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좀비 스튜디오에서 대표이사 겸 개발자로 일하고 있는 마크롱(Mark Long)이 KGC 2009에서 트랜스 미디어를 위한 게임 디자인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트랜스 미디어는 원소스 멀티 유즈와 비슷한 개념이지만 영화, TV, 만화, 소설 등 매체 중심의 콘텐트를 이용한 지적재산권(IP)의 활용을 뜻한다. 특히 단계를 밟아 나가는 것이 아닌 동시 다발적으로 진행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번 강연에서는 마크 롱 대표는 트랜스 미디어에 적합한 게임 디자인을 위한 방법과 몇 가지 사례를 통해 이해를 구했다. /디스이즈게임 정우철 기자
※ 마크롱은 좀비 스튜디오의 공동 CEO 겸 디자이너로 <블랙나이트> <아메리칸 아미> <로그워리어> <레인보우 식스> 등의 게임을 개발했으며 코나미, 세가, 베데스다, 코드마스터, 마이크로 소프트, 디즈니 등에서 경력을 쌓았다.
■ 하나의 콘텐츠로 다양한 경험을 제공하라
트랜스 미디어를 위한 게임디자인 중 중요한 것은 각각의 매체의 콘텐츠가 동일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여기서 동일하다는 것은 같은 스토리를 게임과 영화, 그리고 소설에서 반복해서는 성공할 수 없다는 뜻이다.
각각의 매체에 동일한 콘텐츠로 또 다른 이야기를 진행시켜 각각 색다른 경험을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예로 제시된 것이 바로 <배트맨>이다.
워너브라더스가 지적재산권을 가진 <배트맨>은 <배트맨 비긴즈> <다크나이트>를 통해 배트맨과 조커라는 각기 다른 시각으로 스토리를 진행했다. 또 게임 <배트맨: 아캄 어사일럼>을 통해 영화에서는 진행되지 않은 이야기를 풀어 나갔다.
즉 배트맨이라는 하나의 콘텐츠로 영화와 게임을 통해 각각의 다른 이야기를 진행하는 것이 트랜스 미디어의 활용 사례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한가지 이야기를 다양한 미디어를 통해 동시에 진행해야 한다는 점이다.
■ 일관성 있는 디자인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
그러나 각 미디어에서 다른 스토리를 진행하기 위해 모순이 있는 스토리를 억지로 만들어 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중요하다.
하나의 동일한 비전을 가지고 다른 시각에서 스토리를 진행하는 방식을 취해 각각의 아이디어가 결국 하나의 이야기로 통합해야 한다. 더불어 각각의 매체가 균형을 잡을 수 있도록 프랜차이즈를 만들어야 한다. 그 이유는 바로 해당 매체를 이용하는 이용자가 다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스타워즈>는 영화 뿐만 아니라 게임과 애니메이션으로 다른 이야기를 전개했다. 그러나 이들 각각의 콘텐츠는 동일하게 <스타워즈>에 대한 스토리를 진행한다. 하지만 굳이 영화를 몰라도 애니메이션을 보는데 지장이 없다. 그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그렇다면 스토리의 일관성을 유지하는 좋은 방법은 무엇일까?
마크롱은 “한 문장 안에 스토리를 요약하고 이를 모두가 공감할 수 있어야 한다. 그 후에 스토리에 대한 배경상황을 만들어 주면 된다.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게임과 만화는 상상한 그대로 표현이 가능한 미디어지만 영화는 정형화된 각본을 통해 만들어지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 갇힌 공간에 얽매이지 말고 확장을 생각하라
마크 롱은 강연을 통해 게임 개발자야 말로 트랜스 미디어를 위한 디자인에 강점을 가진 사람들이라고 강조했다.
게임 개발자들은 만화가나 영화 극작가처럼 창의적인 사고를 가지고 있으면서 종합적인 사고를 하기 때문이다. 종합적인 이해를 가지고 이것이 바로 트랜스 미디어의 요지라고 볼 수 있다. 특히 게임은 유저와 의사소통을 통해 그들을 미디어에 참여시킬 수도 있다.
더구나 게임, 그 중에서도 MMO 분야는 업데이트를 통해 다양한 이야기를 확장할 수 있다. 특히 게임은 알파, 베타, 오픈 테스트라는 프로세스가 확립되어 있고, 이 과정에서 유저들의 의견이 반영된다. 아이디어를 받아들이는 것이다.
트랜스 미디어가 가진 또 다른 목적 중 하나가 개개인이 자신만의 픽션 가진 스토리를 만들어 낸다는 점이다. 사람들의 상상력을 자극해 이를 받아들여 프랜차이즈로 만들어 간다면 콘텐츠의 확장은 의외로 쉽게 진행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마크 롱은 “트랜스 미디어로 확장에 실패한 대표적인 사례가 영화 <300>이다. 분명히 멋지고 재미있는 영화임에는 틀림 없지만 게임이나 그 외의 콘텐츠로는 등장하지 못 했다. 그 이유는 바로 만화와 영화의 스토리가 같고 이후의 확장을 생각하지 않은 콘텐츠이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그 반대의 경우가 피터젝슨 감독의 <디스트릭트 9>이다. 영화 자체는 제한적 공간과 인물을 다루고 있어 꽉 막힌 듯하다. 하지만 외계인이라는 소재로 무한한 확장 가능성을 소재로 삼고 있다. 실제로 <디스트릭트 9>은 영화 후속편과 게임 제작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