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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KGC 참관기] 망하는 게임의 조직도

KGC 2009 노리아 김정주 대표의 프로덕션 세션

국순신(국서방) 2009-10-11 23:09:17

처음 강의를 듣기 전에 생각한 것은 여러 가지 안 좋은 사례들을 예로 들면서 “이렇게 하면 안 된다”는 방식의 일명 ‘뒷담화’를 생각했다. 그러나 막상 강연을 들어보니 전혀 다른 방식의 이야기였다.

 

망한 게임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구직자의 입장에서 어떤 회사를 들어가는 것이 안정적인지 미리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며, 총괄 책임자의 역할에 대해서도 알아보는 강연이었다. /연세디지털게임교육원 남혁우 학생기자


 

※ 디스이즈게임은 연세디지털게임교육원 학생기자단과 KGC 2009 참관기를 제작합니다. 관람객의 입장에서 보고 들은 상세한 내용과 강연에 기대했던 점, 소감 등을 블로그 글쓰기 형식으로 정리했습니다. 참관기의 내용과 의견은 디스이즈게임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음을 밝혀 둡니다. /디스이즈게임 취재팀

 

 

 

 

■ 성공하는 프로젝트를 찾기 위해 조직도를 살펴보자

 

김정주 대표는 세션을 시작하면서 두 그래픽 디자이너 A B의 예를 들었다.

 

둘의 실력은 비슷했는데 A 1개의 성공한 타이틀 제작에 참여했던 반면, B는 아무 것도 없었다. 두 사람은 동시에 같은 회사에 입사하게 되지만 연봉 차이는 1천만 원 이상이었다.

 

회사의 입장에서도 이미 성공한 타이틀 제작에 참여한 개발자를 원한다는 뜻이다.

 

현재 PD(Project Director: 총괄 책임자)라는 직책을 가진 사람이 1,500 명이 넘는다. 이것은 약 1500여 개의 게임이 제작되고 있다는 것인데, 지난 해 나온 게임이 이렇게 많았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극히 드물 것이다. 많은 게임들이 서비스도 한번 못 해 보고 사라지고 있는 현실이다.

 

그럼 어떻게 해야 성공하는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을까?

 

유명한 개발사? 아니면 성공한 게임의 속편? 물론 다른 게임에 비해 많은 이점을 갖고 시작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유명한 개발사도 수많은 게임을 제작 도중 포기하기도 하고 성공한 게임의 후속편도 확실하지 않다.

 

어떤 게임이 성공하고 실패할지는 매우 불분명하다. 그래서 아주 조금이라도 성공할 가능성이 있는 게임을 찾기 위해 조직도를 살펴보는 것이 한 방법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 왜 조직도인가?

 

아직 개발되지 않은 게임의 미래는 누구도 알 수가 없다. 그렇다면 무엇을 갖고 미래를 예측할 수 있을까? 바로 조직도다. 구성원의 역량 등을 비교 분석하여 조금 더 성공에 접근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어떤 회사나 조직도에 있어서는 큰 차이는 없다. 문제는 조직도에서 역할을 많은 사람이 중요하다. 이는 게임 개발에 있어 각 조직을 맡은 사람의 역량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할 수 있다.

 

김정주 대표는 그 예로 북미의 두 게임회사를 비교했다.

 

B 회사는 PD와 팀장 사이에 기술 책임자와 그래픽 책임자를 두고 있는데, 이들은 센세이셔널한 기획을 하며 창조적인 개발에 힘쓴다. 그래서 그 회사는 게임을 제작하는 데 몇 년씩 걸리며 오래도록 게임을 제작하지만 항상 시대를 앞서 나가며 명작을 만드는 회사로 명성이 높다.

 

반면 E 회사는 PD와 팀장 사이에 프로젝트 매니저와 기술 고문이 존재하는데 이들은 유저들이 원하는 기능과 욕구에 맞는 게임을 발빠르게 제작하여 제공하고 있다. 그래서 다수의 수작이 존재하지만 명작이라고 부를 만한 게임은 많지 않다.

 

결국 회사가 추구하는 목적에 따라 회사의 조직이 바뀌기 때문에 자신에게 맞는 회사를 찾을 때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 제너럴 리스트 VS 스페셜 리스트

 

한국은 기본적으로 일본식 조직도를 따르고 있다. 상하관계가 확실하며 진급을 하면 관리직으로 올라가게 된다. 또한 관리직으로 올라갈 수록 연봉이 높아지기 때문에 모든 사람들이 관리직을 성장하길 원한다.

