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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올해 TGS 어땠나요? 깨쓰통+한낮의 후기

TIG 깨쓰통과 한낮의 TGS 2009 정리 토크

안정빈(한낮) 2009-10-01 15:05:26

지난 27일 도쿄게임쇼(TGS) 2009가 막을 내렸습니다. 디스이즈게임에서도 기자들을 파견해 취재를 하고 왔는데요, 하지만 올해 TGS는 예년과는 조금 다른 분위기입니다. 신작들은 눈에 띄게 줄었고, 대신 이벤트와 스테이지 행사가 많아졌다고나 할까요?

 

그렇다면 현장에서 보고, 듣고, 느낀 취재 기자들은 어떤 생각을 할까요. 나름 TGS 3년차인 깨쓰통과 TGS 초심자인 한낮이 TGS 2009를 취재하며 느꼈던 것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회사 앞마당(서울) = 디스이즈게임 현남일 기자, 안정빈 기자


 

 

깨쓰통(☜ 선배): TGS는 물론이고 일본 자체가 처음일 텐데, 소감은 어땠어?

 

한낮(☜ 후배): 맥주가 참 맛있는 나라였고, 또 맥주가 무지 맛있는 나라였고, 마지막으로 맥주가 너무나 맛있는 나라였다고나 할까요(…) 솔직히 인간적으로 우리 물보다 맥주를 더 많이 마신 거 같지 않아요?

 

깨쓰통:그러게. 원래 맥주에 관심 없던 나도 여기서는 맥주 종류를 다 암기해 버렸을 정도니 알만하지.

 

한낮: 특히 선토리 프리미엄 몰츠 생맥주는 최고! 그것을 평생 마실 수 있다면 영혼 정도는 쉽게 팔아줄 수 있

 

깨쓰통: 시끄럽고, 자네는 이걸로 올해에만 해외 게임쇼를 두 곳(차이나조이+도쿄게임쇼)이나 가봤는데 비교 좀 해봐~

 


■ 관심에 비해 볼거리는 적었던 TGS

 

한낮: 일단 차이나조이는 전형적인 그들만의 리그였어요. 좋든 싫은 해외에서는 알아들을 수조차 없는 중국어 게임만 나오니 어쩔 수 없는 처사죠. 첫째 날 이후에는 해외 기자들을 찾아보기도 어려웠고요.

 

반면 TGS는 라인업 자체가 할 말이 없으니까요. 관심도 엄청나서 사진을 둘러봐도 외국인이 한 명도 안 찍힌 사진을 찾기 어려울 정도더군요.

 

TGS 2009의 프레스룸 모습. 대체 몇 개 국어가 동시에 오가는 지 모를 정도였습니다.

 

깨쓰통: 지스타는?

 

한낮:그냥 올해를 보고 판단하죠.

 

깨쓰통: 근데 솔직히 TGS는 예년에 비하면 이슈가 매우 줄어든 편이잖아. 이미 E3나 게임스컴에서 나온 게임이 대부분이고, 소니의 PS3 모션 컨트롤러 실물이 살짝 공개되고 발매 시점이 발표된 것 외엔 이슈도 없었으니까.

 

한낮: , 솔직히 독일 게임스컴을  본 사람이면 괜찮은데 이미 다 나온 게임들을 취재하려고 하니 김이 좀 빠지더라고요. 어디를 가도 친숙한 타이틀이고 대부분이 이미 플레이 영상까지 공개한 게임들이잖아요.

 

출전작은 많았지만 이미 엔딩을 본 것 같은 느낌의 게임들이 많았습니다.

 

깨쓰통: 그나마 나온 신작들도 크게종류였어. 기존 히트작의 분위기를 그대로 답습한 연상게임이나, 아예 후속작이나 이식작을 내놓는 리메이크 게임. 결국 새롭다라는 느낌은 거의 받지 못 했지. <베요네타> <프론트미션 이볼브드> <퀀텀 시어리>, EA 쇼케이스에 나온 <단테스 인페르노> 등 처음 보는 건데 다들 친숙하잖아?

 

한낮: 우리가 <단테스 오브 워>라든가 <기어스 오브 퀀텀>이라 부르던 그것들 말이로군요. 솔직히 제가 봐도 타이틀의 종류는 너무 부실했어요. 오죽하면 원래 계획했던 ‘B급 게임이나 혁신적인 게임을 뽑는 내 맘대로 베스트 코너를 포기했을까요. 메인으로 내세우는 게임 말고는 타이틀이 볼 게 없더라고요.

 


■ 관심사는 게임뿐! 철저한 게이머쇼

 

깨쓰통: 부정적인 건 나 하나로 족하니 이제 칭찬할 만한 점도 좀 나열해 봐~. -_-;

 

한낮: 일단 공개된 게임은 십중팔구 시연대가 마련돼 있다는 점은 좋았어요. <프론트미션 이볼브드> <니어 게슈탈트> <나인티 나인 나이츠 2> 같은 건 TGS에서 본격적으로 공개되는 게임이잖아요. 그런데 시연대까지 바로 나와주니 고마울 따름이죠. 기자가 아닌 행사장을 찾은 관람객들에게는 충분히 의미가 있었다고 생각해요.

