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온라인게임이 있지만 동서양에서 동시에 성공한 게임은 그렇게 많지 않다. 좀더 좁혀서 말하면 한국과 미국에서 성공을 거둔 게임은 블리자드의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가 유일하다.
<길드워>는 분명히 성공한 게임이다. 게임에 등록된 계정수(전세계)는 이미 150만개에 이른다. 지난 3월에 열린 <길드워 챕터2: 깨어진동맹> 프리뷰이벤트에서는 50만명 이상의 게이머들이 300만 시간 이상을 플레이하면서 여전히 인기를 누리고 있는 게임이다. 지난해 엔씨소프트 전체매출의 13%를 차지했을 정도로 상업적인 성공도 거뒀다.
하지만 북미, 유럽에서의 성공에도 불구하고 엔씨소프트는 여전히 배가 고프다. 한국과 일본에서 좋은 성과를 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글로벌시장을 타깃으로 한 첫 게임이라는 점은 엔씨소프트가 <길드워>에 아쉬울 수밖에 없는 이유다. 게임의 본고장인 미국에서 인정받은 게임인 만큼 이번에는 반드시 국내에서 성공시키겠다는 엔씨소프트의 고집도 엿보인다.
엔씨소프트는 5일 <길드워>에 정액제 모델을 도입하고 월 9,900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으로 다음달부터 정식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길드워>의 실패요인 중 하나를 과금문제라고 생각한 것이다.
그러나 엔씨소프트가 과금체계를 바꿔가면서까지 <길드워 챕터2: 깨어진 동맹>을 서비스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약간의 의문이 생긴다. 요금체계를 바꾸고 월정액을 낮춘다고 해서 유저들이 몰려들지는 않기 때문이다.
이런 의문에 대해 <길드워> 사업팀의
지나친 자신감 때문에 유저의 니즈(Needs)에 귀기울이지 않았다는 것이
“지난해부터 지금까지의 <길드워>를 살펴보면 엔씨소프트 내부에는 유저들과 다른 시각이 있다는 것을 절실하게 느꼈다. 챕터1을 런칭하면서 이슈만들기에 급급했던 것이 사실이다. 전세계 동시런칭을 하겠다는 욕심이 앞서면서 놓친 부분 역시 많았다.”
조 팀장은 ‘전세계 동시런칭’에서 보인 과도한 욕심과 ‘e스포츠 종목으로의 육성’에서 보였던 겉멋, 유저들의 요구를 무시한 ‘패키지식의 판매방식’ 등을 모두 개선해 원점에서부터 다시 시작하겠다는 생각이다.
“사실 e스포츠 마케팅을 추진한 것도 이슈를 만들어보기 위한 것이었다. 하지만 이 같은 ‘겉멋’이 사용자들에게는 먼 이야기였던 것 같다. 게임내용 역시 외부적인 멋에 치중한 점을 인정한다. 유저들은 온라인 롤플레잉게임을 원했는데 우리는 PVP 요소만을 내세워 유저들에게 목표로 삼으라고 강요했다.”
엔씨소프트는 <길드워 챕터2: 깨어진 동맹>을 가지고 한국시장에 다시 도전한다는 생각으로 서비스에 임한다. 물론 이번 서비스는 엔씨소프트의 생각대로가 아닌 유저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서비스될 계획이다.
우선 게임의 주요 컨셉을 대전(PVP)에서 RPG로 바꿨다. 50여개의 새로운 지역과 미션을 추가했고 수백 가지의 스킬을 넣었다. 또 반복적으로 사냥할 수 있는 요소를 삽입하고 동맹 대결구도를 넣는 등 롤플레잉 요소를 크게 강화했다.
이의 일환으로 이달 28일부터 한달간 진행되는 챕터2 오픈베타테스트에서는 2주간 롤플레잉모드를 먼저 선보이고 나머지 2주 기간동안 PVP모드를 공개할 계획이다.
과금정책은 해당 챕터를 한번 구매하면 평생 추가요금 없이 즐길 수 있는 ‘라이선스 판매방식’을 그대로 유지하고 ‘월정액 방식’을 추가했다. ‘개인 라이선스’는 챕터1과 마찬가지로 챕터1이나 챕터2를 4만 9,500원에 구매하던 기존 방식을 그대로 유지하는 대신 하나의 라이선스를 구입했다면 다음 라이선스에서 40%를 할인해준다.
월정액은 새롭게 도입된 과금방식으로 매달 9,900원을 내면 챕터에 상관없이 모든 컨텐츠를 즐길 수 있도록 했다. 또 PC방 월정액을 개인 월정액과 같은 가격으로 제공하는 ‘ALL IP 월정액’도 새로 선보인다.
엔씨소프트는 이번 과금체계 변경을 시작으로 유저와 약속한 것들을 하나씩 지켜나갈 것을 다짐하고있다. 5월에 챕터2 정식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6개월 후인 연말에 챕터3를 오픈하겠다는 것도 유저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한 것이다.
한편 엔씨소프트
엔씨소프트 정동순 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