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쇼에는 각양각색의 부스가 세워집니다. 충실한 타이틀과 시연대로 유저들의 눈을 끄는 부스가 있는가 하면 스테이지를 전면에 내세워 지나가는 이들의 관심을 끌어 모으는 부스도 있죠. 물론 관람객의 마음을 울리는 경품으로 시선을 끌기도 합니다.
도쿄게임쇼(TGS) 2009 현장도 마찬가지입니다. 디스이즈게임에서(라고 썼지만 실은 올해 TGS를 처음 취재하는 기자 마음대로 뽑은) 인상 깊은 부스 BEST 5입니다. /도쿄(일본) = 디스이즈게임 안정빈 기자
※ 출전 타이틀이나 볼거리를 제외하고 순수하게 부스의 디자인과 구조, 서비스 등에 대한 것만 고려한 순위입니다.
5위. 캡콤
5겜5색. <로스트 플래닛 2>를 비롯해 다양한 라인업을 선보인 캡콤은 게임마다 분위기가 다른 파격적인 부스 디자인을 선보였습니다.
<로스트 플래닛 2>의 시연대가 위치한 부스입니다. 초록이 우거진 <로스트 플래닛 2>의 행성 모습을 잘 표현하고 있네요.
트레일러 영상을 계속해서 틀어주는 시어터는 영화관의 분위기를 살렸습니다. 내부도 검은 색으로 가득하죠.
4위. 코나미
코나미 부스에서는 기다리는 이들을 위한 배려가 눈에 띄었습니다. 코나미 부스에서 가장 긴 줄은 PSP용 <메탈기어 솔리드 피스워커>의 체험판 다운로드를 기다리는 줄이었는데요, 대기열 곳곳에 <피스워커>를 활용한 개그 영상을 배치했습니다.
<메탈기어>시리즈 특유의 허무한 개그가 쉴 새 없이 이어집니다. 전차 모양 상자를 뒤집어 쓴 사람을 보고 퍼스널 컴퓨터가 온다고 안심하거나 ‘네 것은 내 것, 내 것도 내 것’이라는 명언(?)을 내세운 아이템 습득 강좌도 압권입니다.
<도키메키 메모리얼 4>의 시연대에는 그 동안 시리즈의 관련상품을 볼 수 있게 전시해 뒀습니다. 위의 모니터에서는 추억의 오프닝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죠. 팬들에겐 천국과도 같은 부스 설계입니다.
3위. 게임과학 박물관 |
복잡한 게임쇼 속 한가로운 여유랄까요? 게임과학 박물관은 일본 전국시대 관련 물품이나 게임들을 모아 놓은 부스입니다. 엄밀하게 따지자면 게임업체 부스라고는 할 수 없죠. 게다가 하필이면 인기가 가장 좋은 레벨5의 부스 옆에 위치한 탓에 눈에 잘 띄지도 않습니다.
하지만 워낙 개성 있는 내용 탓일까요? 부스를 찾은 사람들은 의외로 많더군요. 부스의 구성도 작지만 알찹니다. 일본에서는 다들 알고 있는 유명 장수들의 갑옷모형을 그대로 구현해 뒀죠. 덕분에 이곳에서는 내국인, 외국인 할 것 없이 누구나 연신 셔터를 눌러댔습니다.
퀄리티는 충분히 좋습니다. 상당히 세밀한 부분까지 구현돼 있어요.
솔직히 이분 덕분에 순위에 포함시켰습니다. 보기만 해도 더워서 죽을 듯한 갑옷을 입고 여기저기를 다니며 도우미 활동을 합니다.
2위. 반다이남코게임즈
자신이 오타쿠, 아니 ‘비주류 취향의 대변인’이라고 생각하십니까? 하지만 다른 이들의 시선은 신경 쓰인다고요? 걱정하지 마세요. 여기 반다이남코의 부스가 있습니다. 이번 TGS 2009에서도 여지없이 그 뛰어난 ‘오덕성’을 드러낸 반다이남코는 부스부터 남들과 차원이 달랐습니다.
이른바 ㄷ자 구조인데요. 부스를 ㄷ 모양으로 설계한 후 바깥에는 <철권6>처럼 ‘누구나 좋아할 만한 게임’과 특별 스테이지를 배치하고, 안쪽의 폐쇄된 공간에 진정한(…) 기대작들을 배치한 것입니다.
덕분에 시연대에서는 같은 반다이남코 부스를 찾은 사람 이외에는 아무도 신경 쓰지 않고 가벼운 마음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죠. 정말로 ‘혁명’이라는 말이 어울리는 구조입니다.
겉에는 이렇게 무난해 보이지만 뒤로 돌아가는 순간 게임이 달라집니다.
바로 이렇게 말이죠. 게다가 곳곳을 기둥으로 막아주는 센스!
ㄷ의 힘은 위대합니다!
1위. 마이크로소프트
영광의 BEST 부스 1위는 마이크로소프트에게 돌아갔습니다. 짝짝짝~ 축하 드려요. 물론 상품은 없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선택한 방법은 매우 간단합니다. 부스 전체를 시연대로 꾸미는 거죠. 다만 그 스케일이 약간(?) 컸을 뿐입니다.
대충 기억나는 것만 적어도 <포르자 모터스포츠 3> 5대, <프론트 미션 이볼브드> 5대, <베요네타> 6대, <엔드 오브 이터니티> 5대, <사무라이 스피리츠 섬> 2대, <니어 게슈탈트> 5대 등입니다. 이 밖에도 <드래곤볼> 신작과 <로스트 플래닛 2>의 시연대도 마련돼 있습니다.
밖에서 보면 알아차리기 어렵습니다만,
안에서 보면 시연대 천국입니다. 심지어는 스테이지 같은 것도 없어요! 오로지 게이머만을 위한 게이머들의 부스!
Xbox 라이브용 게임까지 치면 시연대는 더욱 늘어나죠. 참고로 마이크로소프트 부스 내에는 고객센터를 제외한 모든 지역이 시연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