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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웨스턴 스타일의 토털 FPS, 레이지(Rage)

id소프트 수석 디자이너의 Xbox360 버전 시연 정리

정우철(음마교주) 2009-08-31 16:45:40

지난 20일 독일 게임스컴이 열린 퀼른메세, 더 정확하게는 퀼른메세 5번홀 1번구역 EA B2B. 이곳에는 기자들을 위한 비하인드 클로즈드 도어(BCD) 세션이 준비되었으며 개발중인 신작들이 선보였다. 그 중에서 유독 눈길을 끄는 것이 있었으니 바로 id소프트의 <레이지>였다.

 

BCD 부스 안에 들어가니 맞이해 주는 사람은 id소프트의 <레이지> 개발팀 리드 디자이너 매트 후퍼’(Matt Hooper). 그는 입장한 기자들에게 게임을 선보이기 전에 한마디를 던졌다.

 

“<레이지> id소프트의 완전한 신작이다. 기존에 우리가 개발한 게임과도 다르며 단순한 FPS가 아니라는 것을 알아주기 바란다. 또한, 테크5 기술을 사용한 첫 번째 게임이라는 것을 미리 알고 게임을 봐주기 바란다.

 

이어서 그는 실제 게임을 시연하기 시작했다. 이날 선보인 <레이지> Xbox360 버전이었다. /디스이즈게임 정우철 기자


 

■ 웨스턴 스타일의 토털 FPS

 

<레이지>의 첫 인상은 웨스턴 스타일의 FPS였다. 배경 스토리와 사용하는 무기, 그리고 자동차가 아니었다면 영락없이 서부를 배경으로 카우보이가 나오는 FPS로 착각할 정도였다. 그러나 게임의 본질은 전혀 달랐다.

 

영화 <매드맥스>를 보는 느낌의 몽환적이고 암울한 미래. 인간으로 볼 수 없는 뮤턴트(돌연변이)와 인간이지만 악을 대표하는 적들을 상대하는 모습은 영화의 내용 그대로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였다.

 

실제 게임은 뮤턴트가 사람을 사냥하는 모습을 바라보는 주인공의 시점에서 시작되었다.

 

<레이지>의 세계관은 100년 이후의 미래. 문명이 사라진 지구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그리고 개발자가 선보인 무기는 윙스틱이라는, 3개의 날개를 가진 부메랑. 멀리 있는 적을 공격하고 다시 주인공에게 돌아오는 무기로 조용히 그리고 치명적인 공격을 할 때 사용한다. 부메랑을 던지자 망원경으로 봐야 할 정도의 먼 거리에 있는 상대를 은밀하게 처치하고 돌아왔다.

 

주인공은 총 한자루와 한대의 차량을 지급 받은 상태. 권총 한자루와 말한마리로 여행을 떠난 서부 개척시대와 비슷하다.

 

그리고 마을을 찾아 떠나는 주인공. 말 대신 자신의 차량에 타고 넓은 황야를 달리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레이지>의 또 다른 재미인 드라이빙 액션이 펼쳐졌다.

 

드라이빙 액션의 전투는 차량에 장착된 기관총 등의 무기를 발사해 공격하는 방식으로, 상대 차량을 조준(Lock On)한 상태면 허용되는 각도 내에서는 자동으로 명중된다.

 

드라이빙 액션은 마치 <모터스톰>을 플레이하는 듯한 느낌으로 조작하게 된다.

 

<레이지>에서는 단순히 총으로만 전투를 벌이는 것이 아니라 차량의 종류에 따라서 박치기 등의 공격이 더 유효할 때가 있다. 레이싱의 움직임은 마치 <니드포스피드>의 스피드에 <세가랠리>를 즐기는 듯한 움직임을 선보일 정도로 경쾌했다. 어떻게 본다면 <모터스톰>으로 전투액션을 즐기는 감각이라고 할 수 있겠다.

 

상대에게 뒤를 잡혔을 경우 부스터를 사용해 사정거리에서 벗어나거나 스핀턴을 이용해 역공을 가하는 등 실제 물리법칙을 활용하면서도 과장성을 적절히 조합해 쾌적한 슈팅의 감각을 느낄 수 있었다.

 

총을 쏘는것 외에 박치기 등으로 대미지를 줄 수도 있다. 

