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록맨의 아버지’ 캡콤의 이나후네 케이지가 도쿄게임쇼(TGS) 2009에서 일본 게임산업에 비난을 퍼부었다.
캡콤의 디렉터인 이나후네 케이지는 지난 26일 TGS 현장에서 열린 <데드라이징 2> 프리뷰 행사에서 “일본의 게임산업은 끝났다”고 밝혔다. 단순한 매체 인터뷰가 아니라, 일반 청중이 운집한 가운데 자국 게임시장의 종말을 이야기한 것이다.
신작 공개를 앞둔 케이지 이나후네 케이지의 돌출발언 속내에 대해 일본 매체들은 높은 관심을 보였다.
그는 행사장에 모인 청중들에게 TGS 2009에 대한 솔직한 의견을 물어본 후, “개인적으로 올해 TGS에 전시된 모든 다른 게임들을 둘러 본 후, 사람들에게 ‘어이, 일본은 한물 갔어. 우리도 마찬가지야. 우리 게임산업은 끝이라고’ 말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일본에서 깜짝 놀랄만한 괜찮은 게임이 나올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 캡콤은 노력을 할 것이며, 여러분께 일본에서 나온 ‘그 못된 게임’(pretty damn kickass)을 선보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여기에서 이나후네 케이지가 언급한 ‘못된 게임’이란 <데드라이징 2>를 지칭한 것이다. <데드라이징 2>의 TGS 프리뷰 행사장에서 한 발언이기 때문이다. 흥미로운 사실은 <데드라이징 2>가 캐나다의 블루 캐슬 게임즈에서 개발되고 있으며, 순수 일본의 게임은 아니라는 것이다.
이번 이나후네의 비난은 신작을 홍보하기 위한 오버한 쇼맨쉽과 같은 프로모션 행위으로 해석되고 있다. “끝났다”는 식의 자극적인 표현을 사용했다는 점에서는 지나치다는 의견이 많다. 하지만 TGS에 대한 이나후네의 정서에 대해 많은 참관객들이 공감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지적했던 올해 TGS 2009는 지난 해에 비해 행사장의 규모도 작아졌고 출품작의 퀄리티도 낮아졌다는 반응을 얻었기 때문이다. 일본 매체들도 신종 플루 외에도 연간 회계결산 시즌을 맞이해 저조한 실적으로 참관을 포기한 업체들이 많다고 설명하고 있다.
1965년생인 이나후네 케이지는 캡콤에서 온라인 비즈니스 R&D 본부장을 맡고 있다. 그는 1987년에 발매한 <록맨>의 캐릭터 디자이너 및 <귀무자>와 <데드라이징> 시리즈의 프로듀서로 유명하다.
이번에 프리뷰 행사가 열린 게임 <데드라이징 2>는 2006년에 발매된 사진기자 프랭크 웨스트가 미국 콜로라도에 있는 가상의 도시에서 좀비와 혈투를 벌이는<데드라이징>의 후속작이다.
<데드라이징 2>는 원작으로부터 2~3년 후, 미국의 라스베가스와 유사한 도시에서 모터크로스 선수와 좀비와의 대결을 그리고 있다. 스크린에 담은 좀비의 무리가 1편의 800에서 2편에서는 6,000으로 크게 늘어난 것이 특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