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기업공개를 추진 중인 크래프톤이 26일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당초 8일 열릴 예정이었던 간담회는 금융감독원의 증권신고서 정정 요구에 의해 한 차례 연기됐다.
지난 14일부터 수요 예측을 진행 중이던 크래프톤은 간담회를 통해 자사 핵심 IP <배틀그라운드>의 강점과 그 미래에 대해 설명하고, 향후 계획을 발표했다. 발표에 따르면, 크래프톤의 희망공모가는 상단 기준 총 4.3조 원으로 주당 희망 공모가액은 400,000원에서 498,000원이 된다.
김창한 CEO의 프레젠테이션에 이어 장병규 이사회 의장, 배동근 CFO가 함께 기자들의 질문에 응답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크래프톤은 상장을 통해 마련한 자금의 70%는 글로벌 M&A에 사용할 예정임을 밝히기도 했다.
김창한 CEO는 직접 발표를 통해 "<배틀그라운드>는 오픈월드 배틀로얄의 창시자"라고 발언했다. 100명이 다중 접속하는 오픈월드에 1%의 승률을 가졌으며, 전투와 생존에 기반한 모습을 갖추었다. 그는 "2017년 출시된 게임은 출시 직후부터 선풍적인 인기를 얻으며 글로벌 메가 IP로 인정받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배틀그라운드>는 미국과 중국에서 동시에 1위를 기록한 유일한 게임으로 PC, 콘솔 통산 7,500만 장의 누적 판매고를 기록했다. 중국의 텐센트와 공동 개발한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은 중국 제외 글로벌에서 누적 다운로드 10억 건을 기록했다. 그중 중동 및 북아프리카 지역에서는 2억5천만 다운로드를 달성했다. 김 CEO는 "<배틀그라운드는 전 세계적으로 문화적 현상을 일으킨 글로벌 메가 IP"라고 자부했다.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은 특히 최근 인도에서 빠른 성장세를 드러냈다. 게임은 인도 시장에서 2020년 게임 앱 매출 순위 1위, 누적 다운로드 수는 2억 7,000만 건을 돌파했다. 중국과의 외교 분쟁 이후 9개월 간 공백기가 있었던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은 현재 크래프톤의 직접 유통 방식으로 서비스 중이다.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인도>는 올해 7월 초 출시 후 일주일 만에 누적 이용자 수 3400만 명, 일일 이용자 수 1600만 명, 최대 동시 접속자 수 240만 명을 기록했다.
김창한 CEO는 "인구 평균 연령대가 낮고, 경제 규모가 큰 신흥시장의 잠재력을 감안했을 때 향후 매출 성장이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또 "인도 버전은 하나는 글로벌 버전에 속해 있던 것에서 이제 독립된 버전이 됐기 때문에 인도향 스킨이나 인도 셀럽과의 협업 콘텐츠 등 더 직접적으로 인도 유저들과 함께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가고 있다"고 했다.
김창한 CEO는 <배틀그라운드>의 성공 요인으로 'Game-as-a-Service' 모델을 지목했다. "정기적인 업데이트를 통한 신규 맵과 다양한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제공해 신선한 재미를 창출한다"는 이 기조를 바탕으로 현재 <배틀그라운드>에는 30개 이상의 게임 모드를 추가된 바 있으며, 유명 브랜드와의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했다. 이러한 이벤트를 통해 크래프톤은 즉각적인 매출 상승 효과를 거두었다는 것이 김 CEO의 설명. 이같은 모델은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에도 차차 적용되고 있다.
또 크래프톤은 <배틀그라운드> e스포츠 대회를 수년간 개최하고 있다. "게임의 라이프 사이클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는 김 CEO에 따르면, 게임 유저들은 이스포츠에 관심을 갖게 되고, 이스포츠 팬이 되어 새로운 재미와 경험을 하며, 팬덤 형성과 적극적인 게임 참여로 이어졌다. "게임의 메인스트림 엔터테인먼트로의 입지를 높이며 지속가능성을 확장하고 있다"는 것.
