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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신규 IP로 매출 1위, '오딘'의 상승세는 언제까지 이어질까

오딘의 상승세를 오픈빨로 치부할 수 없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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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철(텐더) 2021-07-13 14:06:26

라이온하트 스튜디오가 개발, 카카오게임즈가 퍼블리싱한 모바일 MMORPG <오딘: 발할라 라이징>(이하 오딘)의 기세가 심상치 않다. 7월 13일 기준, <오딘>은 구글과 애플 양대 마켓 무료 게임 인기 순위 상위권은 물론, 매출 순위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오랜 시간 매출 부분 정상을 지켜왔던 <리니지> 형제를 밀어냈다는 점 역시 인상적인 포인트다.

 

과연 <오딘>은 지금의 상승세를 장기적으로 이어갈 수 있을까. 모바일 빅데이터 업체 아이지에이웍스가 발표한 <오딘> 관련 지표를 통해 게임의 기세를 살펴보는 한편, 그 속에 담겨있는 의미를 분석해봤다. / 디스이즈게임 이형철 기자

  


 

# '오딘'의 상승세가 오픈빨로 느껴지지 않는 이유

 

모바일게임 순위를 다루는 게볼루션에 따르면 <오딘>은 구글과 애플 양대 마켓에서 좋은 성적을 기록 중이다. 인기 순위 상위권은 물론 매출에서도 양대 마켓 1위를 달리고 있기 때문. 빠르게 매출 선두를 휩쓴 <오딘>은 곧 2~3위권으로 하락할 거라는 당초 예상과 달리 두 번의 주말을 보낸 지금까지도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일반적인 경우 게임에 가장 많은 사람이 몰리는 건 오픈 초기다. 따라서 이 시기 발생하는 서버 대기열이나 매출 순위 상승 등은 아주 낯선 풍경은 아니다. 물론, 이러한 열기는 빠르게 식을 때가 많다. 속칭 '오픈빨'로 순위를 끌어올리는 상황이 많은 셈이다.

  

오딘의 상승세는 오픈빨로 치부하기 어려울 정도로 인상적이다 (출처: 카카오게임즈)

 

반면, <오딘>의 경우는 조금 다르다. <오딘>은 7월 2일, 그러니까 출시 나흘 만에 양대 마켓 매출 순위 1위에 오른 뒤 지금껏 단 한 번도 선두 자리를 내주지 않았다. 오픈빨로 폄하하기엔 인상적인 페이스다. 

 

이에 <오딘> 론칭일에 매출 선두를 달렸던 <리니지M>은 신규 캐릭터가 등장하는 업데이트를 준비하며 방어에 나섰다. 엔씨소프트는 <오딘>이 한참 기세를 올렸던 지난 7일, <리니지M> 4주년 업데이트 '스텝 포워드'를 통해 신규 클래스와 영지, 클래스 체인지 등을 추가한 바 있다. TJ 쿠폰까지 지급된 만큼, 상당한 규모의 업데이트였다. 그럼에도 <오딘> 매출 순위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 

 

<오딘>의 매출 1위 유지는 단순히 매출로 <리니지> 형제를 제쳤다는 게 아니라 기존 1위의 공세를 넘어 자리를 빼앗은 것이기에 더욱 눈에 띈다. 기존 IP가 아닌 신규 IP를 활용한 게임이라는 점도 인상 깊다.

 

최근 한국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는 매출로 <리니지> 형제를 앞선 게임은 없었다. <제2의 나라>나 <쿠키런: 킹덤> 등 몇몇 게임이 잠시 끼어든 적은 있었지만, <오딘>처럼 장시간 1위 자리를 탈환한 사례는 없었다. 

 

심지어 <오딘>은 모바일게임임에도 불구, PC방에서도 기세를 이어가고 있다. 게임은 출시 첫 주 PC방 게임 순위 19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오딘>이 PC와 모바일을 지원하는 멀티 플랫폼 게임임을 감안하더라도 눈에 띄는 수치다. 게다가 게임트릭스가 공개한 해당 순위는 6월 28일부터 이달 4일까지의 데이터에 해당한다. 29일 출시된 <오딘>의 경우, 순위가 더 상승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제공: 아이지에이웍스)

  

<오딘>의 플레이 연령대도 주목해봄 직하다. 

