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원 “일부 오토계정 압류 풀라” 결정

한국소비자원이 자동사냥(오토) 프로그램을 사용했다는 이유로 부당 압류된 것으로 판단되는 일부 계정의 이용자에게 위자료를 지급하라고 결정했다. 또한 일부 계정의 압류를 풀라는 결론도 내렸다. 대상 게임은 엔씨소프트의 <리니지>다.

■ 소비자원 “절차와 근거가 생략된 계정 압류 풀어야”

한국소비자원은 지난 30일 소비자 분쟁조정위원회를 열고 분쟁조정 신청인 1,467명이 사용한 <리니지>의 1,707개의 계정 중 일부인 753개의 계정압류를 풀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또한, 오토 프로그램을 사용했다는 이유로 부당하게 영구제한된 계정 38개에 대해 엔씨소프트는 위자료 약 2,000만 원을 지급라하고 결정했다.

계정압류 해제 결론은 수동선별 시스템의 핵심절차인 특이사항 연출을 생략한 압류계정, 업체에서 로그 기록을 제출하지 못 하는 등 반박의 근거가 없는 계정에 대해 내려졌다.

한국소비자원은 오토 프로그램 사용이 명확한 경우에도 한 차례의 적발로 계정압류는 운영정책에 명시된 단계적 제재조치를 취하지 않은 가혹한 처사라며, 위자료를 받을 수는 없지만 계정압류는 풀어야 한다는 결론을 냈다.

■ 게임업계 우려, 엔씨소프트의 대응 주시

엔씨소프트가 이번 소비자원의 결정을 받아들일지 여부는 아직 미지수이다. 한국소비자원의 결정이 법적인 강제성이 없으며, 이를 수용할 경우 오토 유저를 허용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엔씨소프트는 “<리니지> 오토 유저들은 오히려 다수의 일반유저의 권리를 침해하고 있는 만큼 이번 소비자원의 결정이 일반 유저들에게 공감을 줄 수 있을지 의문스럽게 생각한다. 엔씨소프트는 그 동안 오토 프로그램 근절을 위해 노력했고 향후에도 적극적으로 대처할 것이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번 소비자원의 결정은 지난 2월 <리니지> 이용자들이 집단분쟁절차를 밟은 것에 대한 결과로 엔씨소프트는 공문을 수령 받은 후 15일 이내에 공식 입장을 전달할 계획이다.

한편, 이번 결정에 대해 업계 관계자들은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국회에 계류 중인 게임진흥법 개정안에 오토 프로그램 장치와 이용을 금지하는 조항이 있다. 또한, 이미 오토 판매 사이트가 차단되는 상황에서 이번 한국소비자원의 결정이 나왔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게임업체 관계자는 “이번 소비자원 결정이 오토유저들의 입장을 받아들인 것으로 확대해석될까 우려된다. 향후 엔씨소프트의 대응을 조심스럽게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