<배틀그라운드: 뉴 스테이트(NEW STATE)>는 중국 텐센트와 합작하지 않은 크래프톤 산하 펍지 스튜디오의 첫 자체 개발 모바일게임이다. 김창한 CEO는 "중국, 인도, 베트남을 제외한 전 세계 지역(구글 플레이 기준)에서 별도의 마케팅 없이 사전 예약자 수 2,500만 명을 넘기며 콘텐츠 자체 경쟁력을 입증했다"고 소개했다.
<뉴 스테이트>는 지난 6월 미국에서 알파테스트를 진행했으며, 8월 중 2차 알파테스트를 거쳐 9월~10월 중 글로벌 마켓에 론칭된다. 김창한 CEO는 <뉴 스테이트>에 관해서 "브랜드 아이덴티티에 적합한 차세대 모바일 배틀로얄 게임을 선보이겠다는 목표로 제작했다. 지금까지 쌓아온 노하우를 집약해, 최고 수준의 오픈 월드 슈팅 배틀로얄 게임이 되는 것이 목표다."고 이야기했다.
크래프톤은 향후 새로운 전략은 '펍지 유니버스'다. 김창한 CEO는 "게임을 통해 탄생한 강력한 IP를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영역으로 확장시키는 작업으로, ‘생존’을 테마로 한 배틀그라운드 스토리를 미디어, 플랫폼, 콘텐츠로 재생산해 잠재력을 극대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크래프톤은 <배틀그라운드> 소재 단편 <미스터리 언노운>과 <그라운드 제로>를 발표한 데 이어 <더 그레이>, <저지 드레드>를 제작한 헐리웃의 아디 샨카(Adi Shankar)를 영입해 펍지 애니메이션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데드 스페이스>로 이름난 글렌 스코필드(Glen Schofield)는 미국에서 스트라이킹 디스턴스 스튜디오(SDS)를 창립하고 <배틀그라운드> 세계로부터 250년 뒤의 이야기를 담은 서바이벌 호러 게임 <칼리스토 프로토콜>을 개발 중이다. <칼리스토 프로토콜>은 내년 여름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SDS는 배틀로얄 게임 <프로젝트 타이탄>도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세계관을 바탕으로 한 오픈월드 서바이벌 <프로젝트 카우보이>도 이날 간담회를 통해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카우보이>는 디스토피아 세계에서 루팅을 통한 조합이 강조된 게임으로 추후 자세한 정보를 공개할 예정이다. <카우보이>는 크래프톤이 직접 개발 중인 게임이다.
김창한 CEO는 "판타지 소설 <눈물을 마시는 새>를 활용하여 게임제작과 함께 다양한 미디어로 확장시키는 등 새로운 글로벌 메가 IP 발굴에도 적극 나서겠다" 과거 크래프톤은 MMORPG 개발을 위해 이영도 작가의 유명 소설 <눈물을 마시는 새>의 IP 개발 판권을 확보한 바 있다. 과거 한 차례 무산된 적 있는 프로젝트를 다시 되살려 <위처>처럼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IP를 개발하겠다는 것이 크래프톤의 복안이다.
이외에도 크래프톤은 딥러닝 분야에 집중해, 더욱 강화된 상호작용 경험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언어 모델 ▲오픈 도메인 대화 ▲음성 및 텍스트 변환 ▲캐릭터의 움직임 생성 등 4가지 기술 분야에 역량을 집중해, 궁극적으로 실시간 상호작용이 가능한 가상 친구(Virtual Friend) 개발과 몰입감 넘치는 콘텐츠 제작에 몰두할 예정이다. 이같은 움직임의 일환으로 크래프톤은 '이루다'의 스캐터랩, 커플매신저 '비트윈'에 투자했다.
발표를 마치며 김 CEO는 "게임은 가장 강력한 미디어이며, 게임을 중심으로 한 다양한 즐거움을 팬들이 경험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독창성, 끊임없는 도전정신 그리고 기술력을 바탕으로 게임의 무한한 확장 가능성을 제시할 것이며, 코스피 상장을 통해 독보적인 글로벌 게임 기업으로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하 기자들과 장병규 의장, 김창한 CEO, 배동근 CFO가 나눈 일문일답 주요 내용.
