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콘텐츠진흥원이 14일 셧다운제에 사실상 실효성이 없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2020 게임이용자 패널 연구'는 게이머의 게임 이용을 분석하고, 그 결과를 분석한 보고서다. 2018년부터 2020년까지 연구를 진행한 중간 결과 발표. 이 패널 연구는 셧다운제를 적용받은 아동·청소년을 장기 추적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있다.
연구 결과, 게임 이용자의 수면 시간과 게임 이용 시간 사이에 유의미한 상관성은 나타나지 않았다. 쉽게 말해서 셧다운제를 적용하나, 적용하지 않으나 수면에는 관계가 없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효과성 측면에서 (셧다운제를) 재검토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연구진은 모바일 기기로 게임 이용 환경이 확대된 상황에서 온라인게임에만 셧다운을 적용하는 현행 제도에 실효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게임 이용과 수면 사이의 상관 관계가 입증되지 않은 가운데, 온라인게임만 강제 차단하는 것은 적합한 제도 방향이 아니라는 분석. "셧다운제는 모바일 기기 심야시간대까지 적용되지 않아 의도했던 목적을 달성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게 연구진의 진단이다.
이뿐 아니라 연구진은 보고서를 통해 게임을 '게임이용장애'와 같은 병리적 관점으로 접근하는 것에 대해서도 의문을 표했다. 조사 연구 결과, 문제적 게임 행동 특성을 설명하는 하위 요인 중 '금단'은 다른 문제적 행동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을 드러냈다. "문제적 게임 이용을 병리 관점에서 접근하는 방식에 의문을 제기한다"는 것이 조사를 진행한 연구진 입장.
이번 연구는 아동·청소년 1,020명, 학부모 1,020명, 19세 이상 성인 753명을 대상으로 이루어졌다. 2018년부터 패널들의 게임 연구를 추적하고, 그 결과를 분석한 것이다. 연구는 한성대학교 산학협력단이, 조사는 한국갤럽이 맡았다. 이들은 앞으로도 연구 패널을 추적 연구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여성가족부의 "청소년의 수면권을 위해 셧다운제를 실시한다"라는 입장과 정확하게 대치한다. 해당 주무를 담당하는 여성청소년과는 해당 연구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발표하지 않았다.
정영애 현 여가부 장관은 후보자 시절 "셧다운제는 건강한 청소년 성장을 위한 제도"라며 "모바일 게임의 셧다운제 범위 확대를 제한적으로 검토하겠다"라고 발언한 바 있다.
게임 업계는 2009년 셧다운제 논의가 처음 시작된 때부터 제도 도입 및 유지를 강력하게 반대해오고 있다. 해당 보고서 전문은 한국콘텐츠진흥원 홈페이지에서 읽을 수 있다.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