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분간 게임 그래픽은 ‘실사와 같은 그래픽’보다도 ‘창의성’과 ‘스타일’ 경쟁이 심화될 것이다.”
<크라이시스>와 크라이엔진의 제작사로 알려진 크라이텍의 체밧 얼리(Cevat Yerli) 대표는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KGC 2009 기조강연에서 위와 같이 말했다.
체밧 얼리는 “물론 그래픽의 기술 진보는 빠르고, 지금도 새로운 기술들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하지만 아무리 기술이 발전한다고 해도 적어도 차세대 콘솔 게임기가 등장하기 이전에는 <크라이시스>가 보여줬던 것처럼 ‘혁신적’이라고 부를 만한 큰 변화가 없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당분간은 ‘실사와 같은 그래픽’보다도 개발자들의 ‘창의성’과 ‘스타일’을 살리는 것이 중요해질 것이며, 이에 대한 경쟁도 심화될 것이다. 특히 물리효과 및 인공지능(AI)은 앞으로도 게임 그래픽 분야에 있어 연구할 여지가 큰 만큼 이를 이용한 다양한 스타일의 게임 그래픽이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 게임 그래픽의 진정한 르네상스는 4~5년 뒤에 온다
체밧 얼리는 다음 세대의 콘솔 게임기가 발매되는 즈음해서 게임 그래픽의 르네상스가 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현 세대의 게임 그래픽은 아무리 잘 만들고 싶어도 PS3와 Xbox360이 제시하는 규격, 즉 ‘1920x1080 해상도에 60 프레임’을 넘을 수가 없다. 하지만 차세대 콘솔 게임기가 발매되면 이러한 규격을 뛰어넘게 되고, 개발자들은 굉장히 다양한 기술들을 마음껏 사용할 수 있게 된다. 그렇게 되면 진정한 게임 그래픽의 르네상스가 찾아올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체밧 얼리는 어느 시점에 차세대 콘솔 게임기가 등장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을까? 이에 대해 그는 개인적인 견해임을 전제로 “이르면 4~5년 후, 2012년이나 2013년에 PS4가 되었든 Xbox1080이 되었든 차세대 콘솔 게임기가 발표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 게임 그래픽의 경쟁 상대는 영화
체밧 얼리는 “하지만 차세대 그래픽에 대한 고민은 차세대 콘솔 게임기가 발표되는 시점에 가서 해도 늦지 않는다”면서, 지금은 다른 무엇보다 개발자들이 게임 그래픽의 대중화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결국 게임이 궁극적으로 경쟁하고 노려야 하는 시장은 바로 ‘영화 시장’이다”라고 말하며 다시 한번 개발자들의 ‘창의성’과 ‘스타일’이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단순하게 ‘실사와 같은 그래픽’으로는 이제 영화를 보는 사람들을 게임으로 끌어 들이는 데 한계가 있으며, 게임이 그래픽으로 영화와 경쟁하고, 애니메이션과 경쟁하려면 결국 개발자만의 창의성과 스타일을 살려야 한다는 뜻이다.
체밧 얼리는 마지막으로 “게임 그래픽의 미래는 밝다. 하지만 계속해서 끊임 없이 바뀌는 분야이기도 하다. 특히 소비자들의 입맛은 계속해서 복잡하고 까다롭게 변하기 때문에 무엇보다 개발자들의 창의성과 도전정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