Q. 디스이즈게임: 펍지 유니버스 기반의 영화와 다큐를 공개했는데 게임 외 엔터테인먼트 분야 확장 계획에 대해서 말해달라.
A. 김창한 대표: 펍지라는 IP를 활용해 다양한 미디어로 확장하는 것만이 목표는 아니고, 여러 가지 형태의 미디어 포맷으로 신규 및 기존 팬들에게 새로운 재미를 선사함으로써 전체적으로 ‘펍지’라는 세계가 확장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까지 공개된 숏 필름, 다큐멘터리, 게임 업데이트 때마다 나오는 스토리 기반의 콘텐츠들뿐만 아니라 곧 웹툰도 연재를 시작할 예정이다.
아디 샨카라는 헐리우드 프로듀서와 함께 애니메이션 시리즈도 제작하기로 했다. 각 엔터테인먼트 포맷에 맞는 콘텐츠가 즐거움을 선사하는 게 우선의 목표다. 이를 통해 펍지 유니버스를 넓어지고, 깊어지고, 확장되도록 하는 게 목표다.
A. 장병규 의장: 중장기적 관점에서 바라봐 주시면 좋겠다. 미디어 환경은 굉장히 급변하고 있다. 10년 전을 돌이켜 보면 숏필름을 유튜브에 공개한다는 생각을 하는 게 쉽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그게 자연스러워진 시대가 되고 글로벌 고객에게 다가가는 계기이기도 하다. 미디어가 융합되고, 확장되고, 다양한 형태로 변주되는 것은 고객이 바라는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크래프톤이 영화나 숏필름, 애니메이션을 잘 만드는 회사인지에 대해서는 물음표를 가지실 수 있겠지만, 게임이라는 가장 강력한 미디어를 중심으로 다양한 미디어로 확장 변주해야 하고, 그게 고객이 바라는 것이고, 앞으로 미디어 환경이 변화하는 방향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생각한다. 다양한 미디어로 다양한 시행착오를 하며 배워야 더 지속가능한 회사로 만들 수 있다고 믿고 있다.
그런 맥락에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는데, 좋은 것은 글로벌에서 성공했던 주요한 크리에이티브들, 예를 들어 최근 아디 샨카도 우리와의 협업을 흔쾌히 받아들인 것처럼, 펍지가 가진 글로벌 IP로서의 위상 덕분에 크래프톤이 더 좋은 기회를 가질 수 있다는 걸 말씀드리고 싶다. 앞으로 다양한 시행착오와 도전을 글로벌하게 할 것이라는 점을 지켜봐주시길 바란다.
Q. '한국의 <위쳐>'를 목표로 제작 중인 <눈물을 마시는 새>(이하 눈마새)에 대해 궁금하다. 판매 방식, 예상 판매량 등을 말해달라. 또 내부 인원들이 IP에 대해 어떻게 얼마나 이해하고 있는지?
A. 김창한 CEO: 한국의 <위처>라고 하기엔 <눈마새> 팬들이 기분이 나쁘실 수도 있어서 직접 비교는 적합하지 않겠지만 게임을 만들겠다는 것보다는 더 큰 비전을 가지고 있다. <눈마새>는 깊이 있고 탄탄한 세계관을 가진, 새로운 월드를 창조해 낸 한국 IP다. 이 IP와 세계가 가지고 있는 가치와 잠재력이 저희가 볼 때는 매우 크다.
판타지 IP가 영화 <반지의 제왕>에서 모바일게임 <게임 오브 쓰론> 등으로 확장되고 있다. 아시아 콘텐츠에 대한 전 세계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새로운 판타지 월드로서 글로벌에서 가치 있는 미디어 게임/월드로 확장 가능할 것이라 생각한다.
소설은 텍스트이기 때문에 비주얼라이즈를 해야 되는데, 사람들이 상상하기 쉽게 작업을 먼저 시작했다. 비주얼 바이블이 먼저 나오면 거기서 나올 수 있는 것이 많을 것이다. 게임이나 드라마도 가능할 텐데, 현재 이안 맥케이그(Iain McCaig, 미국의 유명 콘셉트 아티스트)와 협업하고 있고 행복하게 작업하고 있다고 전해 들었다.
어느 정도 완성이 되면 본격적으로 애니메이션, 드라마, 게임 등 여러 미디어 플랜을 가지고 작업할 계획이다. 아직은 비주얼 작업 단계라서 엔터테인먼트 프로덕트에 대한 상세 계획은 말씀드리기 어려운 점 양해 부탁드린다.