 

드라이빙 모드에서 상대의 차량을 파괴하면 이를 획득할 수 있다. 부서진 차량을 마을로 가져와 수리해서 자신이 쓸 수도 있고일부 부품만을 챙겨서 자신의 차량을 업그레이드할 수도 있다.

 

 

레이지 컵그리고 뮤턴트 배시모드

 

드라이빙 액션은 차량을 타고 이동하는 도중에 발생한다. 예를 들어 차량을 타고 마을로 가는 도중, 또는 어디론가 이동하는 중에 도적들이 몰려들면 시작되는 식이다.

 

또한, 드라이빙 액션 자체를 별도의 게임으로 만든 모드도 있다. 바로 레이지 컵모드. ‘레이지 컵모드는 <마리오 카트>나 <데스트랙> 처럼 준비된 트랙을 돌면서 상대 차량을 파괴하거나 따돌리고 1등을 차지하는 미니게임이다.

 

드라이빙 액션만을 즐길 수 있는 레이지 컵 모드.

 

트랙에는 부스터, 탄약 등의 아이템이 등장하고 타임어택을 통해 기록을 경신하면 게임에서 쓸 수 있는 보상이 주어지기도 한다.

 

뮤턴트 배쉬는 일종의 서바이벌 모드로 TV 오락 프로그램에 출연한다는 배경으로 진행된다. 진행방식은 끊임없이 몰려드는 뮤턴트를 상대하는 것으로, 스테이지마다 연출과 맵이 변한다. 즉 라운드 클리어 방식으로 통과할 때마다 점수와 상금을 얻고 이를 게임에서 이용할 수 있다.

 

계속 등장하는 돌연변이를 상대하는 뮤턴트 배시 모드. 

 

리드 디자이너 매트 후퍼의 말에 따르면, 뮤턴트 배시 모드는 <레이지>를 하면서 <2>의 느낌으로 즐기고 싶은 이들을 위해 만든 것이라고 한다. 실제 게임의 플레이 속도감이나 타격감 등은 <> 시리즈를 플레이하는 감각과 유사했다.

 

 

■ 다양한 사회적 활동이 필요한 마을

 

<레이지>는 앞서 말했듯 단순히 적을 항해 달리고 총을 쏘는 FPS와 다르다. 배경과 세계관이 있고 어드벤처의 요소까지 존재한다. 단순히 시점이 1인칭이라고 FPS로 단정짓기 힘들어 보였다. 게임을 하는 도중 매트 후퍼도 한 마디 거든다.

 

“<레이지>는 광활한 서부를 배경으로 하지만 헤매지 않고 가야할 길을 알려준다. 단순히 뛰어다니며 몬스터를 쏴 죽이는 게임은 지루하기 때문에 액션으로 영화 같은 스토리를 따라가도록 구성했다. 물론 이런 것이 싫다면 <둠>처럼 몬스터를 사냥하는 것도 가능하다.

 

게임에서 처음에 들어가는 마을 웰 스프링스.

 

이런 배경과 스토리를 진행하기 위해서 마을과 NPC가 존재한다. 개발자 시연 버전에서 등장한 마을은 웰 스프링스’. 마을에 들어서면 경비병이 촌장을 만나러 가라고 알려준다. 스크린샷에서 봤던, 삿갓(?)을 쓴 캐릭터가 바로 마을의 경비병이다.

 

마을은 다양한 구역으로 나뉘어 있고 또 세밀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각 건물마다 목적이 있고 골목길조차 디테일하다. 또 등장하는 모든 NPC와 대화할 수 있고 이들의 대화를 통해 스토리를 진행할 수 있다.

 

마을을 다스리는 촌장. 왠지 탐욕스런 악당의 보스 같은 느낌이 든다.

 

촌장은 웰 스프링스 마을이 처한 상황을 알려준 다음, 주인공의 복장이 도적단처럼 보인다며 옷을 갈아입으라고 권한다. 여기서 알 수 있는 것은 실제 착용하고 있는 복장에 따라서 NPC들의 행동이 변화를 보인다는 것이다. 만약 도적단 복장을 입고 있다면 마을에 들어서자 마자 경비병의 공격을 받을 수도 있다.

 

마을 안에는 보안관, 잡화점, 수리점, 무기점 등이 존재한다. 보안관에게서는 미션을 받아 현상금 사냥을 할 수 있고, 수리점에서는 자신의 차량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 한편으로 잡화점과 무기점은 기존 게임들과는 사뭇 다른 양상을 보인다.

