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형 컨테이너선 에버기븐호가 사고로 항로를 이탈하면서 세계 물류의 길목 수에즈 운하를 6일 째 가로막고 있다. 이에 <플라이트 시뮬레이터 2020>(플심) 유저들은 꽉 막힌 수에즈 운하를 구현한 모드(MOD)를 만들어 공유하고 있다는 소식.
28일 <플심> 유저 커뮤니티 'flightsim.to'에는 '에버기븐 - 수에즈 교통 체증'이라는 이름의 모드가 게시됐다. 해당 모드에는 운하 위를 막고 있는 화물선, 걸프만 근처에서 이동하지 못하고 있는 다른 배들과 복구 작업에 한창인 예인선과 굴삭기가 담겨있다. 이 모드는 출시 하루도 되지 않아 1,300 다운로드를 기록하며 인기 모드에 올랐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CEO 기술 고문(Technical Advisor) 맷 벨로조(Mat Velloso)는 <플심> 유저들이 모드를 활용해 막힌 수에즈 운하를 비행하는 모습을 자신의 트위터에 올리기도 했다. 그는 "<플심>이 '배 시뮬레이션'이 아니라서 다행"이라며 "만약 그랬다면 플레이어들이 짜증을 냈을 것"이라고 농담했다.
<플심>은 MS의 시뮬레이션 게임으로 '가장 현실적인 시뮬레이션'이라는 평가를 받는 게임이다. 작년 8월, 14년 만의 후속작 <플심 2020>을 출시했다. 전 세계의 모든 공항과 도시, 지형을 세밀하게 묘사하는 한편, 현실에 가까운 비행 상황 구현도 호평받고 있다. 게임의 전체 지형 데이터는 무려 2PB에 달하는데, 플레이어 화면에 맞춰서 필요한 지형을 서버에서 스트리밍 받는 방식으로 화면 위에 구현된다.
한편 최근 보도에 따르면, 수에즈 운하 관리청은 에버기븐호를 운하에서 부양하는 작업에 성공했다. 하지만 몇몇 전문가들로부터 "운하 정상화에 수주가 걸릴 수 있다"라는 전망이 나오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