A. 장병규 의장: 크래프톤은 <눈마새>와 관련해서 과거 팬덤 분들에게 부정적인 반응을 받았던 적이 있다. 그런 반응이 왜 팬덤에서 나왔는지 생각해보면 그만큼 이 세계관이 멋지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크래프톤 내부에서도 많은 반성을 했고 그만큼 방향성이 많이 바뀌었다.
<눈마새>를 하나의 게임으로 만들겠다로 접근했다면, 이제는 <눈마새>를 다양한 게임과 미디어로 발전시키겠다는 큰 방향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으로 바라봐 주시면 좋겠다. 그 첫 번째 작업으로 비주얼 바이블 작업을 글로벌 고객의 눈높이에서 봐도 '이것은 말이 되는 글로벌 IP'라는 말이 나올 수 있게 하는 걸 지향하고 있다. 그렇게 되면 다양한 방식으로 미디어 변주가 가능할 것이라 생각한다.
Q4. 최근 많은 기업이 메타버스 서비스를 하고 있거나 준비 중인데, 관련해 크래프톤만의 계획이 있나?
A. 장병규 의장: 김창한 대표가 발표할 때 메타버스라는 용어를 하나도 쓰지 않았다. 크래프톤은 ‘인터랙티브 버추얼 월드’라는 용어를 쓰고 있다. 인터랙티브 버추얼 월드는 의미하는 바가 명확한 데 반해 메타버스는 아직 애매모호한 느낌이다. 이상적이고, 현실보다 조금 더 부풀려져 있다는 느낌을 가지고 있다.
이 영역에 대해 크래프톤이 어느 정도 생각과 방향을 가지고 있지만, 메타버스에 대해 콕 집어서 계획을 갖고 있다고 하긴 어렵다. 다만, 인터랙티브 버추얼 월드 얘기를 하면서 다양한 관련 기술을 만들겠다고 했다. 딥러닝 기반 다양한 기술도 갖추기 시작했기 때문에 기술적 기반은 다양한 관점에서 많이 준비하고 있다.
메타버스 현상에 대해서 경영진도 주의 깊게 보고 있다고 말씀 드리고 싶다.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을 최근 인도 시장에서 서비스 다시 시작했는데, 8-9개월 공백을 가졌음에도 완전히 기존 고객층을 회복했다. 인도 고객들이 <배틀그라운드>를 가지고 게임만 하는 것이 아니고, 켜놓고 친구와 채팅하고 놀기도 한다. 게임이 아니라 이미 소셜 도구로 사용하고 있다.
크래프톤은 고객의 변화에 대해 주의 깊게 보고 있고 메타버스 관련 내부의 명쾌한 아이디어가 생기면 착수할 수 있는 다양한 기반 기술은 준비 중이다. 다만 메타버스 관련 구체적 계획이 있다고 말씀 드리기는 어렵다.
Q. 매출과 관련해 중국 의존도가 매우 높다는 점이 우려항목으로 지적되고 있는데 이에 대한 대비책은?
A. 배동근 CFO: 일단 감사보고서와 사업보고서를 보면 회계상으로 볼 땐 중국 의존도가 높은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당사 퍼블리셔의 위치가 중국에 있기 때문에 그렇게 보이는 것이지 실제로 내용을 보면 다르다.
크래프톤이 전 세계적으로 서비스하고 있는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배틀그라운드> PC와 콘솔 등 크래프톤이 서비스하고 있는 다양한 게임들이 매출의 과반을 넘는다. 따라서 중국 매출이 지배적이다, 의존도가 높다고 하는 것은 엔드 유저를 기반으로 보면 절반에 못 미치기 때문에 그 부분은 바로잡고 싶다.
여러 AAA 게임의 서구권 개발사들도 모바일 관련 부분에서는 중국 개발사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 이번에 보셔서 아시겠지만 크래프톤은 <뉴 스테이트>를 계기로, 모바일에서는 최고의 기술력과 경험을 고객들에게 선사할 수 있는 게임을 개발했기 때문에, 모바일 게임 영역에서도 AAA 게임을 개발할 역량을 확보했다고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는 저희 직접 서비스를 통해 향후 사업을 전개해나가면 혹시 우려할 수 있는 특정 국가 의존도에 대한 부분이 자연스럽게 많이 해소되리라 생각한다.
