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이스테이션(이하 PS)으로 e스포츠를 보고 결과에 베팅하는 진풍경이 펼쳐질 수도 있다.
소니(SIE)가 13일 국제지적재산권기구(WIPO)를 통해 'e스포츠 베팅 시스템' 특허를 신청한 사실이 확인됐다. 해당 내용에 따르면 소니는 e스포츠 팬들이 경기를 본 뒤 결과에 베팅하는 서비스 구축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신청 문구에 '금전'(Pecuniary)이라는 단어가 포함된 만큼, 경기 결과를 두고 게임 내 아이템 또는 통화, 특히 비트코인 등의 가상화폐를 이용할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다만, 이것만으로 소니가 어떤 그림을 그리고 있는지 단언하긴 어렵다. 해당 문서엔 소니를 대표하는 콘솔, 'PS'를 특정하는 단어는 전혀 없다. '컴퓨터 시뮬레이션'이라는 단어로 특허를 설명하고 있을 뿐이다. 게다가 콘솔 업계는 도박성을 띤 '루트 박스'에 대한 격렬한 반대에 봉착해있다.
실제로, EA는 <피파> 시리즈의 루트 박스로 인해 2019년 네덜란드 정부로부터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블리자드의 <오버워치> 역시 2018년 벨기에 게임 도박 위원회로부터 '명백한 도박에 해당한다'라는 비판을 받았다. 소니가 베팅 시스템을 PS에 추가할 경우, 적잖은 반발에 부딪힐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특허를 신청한다고 해서 그것이 전부 실제화되는 건 아니다. 소니가 큰 의미를 두지 않고 단순히 특허만 신청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실제로 기술 선점을 위해 특허권을 신청, 보유하는 케이스도 상당히 많은 편이다.
이러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소니가 e스포츠 베팅을 현실화한다면, 그 무대는 EVO가 될 가능성이 높다. 소니가 직접 개입할 수 있는 e스포츠 무대이기 때문이다. 소니는 지난 3월 세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격투게임 대회로 꼽히는 EVO를 인수한 바 있다.
당시 그들은 "팬들과 함께 토너먼트를 성장시키고, 이벤트와 방송의 접근성을 높이는 데 초점을 둘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따라서 소니가 해당 특허를 구체화하겠다고 결심할 경우, 오는 8월 개최될 EVO 2021 온라인을 통해 베팅 시스템을 살짝 선보일 수도 있다.
아직 소니는 e스포츠 베팅 특허 신청에 관한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은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