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대에 위치한 KT&G 상상마당에서는 그동안 흔치 않았던 게임 전시회가 열리고 있습니다. 이름하야 '전자오락관 소년 - 딱 한 판만!'.
'딱 한 판만!'이란 말은 과거 오락실이나 집에서 재믹스나 패미컴을 갖고 게임을 즐겼던 분들이라면 누구나 어머니, 혹은 친구들에게 한 번쯤은 반드시 해봤던 말일 겁니다. 지금도 마찬가지겠지만요.
네. 그렇습니다. 이번 전시의 주제는 바로 고전 게임과 과거의 전자오락실입니다. 당시의 기억을 되살리며 추억을 더듬자는 취지의 행사죠. 하지만 옛날 게임을 그저 갖다놓고 체험만 하는 재현용 행사가 아닌, 여러 가지 게임의 테마에 대한 재해석과 변용을 시도한 전시였습니다.
8월 16일까지 열리는 이 행사는 매일 평균 200~300명 정도가 방문하고 있고 한 번 오신 분은 꼭 다시 오셔서 즐기고 간다는 게 안내직원의 설명입니다..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요즈음, 더위도 피할겸 게임도 즐기러 오는 분들도 있다고 하네요.
일단 제가 이 행사를 맛배기로 보여드리지만 한 번쯤 방문해보시는 건 어떨까요? / 디스이즈게임 박상범 기자
이곳이 전시가 열리고 있는 홍대 근처의 KT&G 상상마당입니다.
전시장 전경입니다. 그리 넓지는 않은 공간이지만 적절한 배치와
<테트리스>를 메인 테마로 한 설치 구성들이 눈에 띕니다.
※ 비디오 게임의 탄생
비디오 게임의 탄생이라는 주제를 가졌지만 작품은 최초의 비디오게임인 <퐁>이 아니라
<스페이스 인베이더>였습니다.
하지만 온 몸을 써서 플레이한다는 아이디어는 조작에 색다른 재미를 줍니다.
크기로는 분명 두 명이서 플레이를 해야 할텐데 '2인 이상 탑승금지'라고 써있군요.
신발은 벗고 올라가달라는 문구까지! ^^;
※ 고전게임의 향연
이곳에서는 <랠리X>, <디그더그>, <너구리>, <타임파일럿>, <스페이스 인베이더>,
<동키콩>, <카발>, <메탈슬러그>, <던전앤드래곤>, <퍼즐버블> 등
다양한 고전 게임을 1인용 혹은 2인용으로 즐길 수 있습니다.
※ 슈팅 게임 연대기
이곳에서는 <스페이스 인베이더>, <트윈코브라>, <라이덴>, <제비우스>, <그라디우스>,
<갤러그> 등의 슈팅게임을 연도별로 즐길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곳에는 게임을 고를 수 있는 버튼이 없더군요. 왜그런가 했더니
여러 가지 고전 게임들이 20초 간격으로 바뀌는 겁니다. 좀 즐길만 하면 바뀌는데...
한 편으론 안 질리고 즐길 수 있고 슈팅게임의 발전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지만
한 편으로는 짜증이 나더군요. ^^;
※ 뛰어라! 싸워라!! 이겨라!!!
'84 올림픽이라고 불렸던 <트랙앤필드>입니다. 그런데 웬 런닝머신이냐구요?
런닝머신에 입력신호가 연결되어 있어서 달리는 것이 곧 버튼을 누르는 것이거든요.
진정한 체감형 게임이라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Wii 저리가세요.
<스트리트파이터 2>입니다. 그런데 컨트롤러가 <펌프잇업>의 발판이군요.
막나가는 실험실의 롤모델이 실현된 것입니다! {more}
전 이 컨트롤러로 파동권과 승룡권까지는 써봤습니다. -_-;;;;;
※ 숨은그림찾기
분명 주제는 숨은그림찾기인데 정작 게임은 땅따먹기인 <갈스패닉>이군요.
게다가 한참 내부를 돌다가 이 부스를 다시 보니 웬 교육용 만화 캠페인 화면이 나오더군요.
대체 의도가 뭔지 저는 알 길이 없었습니다.
※ 테트리스 찬가
조금은 특이한 테마의 <테트리스> 찬가입니다. 그냥 PC 3대만 있을 뿐인데 찬가라니?
이유가 무엇일까요?
왜냐면 이 파트는 <테트리스>와 비트의 만남이기 때문입니다.
이 자리에서 플레이되는 <테트리스>는 쌓이는 윗부분의 블럭 개수에 따라
4/4박자로 비트가 흘러나옵니다. 다시 말해 가로로 16개의 블럭 자리가 있는데
블럭이 있는 곳은 '뚱~'하고 소리가 나고 빈 곳은 나지 않습니다.
게임을 즐기며 비트도 즐기는, 마치 <루미네스>와 비슷하다고 할까요?
한 명이 아닌 3명이 함께 플레이를 하면 멋진 비트가 나올 것 같습니다.
※ 골목길 활극
마지막으로 '골목길 활극'이라는 설치물입니다. 이곳에서는 정면에
<스트리트파이터2>의 류의 스테이지가 나와있고 그 위에는 두 명의 어린이가
각자 열심히 게임을 즐기는 영상이 나옵니다.
관람자는 그 화면 앞에 서면 자신의 모습이 영상에 나오게 되죠.
자신이 게이머가 아닌 캐릭터가 되는 기분을 느끼게 해주는 작품입니다.
관람객들이 나서는걸 꺼려하셔서 제가 셀카를 찍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