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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십자가에 못박히는 MMORPG, 로마 빅터!

이재진(다크지니) 2006-03-24 14:41:15

 

‘잘못을 저지르면 7일 동안 십자가에 못 박힌다?’

 

게임 속에서 다른 유저에게 심각한 피해를 입히는 잘못을 저지르면 십자가형을 당하는 MMORPG가 등장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그 주인공은 영국의 개발사 ‘레드베들럼’(RedBedlam)이 개발중인 MMORPG <로마 빅터>(www.roma-victor.com).

 

<로마 빅터>는 서기 180년대,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아들 콤모두스가 잔인무도한 전제군주로 군림하던 시기의 영국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당시 로마제국은 대부분의 유럽지역에 걸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던 ‘거대 국가’였다.

 

철저한 고증을 거쳐 개발중인 <로마 빅터>는 작년 5월부터 오픈베타 테스트를 진행해 왔으며, 로마제국 시대에 성행했던 처벌방식도 충실하게 구현하고 있다. 그 중 예수 그리스도가 당했던 ‘십자가형’(Crucifixion)도 <로마 빅터>에서 그대로 구현됐다.

 

레드베들럼은 최근 “첫번째 십자가형 대상자가 나왔다. 거의 2,000년만에 가상의 세계 속에서 십자가형이 부활하게 됐다”고 발표했다. 최초로 십자가형을 받게 된 주인공은 미국 미시간 주에서 전기기술자로 살고 있는 27세의 ‘Cynewulf’라는 유저.

 

7일간 게임 속에서 십자가에 매달려 있게 된 유저 'Cynewlf'.

 

‘Cynewulf’는 다른 유저에게 큰 피해를 입혔다는 죄목으로 십자가형에 처해지게 됐으며 현실 속 시간으로 7일 동안 게임 속에서 십자가에 못 박힌 채 완전히 격리됐다. 십자가에 못 박힌 그의 모습은 모든 유저들이 볼 수 있도록 광장에 전시돼 있다.

 

레드베들럼의 ‘케리 프레저-로빈슨’ 대표는 “<로마 빅터>는 역사적인 고증을 거쳐 세워진 가상의 세계다. 요즘 시대에 십자가형은 특정 종교의 상징과도 같은 존재가 됐지만, 180년대에는 로마인들이 사용했던 여러가지 형벌 중 하나였다. 우리가 만든 가상 세계는 역사적인 고증을 중요시 하기 때문에 게임에서 핵을 쓰거나 부정행위를 한 유저에게 십자가형을 적용시키는 것이다. 이것은 해당 유저에게도 굉장히 의미 있고 독특한 경험이 될 것”이라며 십자가형의 최초 시행에 대해 설명했다.

 

십자가형을 당한 유저 'Cynewlf'를 바라보는 다른 유저들. 

 

사실 <로마 빅터>는 그래픽이나 게임의 시스템을 살펴볼 때 ‘대작’이라고 보기 힘든 게임이다. 하지만 로마 제국을 충실히 구현했고, 커뮤니티가 중요한 온라인게임에서 십자가형을 과감히 시도했다는 측면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로마 빅터>는 오는 7월 1일, 패키지 형태로 발매될 예정이다.

 

 

◆ <로마 빅터>는 어떤 게임?

 

유저는 180년대 로마제국의 지배 아래 있던 ‘로마’, ‘갈리아’, ‘코트’, ‘픽트’, ‘브리튼’(옛 영국), ‘시리아’중 한 곳을 선택해 시작할 수 있다. 로마제국은 철저한 계급사회였다. 유저는 최하층인 ‘노예’에서 시작해 자신의 신분을 상승시켜야 한다.

 

일단 실제 시간을 기준으로 48시간 동안 로마병사, 호위병, 정치가, 자신의 주인 등의 눈에 띠지 않으면 자유로운 몸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노예에서 시민으로 신분상승을 꿈꾸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게임을 시작할 때 선택한 스킬을 가지고 다양한 생산(낚시, 농사, 대장장이질, 공부) 중 하나를 마스터까지 익히면 드디어 시민권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이 게임 속의 종족은 당연히 인간뿐이고, 고정된 직업은 존재하지 않는다. 계급만이 있을 뿐이다. 노예로 살 것인가, 당당한 시민으로 살아갈 것인가는 전적으로 유저가 하기에 달려 있다. 시민이 된 후에는 농장이나 대장간을 경영하거나 대륙을 모험하고 용병이 될 수 있는 등 선택권이 많아진다.

 

게임은 미션 기반, 또는 자신의 의지에 따라서 자유로운 형태로 즐길 수 있으며 콜로세움에서는 다른유저와 1 대 1일 결투도 할 수 있다. 또, 생산 시스템과 관련 스킬도 풍부하게 제공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