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크래프트>를 통해 본격적으로 모습을 드러낸 e스포츠는 '유망 종목'을 넘어 대세를 향해가고 있다. 2019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은 최고 시청자 390만 명을 돌파했고, 올해 개최된 <프리파이어> 국제대회는 무려 540만 명의 최고 시청자 수를 달성했다. 뉴주가 추정한 2019년 e스포츠 글로벌 시청자 수는 4억 4,300만 명에 달한다. 이처럼 e스포츠는 빠른 속도로 영향력을 넓혀가고 있다.
e스포츠의 질주는 2021년에도 계속된다. 특히 올해 하반기에는 그간 시장을 주름잡았던 전통 강호 대신 새로운 국산 게임 대회들이 출격을 기다리고 있다. 2021년 하반기 e스포츠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토종 신입생'들을 정리했다. / 디스이즈게임 이형철 기자
넥슨의 레이싱 게임 <카트라이더>는 2005년부터 대회를 시작해 문호준, 유창현, 유영혁 등 수많은 스타 선수를 배출하며 국내 e스포츠를 대표하는 종목으로 자리매김했다. 그리고 올해 넥슨은 <카트라이더>를 모바일로 옮긴 <카트라이더 러쉬 플러스> 대회를 통해 열기를 이어갈 예정이다.
'KRPL'이라 명시된 <카트라이더 러쉬 플러스> 정규 리그는 올해 총 두 번의 시즌을 소화하며 총상금 2억 원 규모로 펼쳐진다.
대회 룰은 기존 <카트라이더> 리그와 유사하다. KRPL 팀전은 8강 풀리그 후 포스트시즌을 진행하며 개인전의 경우 32강 조별리그와 16강 더블 엘리미네이션 등 기존 방식을 그대로 이어간다. 다만, KRPL 팀전 3세트에서 활용될 예정이었던 '이어달리기'는 관전 모드의 완성도 부족으로 인해 에이스 결정전 형태로 대체됐다. 팀전 3세트 에이스 결정전 역시 이어달리기 트랙 없이 진행된다.
리그 정착을 위해 준비된 '팀 지원 프로젝트'도 눈에 띈다. 이는 소속 선수에게 일정한 수입과 연습 환경을 보장하는 기업팀이 창단될 수 있도록 넥슨 측에서 혜택을 제공하는 것으로 첫 번째 시즌에는 'SGA 인천'과 'NTC Creators'가 대상자로 선정됐다. 향후 넥슨은 관심도를 고려해 시즌 2부터는 시드권을 단계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지난달 20일부터 선수를 모집해온 KRPL은 오는 26일 개인전 32강을 시작으로 첫 번째 본선 무대의 문을 연다. 또한, 연말에는 국내외 최고 선수들이 출전하는 '아시아 챔피언스 컵'을 통해 글로벌 e스포츠 팬들의 시선도 사로잡는다는 각오다.
넷마블이 개발, 올해 초 출시된 <서머너즈 워: 백년전쟁>(이하 백년전쟁)은 일찌감치 많은 주목을 받은 타이틀이다. 글로벌 히트작으로 꼽히는 <서머너즈 워: 천공의 아레나>와 같은 세계관을 형성한 데다 CBT를 통해 공개된 빠른 템포의 PVP가 큰 호평을 받았기 때문이다.
컴투스는 <백년전쟁> e스포츠에 대한 포부를 일찌감치 드러낸 바 있다. 게임 출시 전 간담회에 참가한 오영학 실장은 "e스포츠는 사업적으로 중요하게 생각하는 목표다. 시즌을 바탕으로 한 정규 대회 등 단계적으로 과정을 밟을 생각"이라며 구체적인 로드맵까지 제시하기도 했다. 두 유저가 수를 주고받는 기본 구조 위에 '카운터' 시스템의 묘미가 더해진 만큼, e스포츠의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얼마 전 업데이트 된 <백년전쟁>의 두 번째 시즌 역시 게임의 e스포츠화를 가속할 전망이다.
시즌2에 추가된 '월드 토너먼트'는 상대의 덱을 보고 최대 두 개의 몬스터를 밴 할 수 있는데다, 공정함을 위해 몬스터와 스환사 스펠이 10레벨로 고정되며 룬은 세트 효과만 적용된다. 전략과 실력만으로 승부를 가를 수 있는 새로운 모드를 선보인 셈이다. 따라서 향후 <백년전쟁> e스포츠가 정식으로 출범할 경우, 월드 토너먼트의 구조가 상당 부분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컴투스는 이미 <서머너즈 워: 천공의 아레나>를 통해 e스포츠에 대한 노하우를 다년간 쌓아왔다. <백년전쟁> 론칭을 앞두고 다수의 스트리머와 글로벌 대회를 진행한 부분 역시 향후 행보에 큰 힘이 될 것이다. 차근차근 준비할 수만 있다면 <서머너즈 워: 천공의 아레나>를 이을 또 하나의 글로벌 e스포츠 종목이 탄생할 수도 있다.
님블뉴런이 개발, 카카오게임즈가 퍼블리싱하는 MOBA 배틀로얄 <이터널 리턴>(구 블랙서바이벌: 영원회귀)은 한국 게임계의 '신데렐라'로 불린다. 출시 당시 유저들의 입소문을 타며 조금씩 입지를 넓힌 뒤, 유명 스트리머 다수가 참가한 대회를 통해 인지도를 크게 올렸기 때문이다.
<이터널 리턴>의 강점은 '보는 재미'에 있다. <이터널 리턴>은 최대 열여덟 명의 유저가 하나의 맵에서 최후의 생존자가 되기 위해 혈투를 펼치는 구조다. 여기에 다양한 스킬과 아이템 제작, 플레이에 따른 숙련도 시스템까지 더해지면서 게임은 숨돌릴 틈 없이 빠른 템포로 흘러간다.
개발사 역시 이러한 부분을 인지한 듯 출시 초부터 꾸준히 e스포츠를 준비해왔다. 일찌감치 관전 모드를 도입, 접근성을 높인 데 이어 공식 유저 대회와 다수 스트리머가 참가하는 대회 등을 꾸준히 개최해왔기 때문이다.
님블뉴런은 올해 개최될 첫 번째 공식 국제대회 '<이터널 리턴> 월드 인비테이셔널'(이하 ERWI)을 통해 본격적으로 e스포츠에 뛰어든다. <이터널 리턴> 월드컵으로 불리는 ERWI는 오는 17일부터 20일까지 펼쳐지며 한국, 중국, 일본, 북미 등 각 지역을 대표하는 팀들이 참가한다. 한국의 경우, 선발전 1위를 차지한 'food truck'이 출전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