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사업에 나선 대형 영화사 유니버셜 픽처스의 야망은 일단 첫 작품에서 멈추게 됐다.
지난 12일 외신들은 현지 관계자 말을 인용, 유니버셜 픽처스가 자사 영화를 소재로 한 게임 제작에 적극적으로 투자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유니버셜 픽처스가 게임 제작에서 물러선 이유는 지난 3월 발매한 <원티드: 웨폰 오브 페이트>의 판매실적 부진과 세계 게임시장의 둔화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원티드: 웨폰 오브 페이트>는 2008년 안젤리나 졸리가 출연한 영화를 소재로 한 작품이다. 하지만 영화의 흥행성적과 달리, 게임은 올해 3월 발매된 한 달 동안 미국에서10만 장 팔린 것을 비롯, 총 13만장이 판매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전체 매출은 800만 달러(약 98억 원)를 밑돈다.
보통 <원티드: 웨폰 오브 페이트>처럼 차세대 콘솔용 게임은 약 2천만 달러(약 245억 원)의 제작 비용이 소요된다는 게 업계의 견해다. 이에 의하면 유니버셜 스튜디오는 <원티드> 게임 제작으로 1천만 달러(약 127억 원) 이상의 손실을 입게 됐다.
게다가 <웨폰스 오브 페이트>의 발매일은 올해 3월로 극장에서 영화가 개봉된 지 9개월 후다. 심지어 DVD가 발매된 지 3개월 후에 게임이 나왔다. 결국 게임은 막대한 비용을 퍼붓는 유니버셜 픽처스의 영화 마케팅에서 아무런 혜택을 누리지 못한 것이다.
이에 유니버셜 픽처스는 최근 자사 영화가 흥행이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어서 막대한 추가 비용이 발생하는 게임 사업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
유니버셜 픽처스는 지난 해 여름 <원티드: 웨폰 오브 페이트> 게임을 공개했을 때만 해도 야심에 찬 모습이었다.
당시 빌 키스퍼트 유니버셜 디지털 플랫폼 그룹 부사장은 “유니버셜의 게임사업은 하이브리드 모델로 운영될 것이며 자사 영화의 게임 제작 라이선스를 EA와 액티비전 등 대형 퍼블리셔에게 주거나, 혹은 직접 제작하는 방식을 채택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유니버셜 픽처스는 비디오게임의 경험이 많은 피트 워넛 프로듀서를 영입, 내부 게임 개발을 총괄하게 했다. 하지만 피트 워넛 프로듀서는 올해 초에 회사를 떠났다.
한편, 해외 영화사의 게임사업 진출은 다양한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폭스는 다른 게임 퍼블리셔에게 게임 개발 라이선스를 주고 있다. 파라마운드는 5월 <스타 트렉>을 기본으로 한 다운로드 게임을 공개한 데 이어 <더 워리어스>, <탑건> 그리고 <데이즈 오브 썬드>등의 게임을 개발하고 있다. 월트디즈니와 워너 브라더스는 영화와 TV쇼를 소재로 한 다양한 게임들을 제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