Q. 향후 중국 텐센트와의 협업 방안은?
A. 김창한 CEO: 텐센트 경영진과 우리 경영진은 공고한 전략적 파트너십이 있다. 자주 솔직한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있다. 또 텐센트는 크래프톤의 2대 주주이기도 하고 큰 글로벌 기업으로서 충실히 계약을 이행하는, 신뢰 관계를 잘 구축해온 회사다. 중국 관련해 어려운 과제도 있었지만 함께 협력하고 방법을 찾아 여기까지 잘 왔다고 생각한다.
Q. 크래프톤 IPO가 타사 IPO와 스케쥴이 겹쳐 개인투자자들이 선택과 집중을 하게 될 수도 있다. 투자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크래프톤의 경쟁력은 무엇인가?
A. 장병규 의장: IPO 로드쇼(투자 설명회) 캐치 프레이즈가 "The way to meet the world(세계를 만나는 방법)"이었다. 크래프톤에 대한 투자는 글로벌 게임 시장에 접근할 수 있는 투자라고 생각한다. 글로벌 게임 시장은 급성장하는 시장이고, 쉽게 투자할 수 있는 방법이 얼마나 있느냐의 측면에서, 크래프톤을 다시 바라봐 주시면 좋겠다.
‘서학 개미’라는 말이 있는데, 글로벌 시장에 투자하려면 서학 개미 형태가 나올 수밖에 없다. 그런데 크래프톤이 한국 시장에 상장되면 크래프톤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 투자할 수 있다. 한국 시장이 한계가 있는 상황에서, 글로벌 게임 산업 시장에서 역할과 책임을 하고 있는 크래프톤은 독특한 투자 기회라고 강조하고 싶다.
Q. 상장으로 확보한 자금은 구체적으로 어디에 사용될 예정인가?
A. 배동근 CFO: 증권신고서에 작성한 것과 동일하게 이번 상장을 통해 마련한 자금 중 70%는 글로벌 M&A(인수합병)를 위해 사용할 예정이다.
이미 상장 2년 전부터 전 세계 잠재력 있는 IP, 역량 있는 개발 스튜디오를 확보하기 위해 DB를 구축하고 그들과 교류하고 있다. 실제로 콘텐츠 크리에이티브 M&A가 조금 더 어려운 점이 많은데, 콘텐츠나 크리에이티브 비즈니스는 인수 후에 계속해서 같은 도전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열심히 검토했으나 자금이 부족했기도 하고, 일례로 마이크로소프트의 제니맥스(베데스다 모회사) 인수 같은 글로벌 딜은 기본이 조 단위이기도 하다. 그만큼 M&A에 대해서는 심각하게 많이 고민하고 있고, IPO 마련 자금으로 글로벌 M&A를 추진할 예정이다. 실제로 크래프톤이 가지고 있는 배틀그라운드 IP, 그에 대한 글로벌 개발자들의 인정이 있기 때문에 잠재력은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15%는 인도, 중동, 북 아프리카 등 게임을 중심으로 한 영향력을 더 확대하기 위한 투자를 적극적으로 할 예정이다. IPO 전부터 인도 지역에서 게임 외에도 스트리밍, 이스포츠 등 콘텐츠 관련 투자를 진행하고 있고 이 부분의 규모를 계속 늘려갈 것이다. 나머지 15% 정도는 게임 개발사로서 경쟁력 확보하기 위해 인프라 확보를 위해 사용할 예정이다. 딥러닝 등 기술적 이니셔티브를 위해 고성능 장비 확충 노력을 계속해나갈 예정이다.
Q. 채용 환경이 궁금하다. 코로나 상황으로 게임업계가 더욱 각광받고 있어 개발자 수요가 높을 것 같다. 채용에는 어려움이 없는지?
A. 김창한 CEO: 2021년 크래프톤은 내실을 갖추는 해로, 인재 확보, 인재 경쟁력을 위해 공격적으로 투자하는 회사로 전환했다. 기본급을 올린다든지 기존 인센티브 제도를 정비하고 있다. 인재가 직접 성장하고 지속 도전할 수 있도록 시스템 정비하고, 올해 700명 규모 채용 계획 발표하고 계속 채용 중이다. 인재에 대한 투자, 성과에 대한 보상 등을 강화하고 끊임없이 크리에이티브를 위해 도전할 수 있는 회사 환경과 시스템을 갖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A. 장병규 의장: 크래프톤은 1/4 이상이 한국이 아닌 다른 지역에서 일하고 있다. 코로나19 때문에 채용 관점에서 약간 더뎌지는 것은 분명 있지만, 전반적으로 채용 시장에 큰 문제가 있지는 않다. 재택근무도 잘 하고 있다.
