.” 중국 게임업체 관계자의 솔직한 말이다.
지난 23일부터 열린 ‘차이나조이 2009’는 100여 개 중국 게임업체가 참여하면서 규모 면에서는 세계적인 수준을 자랑했지만, 참가업체가 선보인 게임의 질적인 수준에선 아직 갈 길이 먼 것으로 파악됐다.
중국 온라인게임의 가장 큰 문제는 창의성과 다양성의 부족으로 보인다.
넷이즈, 나인유, 텐센트 등 중국 주요업체들이 다양한 신작을 들고 나왔지만 눈에 띄는 게임을 찾긴 힘들었다.
신작 게임 대부분이 무협을 소재로 한 것들이어서 각 업체의 게임을 한곳에 모아놓으면 어느 업체의 어떤 게임인지 구분하기 힘든 게임들이 많았다.
중국 온라인게임 기대작, 아직은 좀...
올해 차이나조이에서 최고의 기대작으로 손꼽혔던 <검협정연3> <징기스칸> <뮤X> 등도 마찬가지다.
<검협정연3>는 킹소프트의 야심작으로 100억 원 이상이 투입된 대작으로 큰 기대를 모았지만 전시장에 출품된 게임의 모습은 기존의 시리즈와 별다른 차이가 없었다. 이 때문에 엔씨소프트의 <아이온>을 능가할 것이라는 킹소프트의 말과는 거리가 멀어 보였다.
기린소프트의 야심작인 <징기스칸> 역시 차이나조이 행사장에선 돋보이는 게임이었지만 한국의 MMORPG와 비교했을 때 우위에 있다고 보기 힘든 측면이 많았다.
논란이 된 더나인의 <뮤X> 역시 웹젠의 <뮤>를 상당부분 차용한 것으로 밝혀지면서 큰 관심을 끌지는 못했다. 다만 일종의 ‘노이즈 마케팅’으로 시선을 끌었을 뿐이다.
짝퉁으로 보이는 게임 여전히 많아
특히 지난해에 이어 올해 차이나조이에서도 ‘짝퉁 게임’ 문제는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뮤X> 뿐만 아니라 <던전앤파이터>와 유사한 <귀취등>, <몬스터헌터 프론티어 온라인>을 닮은 <헌터 블레이드>, <러브비트>의 짝퉁게임으로 여겨지는 <51신현무>, <오디션2>와 비슷한 <경무단2> 등이 전시되면서 한국 게임업계 관계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다만 중국 게임업체들이 차이나조이 일정에 맞춰 다양한 신작 온라인게임을 선보이면서 온라인게임 중심의 게임쇼로 자리매김했다는 점에서는 높이 평가할 만했다.
텐센트가 와이드화면 방식을 채택한 <대명용권>과 <QQ선협전>을 선보였고 완미시공과 더나인이 각각 <신귀전기>와 <뮤X>를 공개했다.
이외에 넷이즈의 <역삼국>, 거인의 <5신현무>, 나인유의 <시티 트랜스포머 온라인>, 킹소프트의 <검협정연3>와 <반공행동>, CDC의 <양검>, 오브젝트소프트의 <천교3>, 기린소프트의 <징기스칸> 등이 이번 전시회를 통해 공개됐다.
미숙한 행사 운영, 선정성 논란 여전
행사에 참가한 게임업체들은 게임 컨텐츠보다 쇼를 보여주는 데 더 집중한 것처럼 보였다. 몇몇 업체는 행사장 도우미들의 과감한 노출로 선정성 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관람객들 역시 새로운 게임을 체험하기보단 이벤트 상품을 얻는데 더욱 열중했다. 게임업체 부스의 체험존이 한산했던 반면 선물을 나눠주는 도우미 근처에는 긴 행렬이 이어졌다.
차이나조이 사무국의 부실한 전시장 운영도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관람객들을 가장 지치게 만드는 것은 쉴 공간의 부족이었다.
하루에 3만 명 가량의 관람객이 몰렸지만 전시장 어디에도 쉴 수 있는 공간은 없었다. 또 제대로 식사할 곳이 없어서 홀 한켠에 비어있는 공간에 쭈그려앉아 끼니를 떼우는 이들이 많았다.
B2B관의 운영도 문제로 지적됐다. 차이나조이 행사장에서 20분가량 떨어진 별도의 공간에 B2B관이 마련되면서 상담을 원하는 바이어들은 많은 불편을 겪었다. 또 행사장을 한번 나가면 다시 들어올 수 없는 방침 때문에 2중으로 돈을 써야 했다.
이 외에 해외 게임업체들의 전시회 참가가 적었다는 점도 아쉬움을 남겼다. 이번 차이나조이에 참가한 외국 업체는 EA와 UBI소프트 정도가 전부였다.
한편 차이나조이 사무국은 올해 행사장을 찾은 관람객 수 등의 데이터를 아직 공개하지 않고 있다. 올해 관람객 수는 지난해(11만 명)보다 많을 것으로 추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