 

플레이하면서 자신이 촬영되는 사실 자체를 몰랐던 깨쓰통.

 

깨쓰통: 난 나탈을 국내 기자 최초로 체험해 본 게 가장 마음에 들었다능~ 하악하악. 솔직히 내 불유쾌한 몸동작에 태클을 건 독자들에게 부럽죠? 직접 해 보세요라고 댓글을 남겨 드리려다 말았지.

 

한낮: 안 참으셨다가는 다크지니 선배부터 시몬 반장님까지 순회공연으로 끌려 다니셨을 걸요. 그리고 선배 몸은 정말 저질이었(…)

 

깨쓰통: (…) 그래도 예년에 비해 뭐가 나올지 모르는 맛은 좀 줄어들었지만 대신 깔끔하게 즐길 수 있는 게 많았던 거 같아. 예를 들어서 경품을 뿌리는 것도 없었고 정리권을 통해서 이벤트나 스테이지도 편하게 즐길 수 있도록 만들었고, 발표되는 내용보다는 철저하게 게이머에 초점을 맞춘 행사랄까.

 

한낮: 스테이지도 압권이었죠. 일반적인 개발자 대담이나 식상한 이벤트 같은 건 줄어들고 보다 게임과 밀접한 성우나 아이돌 가수의 공연이 이어지더군요.

 

이벤트 회장에는 언제나 사람들이 바글바글했습니다.

 

깨쓰통: 나도 지스타 등 국내행사에서 소녀시대, 원더걸스 등의 공연을 다 봤는데 이건 그거랑 비교가 안 되더라. 나이 40이 다 된 아저씨가 가방에서 형광봉 2개를 꺼내더니 무슨 쌍검처럼 휘두르며 노래를 따라 부르는 건 콧잔등이 시큰거릴 정도였어.

 

한낮: 그거 정말로 감동적이네요. -_-; 하긴 기자들도 게임 엄청 좋아하는 사람만 모여 있더라고요Xbox360 프레스 파티 <철권6> 시연대에서 거의 20연승을 하며 파티 분위기를 망가트리던 해외 기자도 있었잖아요. 저랑 선배도 장난 삼아 나섰다가 처절하게 패했

 

깨쓰통: ! 아무튼 확실히 게이머들의 쇼’임에는 틀림없어. 대신 온가족의 게임쇼는 점점 사라져가고 있지만….

 


■ 인상 깊었던 게임과 부스

 

한낮: 그런데 선배는 TGS 2009에서 무슨 게임이 가장 인상 깊었어요?

 

깨쓰통: 나는 <니노쿠니>. 영상을 보니 레알(!) 소름이 돋더라. 이건 누가 봐도 지브리가 개발에 참여했어요~라고 화면 곳곳에 써 놓고 있는 모습이랄까? 당장 지브리 박물관에 걸어도 손색이 없어 보이는 수준이었어.

 

레벨5 부스도 상당히 마음에 들었는데, 정리권을 받고 → 영상을 보고 → 게임을 하고 → 경품을 얻어가는 방식이 매우 깔끔하게 진행됐다고나 할까? 포장은 담백하지만 게임 내용으로 철저하게 승부를 보는 그런 모습이었지.

 

한낮: 저는 <갓 오브 워 3>. 영상을 지겹게 보고 왔는데도 직접 해 보니 미쳤구나라는 말밖에 안 나오더라고요.

 

할 말이 없게 만든 레벨5+지브리+히사이시조의 기대작 <니노쿠니>.

 

실제 게임 영상입니다.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할까요….

 

깨쓰통: 부스모델도 인상 깊었지.

 

한낮:역시.

 

깨쓰통: 그게 아니라 자본주의의 논리랄까? 인기가 없는 부스일수록 부스모델을 대놓고 진행하고, 인기가 있는 부스는 모델조차 없이 진행한다는 점도 눈에 띄었지.

 

한낮: 확실히 부스모델을 본 기억이 별로 없네요.

 

깨쓰통: 반면 게임 대학 같은 ‘소규모 부스의 모습은 매우 활기찼어. 당연히(?) 인기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코스튬 플레이어까지 동원하면서 여기저기 설문지를 뿌리는 모습이 참 열심히 한다는 생각이 들게 만들더라고.

 

직접 자신의 부스를 홍보 중이던 게임 대학의 한 학생.

 

한낮: 결국은 부스걸

 

깨쓰통:그래도 이대로라면 내년 TGS에서는 정말 변화를 모색해야 하지 않을까 싶어. 아무리 마니아들의 컨슈머 게임쇼라고는 하지만 수요가 있으면 신작은 계속 공개되기 마련이거든. 온라인게임도 올해는 아예 포기했잖아? 출품작이 3~4개밖에 안 보이는 수준이니.

 

그런데도 콘솔 게임의 신작 발표가 이토록 적었다는 건 그만큼 TGS의 위상이 줄어들었다는 뜻인 것 같아.

 

한낮: 한 마디로 분발할 필요가 있다는 소리겠네요.

 

깨쓰통: 그렇지. 내년을 지켜보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