<칼리스토 프로토콜>을 개발하고 있는 스트라이킹 디스턴스 스튜디오는 미국에 있는데, 락다운 때문에 오랫동안 재택근무를 하고 있지만, 새로운 인재들은 계속 모시고 있다. 콘솔 게임 시장은 출시 일정이 굉장히 중요하다. 퍼블리셔와의 타이트한 관계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출시 일정에 민감한 시장이나, 어느 정도 관리 가능한 영역에서 채용이 이뤄지고 있다. 글로벌 전체로 보더라도 게임업계는 채용 관점에서 코로나19에 큰 영향을 받고 있지는 않다.
Q. 수요 예측을 약 2주간 진행했는지? 경쟁률/흥행 추이는?
A. 배동근 CFO: 수요예측이 내일(27일)까지 진행되므로 질문에 답변을 명쾌하게 드리지 못하는 점 양해 부탁드린다. 다만, IPO가 흥행할 것인지, 수요 예측에서는 전 세계 기관 투자자들로부터 가치를 인정 받느냐, 공감하느냐 측면에서 보면 당연히 흥행했다고 자신 있게 말씀 드릴 수 있다.
전세계에 선별적으로 투자하시는 글로벌 장기 투자자들이 크래프톤에 많은 신뢰를 주고 있다. 글로벌 투자자들이 크래프톤이 글로벌 비즈니스를 하고 있다는 점에서 글로벌 선도 기업으로 보고 있다고 생각한다.
A. 김창한 CEO: 많은 설명회를 통해 투자사 분들과 질의응답을 해왔는데, 국내 투자자의 성격이 다양하기 때문에 하나로 보기 어렵고, 피드백도 달랐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그런 면들을 주의 깊게 살펴봐 주시면 좋을 것 같다.
A. 장병규 의장: 로드쇼는 CFO가 주도해서 잘 진행해주셨다. 90년대 후반부터 한국 스타트업 업계에서 25년 이상 일하면서 감정적으로 와닿았던 부분을 말씀드리고 싶다. 그동안 한국 상장사에는 투자한 적이 없었던 투자자가 있었는데, 크래프톤의 글로벌 비즈니스를 눈여겨 보시고 투자를 고려하게 되었다고 말씀하셨다. 아직은 투자 여부가 결정되지 않았지만, 그런 검토를 받는 것만으로도 유의미하다는 소회가 든다
Q. <뉴 스테이트> 출시 후 기존 배틀그라운드 모바일과 카니발라이제이션(자기 잠식 효과)이 있을 것으로 보이는데, 이에 대한 대비책은?
A. 김창한 CEO: <뉴 스테이트>는 텐센트와 무관하고 크래프톤이 IP 오너로, 우리의 개발력으로 글로벌 동시 출시 준비 중인 게임이다. 펍지 프리미엄을 모바일에서 제공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배틀그라운드 모바일>과 <뉴 스테이트>가 싸운다기 보다 각자의 포지션을 가지고 고객을 만나고 확장해 갈 것을 기대한다. 고객에게 새로운 재미와 경험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고, 이러한 프리미엄 경험을 글로벌 유저들에게 서비스 할 계획이다.
A. 장병규 의장: 경영면에서 볼 때 시장이 성장하고 있지 않거나 변화가 없을 때 카니발리제이션을 걱정해야 한다. 글로벌 모바일 시장은 성장하고 있고, 스마트폰 하드웨어 스펙도 급격히 좋아지고 있다. 이럴 때는 자기 파괴적 혁신을 계속하는 것이 경영면에서 옳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조직 면에서 볼 때 자기파괴적 혁신은 어려운 일이다. 크래프톤은 자기파괴적 혁신도 할 수 있는 회사라고 봐주시면 감사하겠다. 만약 시장이 변화가 적거나 성장하고 있지 않은 상황이라면 이를 걱정하고 합리적 경영을 고민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Q. <크래프톤 웨이>에서 크래프톤은 누구도 가지 않은 길을 가는 게임사라는 대목이 나옵니다. 앞으로 가시는 길 중 그런 길은 어디가 될 것이라 보십니까?
