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타이틀 가격, 원하는 만큼 내세요~.” 체험판이 아닌 정식버전의 게임 가격을 구입자가 원하는 만큼 지불해 달라는 게임사가 등장해 화제다.
영국의 게임 퍼블리셔 에이도스는 최근 축구 시뮬레이션 게임 <챔피언쉽 매니저 2010>의 디지털 풀버전을 구입자가 원하는 금액만 지불하면 구입할 수 있는 사전 주문제를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유저가 지불할 수 있는 최소 가격은 1 페니(0.01 파운드, 약 21 원). 여기에 수수료 2.5 파운드(약 5,171 원)을 더하면 최소 금액은 2.51 파운드(약 5,172원)가 된다. 유저는 2.51 파운드로 <챔피언쉽 매니저 2010>의 완제품을 마음껏 즐길 수 있다.
디지털 버전인 만큼 사전 구매자들은 9월 11일 홈페이지에서 자신의 PC로 직접 다운로드한 다음 플레이하면 된다.
■ 사전판매 활성화를 위한 파격적인 정책
이 파격적인 혜택은 사전주문에 한정된 것이다. 에이도스는 <챔피언쉽 매니저 2010>을 오는 9월 11일에 발매할 예정. 따라서 유저들은 9월 10일 밤 12시까지 원하는 사전주문 가격으로 디지털 풀버전을 구입할 수 있다.
사전주문이 끝나는 9월 11일부터는 29.99 파운드(약 62,036 원)의 정상가격으로 오프라인 매장에서 구입해야 한다.
<챔피언쉽 매니저 2010>에는 온라인게임에서 볼 수 있는 부분유료화가 도입된다. [CM 시즌 라이브]라는 이름의 업데이트가 그것. 이 업데이트를 통해 유저들은 유럽 상위 10개국의 경기에서 골 수, 경기 결과, 선수 이동 등 최신 데이터를 받아 볼 수 있다. 사전구매자는 5 파운드(약 10,342 원)만 지급하면 업데이트할 수 있다.
<챔피언쉽 매니저 2010>의 개발사인 뷰티풀게임스튜디오의 관계자는 “이번 도전은 비디오게임 시장에서 처음 있는 일이다. 가능한 많은 사람들이 게임을 다운로드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말했다.
■ <챔피언쉽 매니저>의 부흥을 위한 전략
이번 시도는 산업 분야는 다르지만 인기밴드 라디오헤드의 최신앨범 <In Rainbows>와 유사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라디오헤드는 2007년 10월 10일부터 12월 10일까지 두달간 <In Rainbows>의 MP3 디지털 음원 판매에 대해 [당신이 내고 싶은만큼 내라]는 식의 파격적인 가격정책을 내세워 눈길을 끌었다. 네티즌들은 99.99 파운드(약 20만6,912 원) 이하로 가격을 정할 수 있었다. 당시 라디오헤드 측은 MP3 판매만으로 700만 달러(약 84억 원)를 벌었다고 발표했다.
이번 에이도스의 눈길끄는 가격정책은 <챔피언쉽 매니저>의 부흥과도 관련 깊다.
<챔피언쉽 매니저>는 국내에서도 인기가 높았던 축구 시뮬레이션 게임으로 스포츠인터랙티브가 개발했다. 하지만 스포츠인터랙티브가 세가와 손잡고 '풋볼매니저 2005'를 제작하면서부터 <챔피언쉽 매니저>는 판매에 부진을 겪게 됐다.
에이도스는 <챔피언쉽 매니저 2009>의 발매도 포기한 채 개발사인 뷰티풀게임스튜디오가 <챔피언쉽 매니저 2010>의 완성도를 끌어올릴 수 있도록 시간을 투자했다. <챔피언쉽 매니저>의 올드팬을 끌어들여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겠다는 의도였던 것이다.
한편, 9월 11일 이후에 발매되는 타이틀은 풀게임 클라이언트, 스페셜 에디션 DVD, 매니저용 노트, CM 시즌 라이브 업데이트, 리그 구성 포스터 등으로 구성함으로써 인터넷 사전주문과 차별화를 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