 

하지만 게임을 제작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게임을 만들기 위해 회사에 들어온 것이지, 사람들을 관리하기 위해 들어온 것이 아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유능한 개발자가 관리직을 맡을 경우 직원들의 헛점만 눈에 보이게 되고, 처음 하는 관리인 만큼 매끄럽게 돌아가지 않게 된다.

 

결국 관리직은 관리를 전문적으로 하던 사람들이 맡게 되고, 유능한 개발자였던 그들은 소외감을 느끼고 떠나는 경우도 발생한다.

 

이것은 회사나 개발자 모두에게 매우 안 좋은 영향을 끼친다. 회사의 경우 이미 만들어 놓은 게임으로는 수익을 이전보다 많이 낼 수 있을지 모르나 이후 차기작에 대한 기대는 하기 힘들다.

 

이것을 대체하기 위한 방법으로 북미식 조직도가 있다. 여기에는 제너럴 리스트와 스페셜 리스트라는 개념이 존재한다.

 

제너럴 리스트는 자신의 영역 뿐만 아니라 다른 부분도 폭넓게 이해하고 있어서 전반적인 면모를 살피고 개발 영역 간의 가교 역할을 한다. 스페셜 리스트는 자신만의 분야를 파고들어 그 분야에서 독보적인 사람을 말한다.

 

이들을 단순히 나눠서 하는 일의 양에 따라 수익을 배분할 뿐, 수직적인 관계가 아니다. 즉 자신이 자신있는 분야에서 최선을 다해 일하는 것만큼 수익이 들어오게 되므로 갈등을 없앨 수 있다는 것이다.

 

 

 

 자신만의 개성을 살려라

 

현재 유명한 게임회사의 경우 각각의 개성을 가지고 있다.

 

웹젠은 그래픽적으로 센세이션을 일으키며, 엔씨소프트는 영화 같은 비주얼과 광활한 지형, XL 게임즈는 프로그래밍 기술의 특화, imc게임즈는 다른 게임과 차별화된 개성, 소프트맥스는 꽉 짜여진 시나리오와 비장함, 반전, 그리고 손노리는 반짝임, 판타그램은 높은 퀄리티의 대규모 전투를 들 수 있다.

 

개발자 역시 자신만의 정체성(아이덴티티)이 필요하다. 같은 게임을 제작한다고 해도 자신만의 색을 살릴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을 역발상적으로 생각한다면 그들의 취약점은 고쳐지지 않았을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그런 약점을 어떻게 보완할지 고민해 봐야 한다.

 

 

 

 

조직의 핵심은 사람

 

버스를 어디로 몰고 갈지보다, 우선적으로 적합한 사람들을 빠짐 없이 버스에 태우는 것이 우선이다.

 

위의 상황처럼 회사에서 나온 각종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여 신생 개발사가 생길 때는 설정기획이든 클라이언트든 한두 곳이 부족하기 십상이다. 특히 사업적인 부분에 있어서는 대수롭게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성공한 게임에는 각 파트별로 일정 수준 이상의 핵심인원이 빠짐이 없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게임 제작의 모든 부분에 역량있는 인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어느 한 부분이라도 부실하다면 반드시 그 부분이 제작에 발목을 잡을 것이라고 한다.

 

좋은 사람과 좋은 게임을 만든 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거의 불가능하다. 하지만 주위를 둘러보면 항상 꼭 한 명은 보석 같은 사람이 있을 것이다. 그를 떠올리며 만약 그가 다른 곳으로 옮길때 그 사람이 자신을 데려갈지 생각해 보라.

 

자신이 그를 어떻게 끌어들일지보다 먼저 그 사람이 자신을 끌어들이고 싶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 신선한 소재에서 나온 당연한 결말

 

강연을 듣기 전에는 크게 기대하지 않았다. 솔직히 어떤 비화를 들을 수 있을까 하는 호기심으로 들었던 강연이었다.

 

중반까지는 이전까지 생각하지 못 했던 조직도라는 것을 통해 회사를 분석해 보는 것이 매우 신선하고 도움이 됐다. 회사의 성격에 따라 조직 구성이 바뀌고 평가나 기준을 두는 방식 등은 참고할 부분이 많았다.

 

하지만 막상 어떻게 자신이 그런 사람들을 모을 것인가, 아니면 어떻게 그런 그룹에 들어갈 수 있을까 하는 질문에는 자신이 스스로 노력해야 한다는 당연한 답변이었다.

 

물론 맞다면 맞지만 너무 당연한 결말이라서 다소 허무하게 느껴졌다. 조금이라도 자세한 설명이 있었다면 더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 세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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