 

2020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모바일 RPG를 많이 플레이한 연령대는 30대(35.1%)와 40대(32.6%), 20대(24.4%)였고 성별 비율은 남성(30.8%)이 여성(15.5%)에 비해 약 두 배 정도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모바일 RPG는 20~40대 남성, 그중에서도 30대 남성이 가장 즐기는 장르다.

 

<오딘>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오딘>을 가장 많이 플레이한 유저층은 30대(34.92%)이며, 그 뒤를 20대(28.8%)와 40대(23.15%)가 잇는다. 성별 비율 역시 남성(70.2%)이 여성(29.8%)에 비해 약 두 배 이상 앞선다. 이는 과거 아이지에이웍스가 공개한 <리니지2M>의 주 이용자층인 '30대 남성'과 정확히 겹친다.

 

정리하자면 <오딘>은 완전히 새로운 유저층을 공략한 게임은 아니다. 앞서 언급한 수치에서도 알 수 있듯 <오딘>은 기존에 모바일 RPG를 즐긴 20~40대 남성 유저층을 흡수하며 흥행 가도를 달리고 있다. 다만, 향후 어떻게 콘텐츠를 수급하느냐와 기존 게임에서 이탈한 유저들을 얼마나 붙잡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표기된 모바일 RPG 이용층과 (출처: 대한민국 게임백서)

  

오딘을 즐기는 유저층은 사실상 일치한다 (출처: 아이지에이웍스)

 
# '오딘'의 상승세, 장기적으로 이어질 수 있을까

 

그렇다면 <오딘>은 이러한 상승세를 장기적으로 이어갈 수 있을까. 

 

이를 위해서는 몇몇 과제가 존재한다.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건 대기열 문제나 피격 판정 등 유저들이 지속적으로 재기하고 있는 게임에 관한 불만 사항이다. 개발진 역시 이를 인지하고 부지런히 움직이고 있다. 

 

지난 7일 공식 카페에 공개한 '개발자 노트'가 좋은 예다. 당시 개발진은 “오픈 초 발생한 문제점을 빠르게 해결하고, 주 1회로 점검을 최소화해 쾌적한 플레이 환경을 제공할 예정이다. 길드원과 함께 재미를 느끼고 성장할 수 있는 콘텐츠를 최우선으로 준비 중이다”라며 의지를 피력한 바 있다. 

 

실제로, 개발자 노트가 공개된 뒤 게임은 빠르게 안정세에 접어든 듯하다. 오늘(13일) 오전 기준, <오딘>은 별다른 대기열 없이도 플레이할 수 있다. 로키, 프레이야 등 후순위 서버는 물론 1 서버로 꼽히는 오딘과 토르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지금의 상승세를 쉽게 흘려보내지 않겠다는 개발진의 의지를 느낄 수 있는 부분이다.

 

다만, 잦은 임시점검과 게임 내 버그 등은 여전히 불안 요소다. 과금 모델 역시 기존 유저들이 피로도를 호소했던 <리니지> 스타일과 흡사하다는 점도 불만 사항으로 꼽힌다. 이에 더해 기존 게임의 유저를 흡수한 만큼, <오딘> 역시 향후 출시될 대형 RPG가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가장 강력한 상대는 엔씨소프트가 개발 중인 오픈 월드 모바일 MMORPG <블레이드 앤 소울 2>다. 

 

관련 기사: 오딘, 유저 불만에 '개발자 노트'로 답변…무슨 내용 있나

  

 

올해 2월 쇼케이스를 통해 모습을 드러낸 <블레이드 앤 소울 2>는 다양한 자유도와 액션은 물론, 오픈 월드를 자유롭게 누빌 수 있는 '경공' 등으로 인해 많은 관심을 받았다. 실제로, 게임은 지난 2월 사전 예약을 시작한 뒤 23일 만에 400만 명의 유저를 끌어모으기도 했다. 론칭 일정이 계속해서 연기되는 등 불안 요소가 있긴 하지만, <오딘>의 상승세를 가로막을 수 있는 유력한 후보로 꼽기엔 충분하다.

 

과연 <오딘>은 지금의 상승세를 장기적으로 끌고 가 한국 모바일게임 시장에 큰 이정표를 남길 수 있을까. 또한, 오랜 시간 지켜온 왕좌를 내준 엔씨소프트는 어떠한 묘수를 준비하고 있을까? <오딘> 론칭 시기엔 엔씨소프트의 <리니지M>이 방어 측이었다면, 이제는 역으로 <오딘>이 수비를 해야 할 입장이다. 업데이트와 운영의 묘를 보여줘야 할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