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 트레이싱일까? 아니면 제2의 <샤이닝 니키> 사태일까?
4월 13일 SNS에서 논란이 일었다. 중국 모바일게임 <황제라 칭하라> 홍보 포스터에 나온 의복이 아이유가 드라마 <달의 연인>에서 입었던 한복과 유사하다는 지적이다. 덕분에 몇몇 누리꾼들은 <샤이닝 니키> 사태처럼 중국이 또 한복을 중국 문화라고 주장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비교 이미지만 보더라도 게임 캐릭터와 아이유가 입은 복장은 매우 비슷하다. 꽃을 든 손 모양도 닮았다.
전문가의 판단이 필요했다. 4명의 게임 전문 일러스트레이터에게 문의했다. 그들은 이렇게 답했다.
“속단하기는 힘들지만, 매듭과 어깨 주름을 보면 트레이싱처럼 보인다. 손 정도만 살짝 수정한 것처럼 보인다.”
결론: 트레이싱은 확실해 보인다.
<황제라 칭하라>는 2018년 국내 출시된 중국 모바일게임으로, 청나라를 배경으로 한 게임이다. 게임 내에 명확히 나오는 것은 아니지만, 누가 보더라도 중국이 배경임을 알 수 있다.
이에 일부 누리꾼들은 “한복은 한국 것이다”, “또 동북공정이냐”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중국을 배경으로 한 게임에 한복을 등장시켜, 은근슬쩍 한복을 중국 전통 복장처럼 둔갑시켰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동북공정’으로 단정짓기는 어렵다.
<황제라 칭하라>의 중국, 미국판은 ‘중국식 의복’을 강조하고 있는 반면, 일본 서비스 버전은 ‘기모노’를 내세웠다. 마찬가지로 한국 서비스는’ 한복’을 강조했다. 게임 안에서 ‘한복’이란 단어를 언급하지 않았지만, 이번 포스터도 해당 지역 홍보를 위한 단순한 목적으로 보는 게 더 타당하다.
드라마 <달의 연인>은 중국 드라마 <보보경심 려>의 리메이크다. 무대를 ‘청나라’에서 ‘고려’로 바꾸긴 했지만, 의상 및 역사 고증이 잘못됐다는 지적이 많았다.
<달의 연인>은 2016년 중국 동영상 업체 ‘유쿠’에 회당 40만 달러(약 4억 5천만 원)에 수출됐다. 중국에서도 인기가 높았다. 중국 일러스트레이터들의 트레이싱 소재가 될 가능성도 높아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홍보 포스트에 대해 자세한 내막을 알기 위해 디스이즈게임은 4월 14일 개발사 ‘클릭터치’에게 문의 메일을 보냈다. 아직 답장을 받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