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 바르셀로나 소속 축구 선수 '우스만 뎀벨레'와 '앙투안 그리즈만'이 촉발한 동양인 인종 차별 논란이 게임 업계까지 번졌다.
사건의 시작은 이렇다. 2021년 7월 3일, 뎀벨레와 그리즈만이 2019년에 진행된 FC 바로셀로나 일본 투어 당시 일본인 수리기사에게 "더러운 얼굴", "위닝 일레븐을 하려고 저런 얼굴을 봐야 한다니 끔찍하다", "저거 하나 고치는데 4명이 붙어야 하냐"라고 조롱한 동영상이 공개된 것. 대부분의 발언은 뎀벨레가 했으나, 그리즈만도 거드는 정황이 발견돼 논란이 됐다.
발언에서 알 수 있듯이, 두 선수는 호텔에서 '코나미'의 축구 게임 <위닝 일레븐>을 플레이하기 위해 일본인 수리기사를 불렀던 것이라 논란이 더욱 커졌다. 코나미는 FC 바르셀로나의 공식 글로벌 파트너다. 즉, 구단을 후원하는 기업의 게임을 즐기면서 정작 해당 기업의 국가를 조롱한 것이다.
여기에 그리즈만의 추가적인 인종 차별 정황도 발견됐다. 바르셀로나 공식 유튜브에서 업로드한 일본 투어 동영상에서 그리즈만이 일본어 발언을 흉내 내며 조롱하는 모습이 포착된 것. 동영상을 시청한 해외 팬도 "2년이 지난 비디오인데도 지금껏 누구도 이 사실을 지적하지 않아 놀랐다"고 언급했다.
일본어 발언을 고의적으로 흉내내며 조롱하는 그리즈만 (출처 : FC 바르셀로나)
게다가 FC 바르셀로나는 다수의 일본 기업으로부터 스폰서를 유치한 상태였기 때문에 문제가 더욱 커졌다. 바르셀로나의 메인 스폰서인 일본 기업 '라쿠텐'은 즉시 바르셀로나에 해명을 요구했다. 라쿠텐은 2017년에 바르셀로나와 메인 스폰서 계약을 체결했으며, 지난 11월에는 2022년까지 계약을 연장했다.
코나미도 "스포츠의 이념이 그렇듯이, 코나미는 어떠한 차별도 용납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며 공식 성명을 내고 대응에 나섰다. 코나미는 <위닝 일레븐> 시리즈를 통해 FC 바르셀로나와 꾸준한 글로벌 파트너십 관계를 맺어 왔다. 또한, 약 1달 전 그리즈만과 카드 게임 '유희왕' 공식 홍보대사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하지만 이번 논란으로 인해 1달도 지나지 않아 계약이 파기됐다. 코나미는 "유희왕 관련해서는, 그리즈만 선수와의 계약은 해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평소 그리즈만은 인스타그램을 통해 코나미에게 선물 받은 유희왕 카드를 인스타그램에 올리는 등, 유희왕에 대한 애정을 꾸준히 어필해 왔다. 이에 공식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했으나 해당 사건으로 인해 계약이 파기됐다. 현재 코나미 공식 계정에서 그리즈만의 유희왕 공식 홍보 동영상과 관련 트윗은 전부 삭제됐다.
또한 코나미는 "축구 콘텐츠에서는, FC 바르셀로나의 클럽 파트너 입장으로서 본건의 상세한 경위와 향후 대응에 대한 설명을 요구한다"라며 FC 바로셀로나의 공식 대응도 촉구했다.
이에 FC 바르셀로나도 고개를 숙였다. 7월 8일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공식 성명을 내고 "일본인을 비롯한 아시아 팬들에게 불쾌감을 줘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라며 "우리는 모든 차별에 반대하며,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불만을 가졌을 모든 분들에게 공개적으로 사과한다. 향후 이러한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듀얼 디스크'를 들고 있는 앙투안 그리즈만 (출처 : 코나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