A. 장병규 의장: 개인적으로 어디로 가야한다고 단정하기 어렵지만, 그동안 크래프톤이 선택해 온 길을 보시면 크래프톤만의 독특한 DNA, '똘기'를 느끼실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면 한국 비제조업 분야 기업과 게임 기업 그 어느 쪽도 인도에 진출하지 않았다. 코로나19 이후에도 위생/건강 등에 대한 우려로 쉽게 진출하기 어려운 시장인데, 크래프톤은 코로나19 발생 이전부터 인도 시장과 협력해왔다. 크래프톤은 기회가 올 때 도전하는 회사이고, 글로벌에 도전하는 회사라고 봐주시면 크래프톤의 색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추가로 '투명성'에 대해 말씀 드리고 싶다. 크래프톤은 전체적으로 투명성을 중시하는 회사다. 구성원이 회사에 더 많이 알수록 자발적으로 도전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회사 정보에 대해 투명하게 공개하고 소통할 수 있는 문화적 기반을 가지고 있다. 크래프톤이 도전하는 독특한 길을 바라봐 주시고 기대해 주시면 감사하겠다.
Q. 기업 가치 산정에 있어 고평가 되었다는 일부 지적이 있다. 이에 대한 의견은?
A. 배동근 CFO: 질문에서 이미 답변을 주신 듯하다. 일부 고평가 논란이 있는 것은 알고 있다. 그런데 일부에서는 저평가되었다는 의견도 있었다.
시장에 참여하는 다양한 투자자 분들이 어떤 시각에서 크래프톤을 바라보는지, 어떤 걸 중시하는지에 따라 의견이 다를 수 있다. 많은 의견이 합쳐져 숫자로 표시되는 것이 회사의 기업가치이기 때문에, 고평가 지적에 대해서도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 크래프톤 CFO로 회사를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다.
국내에도 훌륭한 회사가 많지만, 전세계 콘텐츠, IT 산업 측면에서 이런 역할을 할 수 있는 기업이 많지 않다는 것을 고려할 때, 크래프톤의 성장 가능성은 크다고 생각한다.
Q. 해외 주식시장 상장은 고려 범위에 없었나?
A. 장병규 의장: 상장과 관련해 많은 것들이 결정됐기 때문에 지금 현재 해외 IPO 답변 드리는 것은 부적절해 보인다. 그보다 마무리 발언으로 2가지 포인트를 말씀드리고 싶다.
먼저 크래프톤은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함께 하겠다는 말씀을 꼭 드리고 싶다. 상장이라는 과정이 자금을 조달하고, 이를 토대로 성장하는 것이기도 한데, 다양한 이해관계를 가진 투자자를 받아들이는 과정이기도 하다. 크래프톤은 이제까지 크래프톤 글로벌 구성원들, 과거부터 함께 해왔던 다양한 투자자들, 이사회 모두 다양성과 전문성을 고려해서 함께 하고 있다. 그동안 크래프톤은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함께 하기 위해 정말 노력을 해왔는데, 앞으로는 그런 노력을 더 배가해서 새로운 투자자분들과 함께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 말씀을 드린다.
두 번째는 중장기적으로 지속 성장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것이다. 사실 스타트업 업계에 오래 있었는데, 어떤 제품이나 서비스가 성공할 수 있을지 예측하는 것은 어렵고, 특히 크래프톤이 영위하는 게임, 엔터 사업 분야는 이러한 예측이 더 어려운 것 같다. 단기적으로 숫자에 대해 단정을 드리기 늘 어렵고, 그런 관점에서 다소 보수적으로 말씀드릴 수밖에 없는 것이 업의 특성 같다.
하지만 중장기적으로 길게 바라보면 글로벌하게 충분히 성장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에게도 기회가 주어진다고 생각한다. 또한 중장기적으로는 지속 성장할 수 있는 회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고 경영진도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말씀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