 

마을안에 존재하는 수리점. 수집한 고물등으로 자신의 차량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

 

 

■ 무기를 만들어서 사용할 수 있다!

 

<레이지>에서 재미있는 것은 잡동사니와 무기를 조합해서 새로운 무기로 재창조할 수 있다는 점이다이런 무기들은 기존과 다른 스타일의 플레이를 만드는 데 일조하고 있다.

 

시연 버전에서 조합할 수 있는 무기는 세 가지였다. RC카와 폭탄을 조합한 ‘RC BOMB’, 스파이더 봇과 기관총을 조합한 센트리 봇’, 삼각대와 기관총을 조합한 터렛이다. 이외에도 다양한 고물을 수집해 조합할 수 있고 희귀한 부품을 얻으면 그에 상응하는 조합무기를 만들 수 있다.

 

스스로 적을 찾아 이동하는 센트리 봇. 음성으로 전황을 보고하기도 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무기는 인벤토리에 적용되며 <기어스 오브 워>처럼 컨트롤러의 십자키로 무기를 바꿀 수 있다. 이렇게 만들어진 무기로 실제 전투를 해 보니 전투 자체가 하나의 어드벤처 게임을 하는 느낌으로 다가왔다.

 

고정식 터렛은 전방에 몰려오는 적을 상대하는데 효율적. 

 

 

어드벤처 액션 스타일의 전투

 

<레이지>의 전투는 1인칭으로 즐기는 <메탈기어 솔리드>에서 액션성을 대폭 강화한 느낌이다. 잠입까지는 아니지만 등장하는 적들이 소리 등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맵의 오브젝트와 다양한 도구를 활용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코너 반대편에 보초를 서는 적이 있고, 안쪽 문 너머에 수많은 적들이 있다면 총이나 폭탄을 사용하는 것은 자살행위이다. 소리에 반응해 떼거지로 밀려와서 게임오버라는 문구가 뜨기 십상이다. 이럴 때는 조용히 석궁을 꺼내어 처리하고 지나가는 것이 최선의 방법.

 

반쯤 열린 철문처럼 지나갈 수 없는 지역에서는 RC BOMB를 이용해 문 옆에 있는 폭탄 저장고를 폭파하고 통과하는 등 퍼즐을 풀듯이 움직여야 하는 지역도 존재한다.

 

갑자기 지면 위에서 솟아오르는 구조물에서 공격을 받는 등 퍼즐의 요소가 포함되어 있다. 

 

만약 치열한 전투를 원한다면 센트리 봇과 터렛 등 조합된 무기를 활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센트리 봇은 자동으로 움직이며 적을 공격하는 무기로, 그 틈을 타서 적의 뒤를 노리거나 체력을 회복할 시간을 얻을 수 있다. 터렛의 경우도 고정되어 사격한다는 점만 빼면 센트리 봇과 비슷하게 활용할 수 있다.

 

그러나 인공지능도 만만치 않다. 적들도 지형을 이용해 엄폐를 하거나 설치한 터렛 등을 발로 넘어뜨리는 등의 똑똑한 움직임을 보여준다.

 

 

■ 슈팅의 새로운 시대를 예고한 <레이지>

 

아직 개발 중이고, 게임스컴에서 선보인 시연 버전은 <레이지>의 특징을 보여주기 위해 따로 만들어진 것이다. 따라서 실제 제품판에서는 어떤 모습으로 등장할지 아직은 알 수 없다.

 

그래도 게임의 재미 하나는 확실해 보였다. <둠> 시리즈가 충격에 가까운 재미를 주었듯 <레이지>도 특유의 재미를 주고 있다. 특히 단순한 총만 쏘는 게임이 아니라, 고물을 모아서 차량을 업그레이드하는 등의 요소가 포함되어 있고, 무기를 만드는 창작의 요소도 담겨 있다.

 

특히 신형 엔진 테크5 기술을 사용한 <레이지>의 그래픽은 id소프트 특유의 어둠침침한 느낌과 더불어 적들은 여전히 감각적인 움직임을 보여주었다. 굳이 비유하자면 <기어스 오브 워>의 조작감에 <바이오쇼크>의 참신함과 <> 시리즈의 감각으로 플레이하는 느낌이라고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